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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도시재정비업계의 ‘마이너스’의 손?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6-06-10 16:15:20 · 공유일 : 2016-06-10 20:02:33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본보는 현대건설이 발을 들인 정비사업지에서 유ㆍ무형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업계에 `현대건설 주의보`가 발령됐다는 소식 등에 대해 이미 보도(본보 2016년 5월 13일자 <현대건설,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도시정비업계 "現代? No!"> 기사 참조)한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그 후속 보도로서 입지나 사업성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는 몇몇 단지를 비교ㆍ분석해 현대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된 곳이 얼마만큼 뒤쳐져 있는지를 증명해 보기로 했다.
아울러 도시재정비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현대건설에 대한 `집단적 거부감`이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관련 내용을 다뤄 보고, 업계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현대건설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속도전의 대명사` 삼호가든3차 재건축, 관리처분 단계서 `잡음`
시공자 선정 전후 말 바꾼 현대건설에 조합원 불만ㆍ불신 `폭주`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3차 재건축사업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이곳은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가운데에서도 교육ㆍ교통ㆍ문화ㆍ생활 인프라는 물론 사법기관도 가까이에 있는 최고의 입지 ▲이를 바탕으로 1982년 입주를 시작한 이래 30여 년간 대표적인 부촌으로서 명성을 떨쳐 온 점 ▲서울시로부터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사업비를 융자 받은 점 등이 어우러져 일찍부터 촉망 받는 강남 재건축 단지로서 `속도전`을 펼쳐 왔다.
여기에 2013년 6월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창립총회에서 선출된 정용태 조합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진행 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곳은 2013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불과 5개월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그로부터 1년 2개월만인 지난해 2월 사업시행인가, 같은 해 6월 시공자 선정 등 빠른 사업 진행으로 다수 조합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잘나가던 정용태호(號)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시공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현대건설이 시공자 선정 당시 내세운 사업 조건과 조합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시공자 입찰지침서에 `시공자 선정 후 3개월 안에 본계약을 진행해야 한다`ㆍ`공사 이행 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에게 가계약 체결을 먼저 요구했으며, 공사 이행 각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고 한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이곳 수주 당시 `대안설계 및 특화비용`을 부각시켰지만 최근 설계비용 14억 원을 조합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쪽에서는 사 측이 삼호가든3차만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해 시공자로 뽑았는데, 사 측이 론칭한 `디에이치`를 삼호가든3차보다 먼저 분양이 이뤄지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에 먼저 적용하면서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을 속였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문제로 삼호가든3차 재건축사업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때문에 본계약 체결, 분양신청 및 감정평가 일정 등이 줄줄이 늦춰졌다. 최근 관리처분 단계에서는 평형 배정 등을 놓고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설계 계획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호가든3차 조합원 A는 "현대건설이 계약 조건을 은근슬쩍 변경하려 하면서 본계약 체결이 지연됐다. 이는 단지 사업이 수개월 지연된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속도전`을 전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 오던 자부심을 위축시켰고, 시공자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동시에 조합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가게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엄청난 피해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A는 이어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은 시공자 본연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 같은 손실을 끼친 현대건설이 최근 빚어지고 있는 조합원 사이의 갈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공자 하나 다를 뿐인데…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 속속 `역전`
업계 "늦어질수록 추가부담금 늘어나는데… 이러다가 분양서도 죽 쑨다"
이같이 삼호가든3차의 사업 진행이 최근 들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곳 조합원들은 시공자 선정 이후 `잘나가는` 인근 단지들과 자신들을 비교하며 온갖 걱정을 쏟아 내고 있다.
삼호가든3차 조합원 B는 "업계에 떠도는 현대건설에 대한 갖가지 `부정적인 소문`에도 불구하고 자금력ㆍ기술력이 건실하며 설계 무상 특화까지 제시한 현대건설의 진정성을 한 번 믿어 보자는 마음으로 시공권을 부여했지만 결국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탄력 있게 추진되던 우리 사업이 외려 시공자 선정 이후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업지와 비슷한 추진 속도를 보였던 인근 단지들이 시공자 선정 후 사업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에서 천불이 나고 울화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삼호가든3차와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시공자 선정 이후의 사업 속도를 비교해 보면 이 같은 불만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추진위구성승인에서 삼호가든3차보다 1년 앞섰던 서초구 서초우성3차는 삼성물산을 시공자로 선정(2012년 12월)한 후부터는 그 격차를 더욱 벌였다. 삼호가든3차가 시공자 선정 후 1년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 관리처분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반면 2013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듬해 착공에 들어간 서초우성3차는 오는 11월께 `래미안서초에스티지`로의 변신을 가시권에 둔 상태이다.
