[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달(4월) 28일 인천시의회가 「인천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인천시가 추진 중인 `직권해제`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애매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라는 요구의 표출이었지만 당분간 `소나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반면 서울시의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이미 `직권해제` 본격화를 위한 칼날을 날카롭게 갈아 놓은 상태이다. 시는 지난 3월 24일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에는 시가 `직권해제`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 등이 담겼다.
이에 시내 정비사업 현장 곳곳은 벌벌 떨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사업성만 뒷받침되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는 업계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특히 개정 조례에 예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아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만 충족해도 해제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과거 한때의 `오점`만 있어도 지금의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그러한 오점도 사업 주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외부 환경에서 기인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데도 예외를 인정치 않는 서울시의 `눈 감고 귀 닫은` 행정 탓에 `직권해제`의 구실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은평구 역촌2구역(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3월 법제처가 관악구 신림1구역(재개발)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곳은 `일몰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놔(본보 제37호 <특별한 사정 있으면 `일몰제 칼날` 피할 수 있다!> 기사 참조) 이와 관련된 논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역촌2구역 사례를 보면 이는 어디까지나 `일찍 터뜨린 샴페인`에 불과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이다.
역촌2구역은 2007년 7월 29일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주민 제안 방식의 정비구역 지정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2015년 1월 22일에서야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이뤄졌다. 그런데 서울시는 추진위 승인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4조의3제3항3호가목에 따라 `직권해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역촌2구역 재건축 추진위는 "서울시는 정비구역 지정을 받지 못해 3년 내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할 수 없었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해 우리 구역을 `직권해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4조의3제1항제2호나목에 의거,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3년이 되는 2018년 1월 21일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직권해제`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시ㆍ은평구ㆍ법제처ㆍ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민원 제기ㆍ탄원서 제출 등을 통해 융통성 있는 업무 추진을 촉구해 신림1구역처럼 위기를 극복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관(官)의 책임 전가로 추진위만 애가 타는 상황"이라면서 "조만간 추진위원회(의)를 열어 소송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북가좌6구역(재건축)도 역촌2구역과 사정이 비슷하다. 이곳 역시 추진위 승인 후 3년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곳은 2006년 11월 24일 추진위 승인이 났지만 정비구역 지정은 2014년 5월 29일에 이뤄졌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 추진위 이규용 위원장은 "우리 구역은 자연경관지구, 최고고도지구, 문화재보호구역,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등에 해당도 안 되는데 왜 검토 대상에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조합설립동의율 60%로 상반기 중으로 조합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는데 서울시의 엉뚱한 조례가 사업에 족쇄가 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두 개 구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시 조례 개정 이후, 추진위ㆍ조합이 손을 쓸 수 없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도 `직권해제` 대상에 오른 곳들의 민원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지난 3월 서울시 조례 개정 이후 역촌2구역처럼 추진위 승인 이후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하릴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으로부터 민원이 크게 늘었다"면서 "한때 전체 토지등소유자 중 50% 이상이 해제에 동의할 경우 지정 해제 검토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한시법이라 현재는 도정법상 이러한 구역들이 해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직권해제`는 도정법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조례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라서 정부 차원에서 취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예외 조항?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제 원하는 사업은 어차피 못 가"
현장 "해제 대상에만 올라도 `문제아` 낙인찍히는데"… 전수조사 결과 때까지 갈등 고조
한편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도시정비구역 해제 대상지에 대한 공청회를 다음 달(6월)로 연기했다.
지난 10일 서대문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세부 가이드라인이 구체화해야 공청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해서 연기하게 됐다"면서 "세부 지침이 내려오는 대로 검토를 거쳐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일선 추진위ㆍ조합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지도 않고 무조건 `직권해제`에 나서 일선 현장에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쪽에서는 이러한 시의 하달이 시 스스로 조례의 미비를 인정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 추진위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조례에 사업 지연 기간 산정 시점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거정비정책팀 관계자는 "`직권해제`는 사업이 더 이상 진전이 없는데 집행부들이 사업비만 축내는 곳들을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며 "`직권해제` 검토 대상은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산 신청 동의서를 냈을 때 최소한 6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친 뒤 실행에 옮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산 신청 동의서를 낸 토지등소유자를 뺀 나머지 토지등소유자(약 2/3)들이 모두 조합 설립에 동의해도 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없지 않느냐"며 "`직권해제` 검토 대상에 올라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다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따로 예외 조항을 둘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한 추진위 관계자는 "`직권해제` 검토 대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잘못된 사업이라는 `낙인`이 심어 구성원 간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추진위 관계자 역시 "추진위 승인을 받고도 시가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해 주지 않아 시 조례에 따른 `직권해제` 대상에 오르는 현장들에 대해서만큼은 구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잘잘못을 따지려면 서울시의 늑장 행정부터 따져야지 무조건 현장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박원순 시장이 강조해 온 `시민 우선주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시장(市長)과 시장(市場)의 견해차가 큰 가운데 서울시의 전수조사가 끝나 `직권해제` 대상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일선 현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가 전향적인 자세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아니면 지금까지처럼 마이웨이(My Way)를 고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달(4월) 28일 인천시의회가 「인천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인천시가 추진 중인 `직권해제`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애매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라는 요구의 표출이었지만 당분간 `소나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반면 서울시의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이미 `직권해제` 본격화를 위한 칼날을 날카롭게 갈아 놓은 상태이다. 시는 지난 3월 24일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에는 시가 `직권해제`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 등이 담겼다.
