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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한양도성’ 향한 아집에 멍드는 도시재정비사업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7-03-31 13:58:38 · 공유일 : 2017-03-31 20:01:46


앞서 서울시가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시내 도시재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지원보다는 규제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여 업계에 뭇매를 받은데 이어, 결국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등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서울시가 다시 업계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양도성 문화재 등재 보류… 4등급 중 가장 낮은 `등재 불가` 판정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이 결국 물거품으로 끝났다. 최근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사전심사 결과, `등재 불가`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문화재청은 오는 7월 개최되는 제41차 세계유산위원회(폴란드ㆍ오는 7월 2~12일)에서 등재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해오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자문ㆍ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ㆍ이하 이코모스)로부터 등재 불가 심사 결과를 받았다. 이는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불가 등 4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등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시는 관련 전문가와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등재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한양도성은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지난해 1월 제출했으며 그동안 이코모스의 심사를 받아왔다. 심사 최종단계인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 관리계획 등은 충분한 요건을 갖췄으나 세계유산에 먼저 등재된 타 도시성벽과의 비교연구에서 한양도성이 갖는 탁월성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는 등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따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전체적으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문화재 등재 보류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각 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심사건수(45건→35건) 및 국가별 신청건수(연 2건→1건)를 축소하고 이코모스에서는 패널 심사를 강화하는 등 심사가 엄격해진 영향도 있다고 문화재청 및 서울시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600여 년간 유지됐지만 행정적으로 관리돼 오늘날까지 이어진 전통으로 볼 수 없다"라는 평가가 나와 당초 유네스코 등재 목표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양도성의 유적이 온전히 남아 있지 않고, 이미 인근에 주거 및 상업시설이 들어섰기 때문에 한양도성을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한양도성 유네스코 등재 보류 불똥 튄 도시재정비사업… 조합 "법적 소송 진행"

지금까지 한양도성을 역사도심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과욕은 도시재정비사업으로 번져 높이 제한ㆍ직권해제라는 화를 불러오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먼저 서울시는 지난해 5월 `2025 도시환경정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사대문 안 신축물 높이를 내4산(인왕산, 북악산, 남산, 낙산)가운데 가장 낮은 낙산 고도에 맞춰 90m(20층)로 제한했다. 초고층 건설로 집적도를 높이는 개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고층 빌딩이 남산 등 서울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9일 서울시 문화본부 한양도성도감과 관계자는 "기존 그대로 관리하던 사항이지 유네스코 등재를 한다고 해서 기존의 규제와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고층 빌딩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에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의 이 같은 행보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한양도성 성곽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도시재정비사업이 모두 중단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과 주민들에게 전해졌다.

지난 16일 서울시는 이달 15일 열린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35개 정비구역 등의 직권해제를 최종 가결해 이달 말 고시를 거쳐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해제는 종로구 사직2구역, 충신2구역, 옥인1구역 등이 포함됐다. 직권해제 조치에 대해 서울시는 뉴타운ㆍ재개발 ABC관리방안 발표 이후 구역별 사업추진 상황에 따라 3개 유형으로 구분해 해제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권해제 대상에 해당하는 C유형(사실상 사업 추진이 곤란한 지역)에 사직2구역, 충신2구역, 옥인1구역은 해당하지 않음에도 역사문화가치 보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직권해제 대상에 올랐다. 해당지역 주민의 재산권이나 주거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이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직2구역 재개발사업은 시공자 선정까지 끝내놓고도 3년째 인가를 받지 못했다. 옥인1구역도 2009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그동안 한 발짝의 진척도 없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등재 포기로 직권해제 조치를 내린지 1주일도 넘기지 못한 채 앞선 정비사업지를 해제할 명분이 사라지면서 해당 추진위와 조합은 더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직2구역, 옥인2구역, 충신1구역 주민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검토하는 등 서울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옥인1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당시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부분을 놓고 갑자기 직권해제를 추진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조합 의사와 상관없이 시장이 직권으로 재개발을 막은 셈이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시가 재개발을 막아 동네 슬럼화가 더욱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제는 주민들이 받은 피해까지 포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후속 조치 없는 무차별 직권해제에 주민들 `울상`
매몰비용 신청 대비 지급 턱없어… 서울시 "한양도성 유네스코 등재 재추진할 것"

서울시는 한양도성 문화적 가치에 대한 명분이 사라졌음에도 계속해서 아집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권해제를 남용하면서 해제 대상에 대한 후속 조치는 미비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받고 있다. 특히 매몰비용에 대한 문제가 심화돼 모 위원장이 자해소동까지 일으켰다.

