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재개발ㆍ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수요가 적고, 성공 사례가 드물어 신속한 사업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런데 최근 강남의 한 리모델링 사업지가 이 같은 편견을 깨고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이 쏠린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이곳은 국내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는 대치동에 위치한데다 리모델링 중 보기 드물게 2000가구의 대단지를 짓는 희소성으로 인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보는 대치2단지 리모델링의 현안을 다뤄봤다.
이달 18일 건축계획(안) 결정 위한 조합원총회 성공적으로 개최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앞둔 대치2단지가 건축계획(안)을 조합원들에게 의결 받는데 성공했다. 대치2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조합장 전학수ㆍ이하 조합)은 지난 18일 구역 인근 SH공사 2층 대강당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 성원은 전체 조합원 1353명 중 직접 투표 및 서면결의를 통해 총회 개최에 필요한 의사ㆍ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 본격적인 총회 진행에 앞서 전학수 조합장은 "지난해 4월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한 뒤 많은 업무를 진행해왔다. 이번 정기총회는 작년 임시총회 이후의 시공자 선정 계약, 협력업체 선정 등 진행된 업무를 보고 드리고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를 확정하고 조합 규약 승인 등의 앞으로 사업 추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안건을 처리하는 총회다. 조합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결권을 꼭 행사해주시고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꼭 행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총회에 상정된 ▲제1호 `조합 수행업무 보고 및 추인의 건` ▲제2호 `2017년 조합 사업비ㆍ운영비 예산안 의결의 건` ▲제3호 `조합 규약ㆍ행정업무 규정ㆍ선거 관리 규정 변경의 건` ▲제4호 `대의원 보궐 선거의 건` ▲제5호 `총회 회의비 지급의 건` ▲제6호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안) 확정의 건` 등 6개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 가결됐다. 특히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안) 확정의 건이 통과되면서 조합은 건축심의 신청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조합은 올해 말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 수립한 건축계획(안)을 내년 2월경에 관할관청에 접수시킨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 사업은 강남구 개포로109길 9(개포동) 일대 5만5976㎡에 위치한 대치2단지를 용적률 289.81%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18층 아파트 2015가구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터뷰] 대치2단지 전학수 조합장
"대치2단지는 구조ㆍ여건ㆍ사업성 등 모든 측면에서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에 적합"
"정부는 리모델링 적극 지원해야… 최고의 명품아파트 조합원에게 선사하겠다" 다짐
전학수 조합장은 대치2단지 리모델링 개발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2007년 추진위원장으로 당선된 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간 이 사업을 이끌어온 수장이다. 본보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모델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사업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전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그간의 사업 경과가 듣고 싶다/
2008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다가 그해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면서 사업이 중단됐었다. 이후 2014년 하반기, 리모델링 증축을 통한 분양분 확보가 가능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4월에는 개정된 수직증축 법안에 맞춰 임시총회를 통해 건축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는 동시에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이후 올해 3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 18일 건축심의 준비를 위한 정기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는 구조와 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아 리모델링은 즉시 추진이 가능한 반면 재건축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이 나올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이 경우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업비와 공사비 상승의 피해가 우려된다. 결정적으로 준공된 지 26년이 경과된 우리 단지는 건물의 골조는 튼튼한 반면 내부 주요 시설물들은 질적으로 저하돼 더 이상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우리 아파트는 1753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용적률 181%가 적용된 지상 15층 규모이어서 재건축 추진 시 높은 사업성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비율까지 더해지면 막대한 손실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단지 앞에 양재천이 있어 향후 시로부터 수변 단지 층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민들이 조합을 신뢰하지 못했던 점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주민 반대가 심해졌다. 또 재건축은 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거해 추진되지만 리모델링은 「주택법」, 「건축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법률에 의거해 추진되다보니 주민들이 사업 추진에 혼선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우리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지만 몇몇 주민들은 구조 안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리모델링 추진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굳어가는 양생 기간이 지금까지 유효하고 철골 구조가 매우 튼튼한데도 통상 10년 이상 된 아파트 건물은 낡고 안전하지 않다는 선입관이 존재한다. 또 몇몇 업자들이 마치 조합이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주민들에게 리모델링 추진을 설득하는 것이라는 허언이 나돌기도 했다.
