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경제 > 부동산
기사원문 바로가기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의 공공사업시행자 선정은 ‘판짜기 각본’?
조합원 “4차례 현장설명회 모두 현금 납부 강제는 부당… 시정 필요”
repoter : 조현우 기자 ( escudo83@naver.com ) 등록일 : 2017-09-20 17:50:53 · 공유일 : 2017-09-20 20:01:59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D-7`, 시공자 선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 서초구 신반포22차 재건축사업이 갑작스럽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조합장 옥영관)은 이달 27일 오후 7시 단지 인근 리버사이드호텔 7층 콘서트홀에서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이하 공동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조합은 공동사업시행자 선정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한 뒤 `나홀로 입찰`에 참여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조합원들의 찬반으로 의결을 받는다.

그런데 현재 이곳의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이상기후를 감지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총회를 보이콧하려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계자들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아울러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과오라며 임원 해임총회에 대한 여론도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알짜배기라던 신반포22차 재건축 이대로 괜찮나
업계 "T-H(디에이치)도 없고, 통합은 물 건너가고… 꼭 뽑아야 할까?"

신반포22차의 공동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을 살펴보면, 조합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4회에 걸쳐 입찰공고를 냈다.

하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모두 유찰됐고 조합은 지난 8일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한 뒤 입찰 참여 제안서 접수도 마감한바 있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만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이달 시공자선정총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들러리 입찰`을 시도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ㆍ이하 공정위)의 눈치를 보고 포기했다는 의혹뿐만 아니라 공동사업시행자 선정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2차 조합이 제1~4차 입찰공고 상에 모두 입찰보증금 30억 원 중 5억 원을 현장설명회 전까지 현금 납부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반포의 타 단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서울 강남 일대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시공자에게 입찰보증금을 현장설명회 전에 받는 사례는 희박하다. 게다가 그 액수가 적지 않아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를 원천봉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수 있다. 일부러 시공자를 내정하고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 전환을 위한 각본을 쓴 것이다"며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을 단독 참여하게 만들기 위한 꼼수가 아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선정 과정에 대해 보이지 않는 장치가 감지된 만큼 조합원들이 `빨리 시공자를 뽑아야 한다`고 부추기는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 대한 `물타기`에 휩쓸릴 경우 조합원들의 권익을 찾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우수한 건설사의 참여를 희망하던 대다수 조합원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T-H(디에이치)`도 아닌 `힐스테이트`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데도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신반포22차에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게 된 배경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간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일환이다. 신반포22차 인접 대단지의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을 위해 인근에서 `T-H` 브랜드 사용을 양보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실제로 신반포22차 재건축사업 수주를 통해 창사 최초 강남에 깃발을 꽂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단지에서 `T-H` 브랜드를 포기했다. 신반포22차 조합원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원하다보니 현대엔지니어링도 처음에는 `T-H` 브랜드를 차용할 것으로 홍보했으나, 인근 반포에서 현대건설이 `T-H`를 내세워 혈전을 치르는 점을 감안해 구설을 막기 위해 포기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같은 인접 구역에서 `T-H` 브랜드가 2개 이상 나오면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어필하는 데 제약이 크기 때문이라 구설을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앞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양측 협의를 통해 `힐스테이트` 브랜드와 프리미엄 `T-H`를 함께 사용하기로 합의한바 있다.

이에 한 조합원은 "신반포7차와 통합을 하던지, 최소한 통일성 있는 외관과 단지 조경 등을 합의할 수 있는 여지도 사라지게 됐다. 잠원동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평가됐던 우리 단지가 결국 `힐스테이트` 브랜드 달은 소형단지 신세에 남게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22차 왜 이럴까요? 이해가 안갑니다. 정작 22차 지인들은 통합을 원하던데, 추가 분담금도 많이 생기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피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익성이 크게 있을지 의문입니다(jsys****)", "정말로 노답이네요(shaf****)", "건설사 브랜드도 좀 떨어지고요. 안타깝네요(baby****)", "그래서 조합장을 잘 뽑아야. 하나만 보고 둘은 보지 못하는(conc****)"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포에도 `힐스테이트`, `아이파크`, `푸르지오` 있다((judg****)", "다양한 브랜드로 이뤄지면 획일적으로 보이지 않아 특색이 있을 수 있다(zhao****)", "예전부터의 분위기라는 게 참 끝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kolo****)"고 설명했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들의 우려와 조합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가운데 오는 27일 신반포22차 공동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는 조합의 대처에 유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최근 방배동 일대부터 신반포 소형단지를 중심으로 의혹이 일고 있는 입찰 담합(들러리 입찰)에 대한 공정위 등의 수사가 어디까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