지난달(2월) 24일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프랭크스코필드 특별전시회 행사 중 박원순 시장이 기념사를 진행하는 찰나 S구역 재개발 모 위원장이 흉기를 들고 나타나 자해를 시도했다. 모 위원장은 S구역이 2015년 직권해제 후 매몰비용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자 이에 대해 분노해 이 같은 행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성북구에 따르면 S구역 재개발 추진위는 매몰비용 보조금 지원을 신청했으나 관할관청에서 지급된 금액은 없다.

서울시 매몰비용에 대한 문제는 S구역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가 5년 동안 해제구역에 지급된 금액은 신청금액 대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달 28일 서울시가 조사한 추진주체 사용비용 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신청금액은 434억2700만 원인데 반해 지급된 금액은 95억70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13년 1곳, 2014년은 5곳, 2015년은 21곳, 2016년은 35곳, 2017년 3월 기준으로 2곳이다.

이는 서울시의 `말뿐인 지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 16일 시는 뉴타운ㆍ재개발 ABC관리방안 후속 조치로 35개 정비구역의 2단계 직권해제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직권해제 정비구역 사용비용 보조에 대해 직권해제로 취소되는 추진위원회 및 조합의 사용비용은 검증위원회에서 검증한 금액의 70% 범위 안에서 보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일몰경과로 해제되는 구역은 사용비용 보조 대상에서 제외되며, 구역 지정 이후 여건 변화에 따라 해당 구역 및 주변 지역의 역사ㆍ문화적 가치 보전이 필요하다고 인정돼 해제되는 경우에는 검증된 금액 범위(100%)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단서를 붙여 업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선 사직2구역, 충신2구역, 옥인1구역은 역사ㆍ문화적 가치 보전이 필요하다고 인정돼 직권해제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겠다고 방안을 내놓고 지키는 건 한양도성과 관련된 사항뿐이다"며 "무차별적인 직권해제만 자행하고 후속 조치는 없어 피해는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 이게 무슨 시민을 위한 서울시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해제는 `쉽게` 사업 진행은 `어렵게`… 직권해제 요건은 1/3, 사업재개 요건은 50% 이상?

이처럼 시가 입맛에 따라 진행하는 독불장군 도시관(官)은 직권해제 요청에 대한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3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의 해제 요청이 접수되면 주민의견 조사를 통해 사업 찬성자가 50% 미만일 경우 시장이 직권해제를 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즉, 해제 요청이 접수된 후 주민의견 조사를 통해 60일 안에 전체 토지등소유자 50%의 동의를 받아야지 사업 재추진이 가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해제 요청이 접수될 경우 이미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주민 사이에 확산될 텐데 어떻게 60일 안에 50% 이상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해제 요건은 1/3인데 찬성은 정해진 기간 안에 50% 이상을 받아야하는 점이 대비되는 것은 박원순 시장의 도시관이 도시재정비사업에 적대적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다양한 우려와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역사와 문화를 내세운 도심 규제의 근거가 사라졌지만 서울시는 요지부동이다. 시는 2019년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때까지 규제를 끌고 가겠다는 뜻이다.

지난 29일 서울시 문화본부 한양도성도감과 관계자는 "등재 신청 철회를 계기로 더 면밀하고 충분한 연구와 검토를 거쳐 유네스코 등재 신청을 재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의 예비심사에서 최하위 등급인 불가 판정을 받은 마당에 재추진한다고 성사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꼭 유네스코에 등재해야 문화유산인가라는 문화사대주의 비판론도 나온다. 도시재정비업계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양도성 유네스코 등재는 관광자원화가 명분이지만 서울은 도시기 때문에 순수한 관광도시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양도성을 향한 아집을 계속해서 내세우며 보존을 위해 개발을 막는 박원순 시장의 도시관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재정비사업은 발전과 진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계는 시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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