강남구 상아3차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추진위구성승인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는 상아3차가 4년 10개월이 소요된 반면 삼호가든3차는 이보다 1년 3개월이나 덜 소요됐다. 하지만 상아3차가 시공자를 선정한 뒤부터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2014년 9월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자로 선정한 상아3차는 그 후 4개월 만에 관리처분인가(지난해 1월)를 받았으며 지난해 9월에는 착공에 들어가 2018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상아3차 조합 관계자는 "시공자 입찰이 진행된 그해 가장 치열한 경쟁 양상이 펼쳐졌으나, 일단 시공자가 선정된 후에는 조합원들이 시공자를 전적으로 믿고 일을 맡기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현대산업개발이 입찰 당시 제출한 사업제안서상의 조건을 본계약 및 그 후에도 변함없이 준수하면서 조합 및 시공자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한 뒤 "그 결과는 조합원들의 단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현금청산 비율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모든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이주에 동참해 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시공자 선정 후 조합이 진행하는 각 사업 단계마다 조합원들의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약속을 지키는 시공자`와 그로부터 형성되는 `신뢰`"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앞선 두 곳만 비교해서 얻은 결과라면 현대건설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호가든3차보다 출발은 늦었는데도 최근 역전하거나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면서 사 측으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초구 삼호가든4차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은 삼호가든3차보다 4개월 늦은 2011년 11월 추진위구성승인을 받았지만 2014년 5월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뒤 불과 8개월 만인 지난해 1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그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갔다.
서초구 서초한양도 삼호가든3차보다 4개월 늦은 2013년 11월 조합을 설립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한 후 2014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공사에 돌입했다. 나아가 이곳은 지난해 11월 3.3㎡당 최고 4503만 원을 기록하는 등 분양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반포래미안아이파크`로의 탈바꿈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수주 격전지 가운데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서초구 서초무지개는 시공자 선정 시기(2015년 12월ㆍGS건설)가 삼호가든3차보다 6개월 정도 늦었지만 최근 들어 무서운 속도로 삼호가든3차를 추격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3월 시공 본계약 체결까지 마쳤다.
이를 두고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재건축은 속도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업이 지체될수록 추가부담금은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최근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사들과 조합들이 앞 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고 그중에서도 강남 재건축은 시장을 선도하며 `3.3㎡당 분양가=5000만 원`이라는 벽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데, 시공자 선정 이후 부쩍 속도가 떨어진 삼호가든3차는 자칫 잘못하면 시기를 놓쳐 분양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측은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사 측은 총력을 기울여 삼호가든3차 재건축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사 측은 단지별 사업 조건과 내부 상황이 다른데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건설업계로 확산된 `현대건설 기피증`… 컨소시엄 논의서도 배제
한편 삼호가든3차를 발판 삼아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업계 `맏형`으로서의 위용을 되찾으려던 현대건설의 야심 찬 계획이 삼호가든3차발(發) `잡음` 탓에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여기에 일선 조합들 사이에서 번져 가던 `현대건설 주의보` 혹은 `현대건설 기피증`이 최근 들어 동종 업계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라 현대건설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四面楚歌ㆍ외롭고 곤란한 지경에 빠진 형편을 이르는 말)의 형국에 놓이게 됐다.
한 대형 건설사 부장은 "치열한 경쟁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대형ㆍ알짜 사업지의 경우 컨소시엄 논의를 위해 타 건설사들과 소통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유독 현대건설과는 그러한 논의를 하지 않으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일선 현장에서 현대건설을 기피하는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괜히 현대건설과 어울리다가 구설에 오를까 두려워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아예 접촉을 삼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계획세대수 4000가구에 달하는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재개발)이 최근 시공자 입찰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곳 수주를 위한 대형 건설사 간 `이합집산(離合集散ㆍ헤어졌다가 만나고 모였다가 흩어짐)`에서 현대건설이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고위급 임원은 "산성구역은 원래 현대건설 등 4~5개 대형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건설사들이 현대건설을 사실상 기피하고 있어 현대건설은 다른 구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이곳 입찰을 포기하는 대신 비슷한 시기 시공자 선정에 나서는 안양 비산초교주변지구 재개발 시공자 입찰에 C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업계 한쪽에서는 산성구역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한 현대건설이 비산초교주변지구라도 수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제보에 의하면 최근 현대건설은 비산초교주변지구가 계획세대수 2000가구에 달하는 대형 사업지라는 점을 이유로 조합 집행부에 컨소시엄 형태로만 입찰 참여가 가능하도록 입찰 방식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대건설-C사 컨소시엄을 위협할 만한 규모와 인지도를 갖춘 D사가 단독으로 응찰한다는 소문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상 조합이 유리한 사업 조건을 얻기 위해서는 건설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야 하는데, 이 같은 현대건설 측 꼼수가 현실화한다면 애먼 조합원들만 피해를 보게 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는 전언이다. 일반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데 경쟁사 쪽에서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한다. 또한 공격적인 수주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온 만큼 하반기에는 주요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명가 재건`에 나설 것이라는 포부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또 다른 대형 건설사 부장은 "컨소시엄 구성 논의에서 번번이 배제되다 보니 현대건설로서도 애가 타는 모양"이라며 "올여름 수도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광명11R구역 시공자 입찰에 현대건설이 참여했다. 이는 궁지에 몰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현대건설의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도시재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현대건설 기피증`은 현대건설이 얼마나 민심을 잃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말해 주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굴지의 건설사로 성장한 밑바닥에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최근 사 측이 보여 주고 있는 행보는 이를 망각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 같은 위기를 자초한 면이 크기 때문에 사 측이 예전과 같이 사랑 받는 건설사로 거듭나려면 살을 깎는 노력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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