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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폐기물 매립장 포화
repoter : 정훈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3-09-10 13:24:39 · 공유일 : 2014-06-10 10:39:42
[아유경제=김현석기자]충북 제천시 왕암동에 있는 산업폐기물 위탁처리업체인 E사의 매립장을 찾았다. 제천1산업단지 옆 계곡에 위치한 1만7000㎡(축구장 넓이의 2.4배)의 매립지 전체가 두꺼운 천막 같은 것으로 덮여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빗물을 빼내기 위해 10여 대의 양수펌프와 굵은 호스가 널려 있었다. 바닥이 울퉁불퉁한 탓에 움푹 들어간 곳에는 탁한 검푸른 빛으로 변한 빗물이 고여 있었다. 천막 아래 20여m 높이로 쌓인 폐기물에서는 악취가 풍겨 나왔다.
동행한 원주지방환경청 임채건 환경관리2팀장은 "매립장을 천막으로 덮은 것이 아니라 에어돔(air dome)이 주저앉은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매립을 시작한 이곳은 커다란 비닐을 씌우고 공기를 불어넣어 에어돔을 세웠다. 에어돔 지붕 안에서 매립하면 먼지와 악취가 퍼지지 않고, 빗물을 막아줘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립은 9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8일 제천지역에 18㎝의 폭설이 내렸고,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에어돔 전체가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폐기물을 더 매립할 수는 있지만 에어돔을 복구하는 비용만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현 상태에서 그냥 흙을 덮고 매립을 종료하는 방안을 놓고 회사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K사의 매립장에서 업체 측이 중장비를 동원해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다. [화성=김성룡 기자]
충남 서산시 장동에서는 폐기물 처리업체 B사가 추진하는 매립장(부지 19만㎡)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과 시의회는 "매립장이 들어서면 시민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농업용 지하수와 하천까지 오염시킬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B사 측은 "군 비행장 때문에 아파트를 지을 수도 없는 지역인데 매립장을 건설하면 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산시 허관무 재활용팀장은 "매립장 예정지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데다 친환경 쌀 브랜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돼 사업자에게 사업 재검토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립지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충남 청양군 비봉면과 부여군 은산면 등지로도 번지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 위치한 민간 매립장이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곳에 불과하다 보니 수도권지역의 산업폐기물이 충청·경북지역까지 밀려들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부산시 기장군에선 주민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한 업체가 기존 매립장 인근에 신규 매립장을 설치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폐기물 매립 문제는 '시한폭탄'으로 변하고 있다. 환경부 신진수 자원순환정책과장은 "현재의 추세라면 3~4년 뒤 사업장폐기물 처리에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전국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사업장폐기물)은 하루 14만7982t이었다. 사업장폐기물은 일반폐기물(13만7961t)과 독성이 강한 지정폐기물(1만21t)로 나뉜다.
상당량을 재활용하지만 여전히 하루 2만4912t은 땅에 묻히고 있다. 공장에서 자체 매립한 부분을 제외하고도 2011년 한 해 처리업체에 위탁해 매립한 것이 516만t에 이르고 있다.
2011년 말 현재 사업장 일반폐기물을 넘겨받아 매립하는 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시설 용량은 1873만t이다. 2011년 위탁처리해 매립한 양(516만t)을 감안하면 앞으로 매립할 수 있는 기간은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폐기물 매립까지는 환경영향평가와 허가 절차, 시설 설치 등 적어도 3년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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