이에 시내 정비사업 현장 곳곳은 벌벌 떨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사업성만 뒷받침되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는 업계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특히 개정 조례에 예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아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만 충족해도 해제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과거 한때의 `오점`만 있어도 지금의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그러한 오점도 사업 주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외부 환경에서 기인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데도 예외를 인정치 않는 서울시의 `눈 감고 귀 닫은` 행정 탓에 `직권해제`의 구실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은평구 역촌2구역(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3월 법제처가 관악구 신림1구역(재개발)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곳은 `일몰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놔(본보 제37호 <특별한 사정 있으면 `일몰제 칼날` 피할 수 있다!> 기사 참조) 이와 관련된 논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역촌2구역 사례를 보면 이는 어디까지나 `일찍 터뜨린 샴페인`에 불과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이다.
역촌2구역은 2007년 7월 29일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주민 제안 방식의 정비구역 지정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2015년 1월 22일에서야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이뤄졌다. 그런데 서울시는 추진위 승인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4조의3제3항3호가목에 따라 `직권해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역촌2구역 재건축 추진위는 "서울시는 정비구역 지정을 받지 못해 3년 내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할 수 없었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해 우리 구역을 `직권해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4조의3제1항제2호나목에 의거,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3년이 되는 2018년 1월 21일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직권해제`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시ㆍ은평구ㆍ법제처ㆍ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민원 제기ㆍ탄원서 제출 등을 통해 융통성 있는 업무 추진을 촉구해 신림1구역처럼 위기를 극복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관(官)의 책임 전가로 추진위만 애가 타는 상황"이라면서 "조만간 추진위원회(의)를 열어 소송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북가좌6구역(재건축)도 역촌2구역과 사정이 비슷하다. 이곳 역시 추진위 승인 후 3년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곳은 2006년 11월 24일 추진위 승인이 났지만 정비구역 지정은 2014년 5월 29일에 이뤄졌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 추진위 이규용 위원장은 "우리 구역은 자연경관지구, 최고고도지구, 문화재보호구역,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등에 해당도 안 되는데 왜 검토 대상에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조합설립동의율 60%로 상반기 중으로 조합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는데 서울시의 엉뚱한 조례가 사업에 족쇄가 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두 개 구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시 조례 개정 이후, 추진위ㆍ조합이 손을 쓸 수 없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도 `직권해제` 대상에 오른 곳들의 민원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지난 3월 서울시 조례 개정 이후 역촌2구역처럼 추진위 승인 이후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하릴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으로부터 민원이 크게 늘었다"면서 "한때 전체 토지등소유자 중 50% 이상이 해제에 동의할 경우 지정 해제 검토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한시법이라 현재는 도정법상 이러한 구역들이 해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직권해제`는 도정법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조례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라서 정부 차원에서 취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예외 조항?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제 원하는 사업은 어차피 못 가"
현장 "해제 대상에만 올라도 `문제아` 낙인찍히는데"… 전수조사 결과 때까지 갈등 고조
한편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달 20일로 예정됐던 도시정비구역 해제 대상지에 대한 공청회를 다음 달(6월)로 연기했다.
지난 10일 서대문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세부 가이드라인이 구체화해야 공청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해서 연기하게 됐다"면서 "세부 지침이 내려오는 대로 검토를 거쳐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일선 추진위ㆍ조합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지도 않고 무조건 `직권해제`에 나서 일선 현장에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쪽에서는 이러한 시의 하달이 시 스스로 조례의 미비를 인정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 추진위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조례에 사업 지연 기간 산정 시점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거정비정책팀 관계자는 "`직권해제`는 사업이 더 이상 진전이 없는데 집행부들이 사업비만 축내는 곳들을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며 "`직권해제` 검토 대상은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산 신청 동의서를 냈을 때 최소한 6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친 뒤 실행에 옮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산 신청 동의서를 낸 토지등소유자를 뺀 나머지 토지등소유자(약 2/3)들이 모두 조합 설립에 동의해도 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없지 않느냐"며 "`직권해제` 검토 대상에 올라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다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따로 예외 조항을 둘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한 추진위 관계자는 "`직권해제` 검토 대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잘못된 사업이라는 `낙인`이 심어 구성원 간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추진위 관계자 역시 "추진위 승인을 받고도 시가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해 주지 않아 시 조례에 따른 `직권해제` 대상에 오르는 현장들에 대해서만큼은 구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잘잘못을 따지려면 서울시의 늑장 행정부터 따져야지 무조건 현장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박원순 시장이 강조해 온 `시민 우선주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시장(市長)과 시장(市場)의 견해차가 큰 가운데 서울시의 전수조사가 끝나 `직권해제` 대상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일선 현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가 전향적인 자세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아니면 지금까지처럼 마이웨이(My Way)를 고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