- 리모델링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부분은/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안전진단 용역비용을 리모델링주택조합이 분담하고 있는 실정인데 성남시의 경우는 안전진단 비용이나 조합 운영비는 물론 추가적인 개발 분담금을 시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또 사업시행자가 리모델링 공사 시 유리, 벽지, 페인트 등을 친환경 자재로 썼음에도 행정, 사업,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는 실정도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엄밀히 말하자면 길 내고 공원 만드는 것만이 도시재생사업이 아니라 리모델링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임이 분명하다. 슬럼화돼가는 아파트, 주택가 등을 전면 철거하지 않고 보수 보강하는 리모델링은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부자들이 재산 가치 증식을 위해 하는 사업이란 선입견을 버리고 도시재생적인 차원에서 리모델링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깨닫고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 정부의 내력벽 철거 유보 결정에 대한 견해는/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반대자들은 내력벽 철거는 안전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되레 내력벽을 보강해서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다수 건축업계 전문가들은 내력벽 철거가 아닌 내력벽 보수ㆍ보강으로 봐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실정을 모르는 것이 아님에도 정책을 만들 때 항상 정치적인 논리에 지배를 받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책 수혜 대상자들이 처한 상황이 아닌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적 판단이 내려지는 게 국내 정계의 현실이다. 내력벽 철거 유보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사업지들이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정말 리모델링을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숙고한 다음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 대치2단지 리모델링 설계상의 특징을 말해 달라/
먼저 진부한 평면과 협소한 주거공간에 대한 개선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20평에서 30평으로 주거공간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 1ㆍ2BAY가 2ㆍ3BAY 이상으로 개선되며 주거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세대당 0.5~0.6대 규모로 주차공간이 부족했는데 지상 및 지하주차장을 확충하여 세대당 1.23대 규모의 주차공간을 확보해 개선할 방침이다.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및 녹지공간도 확충할 계획이며 노후화로 냉ㆍ난방비가 증가하며 떨어진 에너지효율을 단열 성능을 개선해 다시 끌어올릴 것이다. 국토부 그린 리모델링 발표자료(2016년) 기준, 리모델링 시 난방에너지 38%와 냉방에너지 35%의 사용량 절감이 가능하다. 또 최근 한반도에서 빈도가 잦아진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내진성능을 보강할 계획이다. 수평증축 및 기존 골조를 보강하고 강화된 내진 구조 기준을 적용함을 통해 진도 규모 6~6.5에도 안전한 신축 수준의 내진설계를 반영할 방침이다.
- 향후 사업 계획은/
금년 12월 안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2월에 건축계획을 접수시켜 6월경에 건축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그해 8월에는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시작한 뒤 12월에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2019년 상반기에는 권리변동승인을 받고 조합원 이주를 진행한 뒤 그해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2년 하반기에 준공되면 입주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 대치2단지만의 입지적 장점 및 개발 호재 등 자랑거리는/
대치동의 큰 자랑거리인 잘 갖춰진 교육ㆍ교통 인프라와 풍부한 개발 호재 등은 지역 품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분양성 제고 효과를 가져와 사업성 증대에 일조할 전망이다. 우선 인근에 사교육 요충지인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해 대치초, 대현초, 대청중, 휘문중, 대명중, 휘문고, 경기고, 중앙사대부속고, 숙명여고 등 명문 학교가 즐비해 교육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하다. 지하철은 남측으로 분당선 대모산역과 대청역이 북쪽으로 3호선 학여울역과 대청역이 위치해 서울 및 경기 어느 지역으로나 이동이 편리한 최고의 역세권이며 동부간선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면 서울 및 다른 지역으로의 진입이 편리하다. 강남 아파트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마루공원과 자연 하천(탄천ㆍ양재천)까지 끼고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주목할 점은 삼성동, 대치동에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핵심 인프라로 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 확정됐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르면 영동대로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과 2호선 삼성역 사이에 서울광장 2.3배 규모(약 3만㎡)의 공원이 들어서고 공원 지하에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또 국내 최고 높이(569m) 건축물로 계획되는 현대자동차 GBC(Global Business Center) 건립이 추진되는 등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가 겹쳤다.
-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조합 집행부를 믿고 상생의 길을 가자고 당부 드리고 싶다. 우리 아파트의 실거주 비율을 보면 실소유자보다 외부 거주자가 훨씬 더 높다. 이에 아파트를 중개하는 인근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연유된 이유로 거주자들에게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반대해야 한다고 회유한다고 전해들었다. 하지만 지난 정기총회에서 설명해드렸듯이 이는 사실이 아님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우리 아파트를 생각하고 일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주시고 조합 집행부가 개최하는 조합원총회와 설명회에 꼭 참여하셔서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자고 일어나면 이게 생시인가` 할 정도의 리모델링 아파트를 조합원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재산 가치 제고와 주거 환경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최고의 명품 아파트를 안겨드리는 그날까지 조합은 고군분투하며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재개발ㆍ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수요가 적고, 성공 사례가 드물어 신속한 사업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런데 최근 강남의 한 리모델링 사업지가 이 같은 편견을 깨고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이 쏠린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이곳은 국내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는 대치동에 위치한데다 리모델링 중 보기 드물게 2000가구의 대단지를 짓는 희소성으로 인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보는 대치2단지 리모델링의 현안을 다뤄봤다.
이달 18일 건축계획(안) 결정 위한 조합원총회 성공적으로 개최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앞둔 대치2단지가 건축계획(안)을 조합원들에게 의결 받는데 성공했다. 대치2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조합장 전학수ㆍ이하 조합)은 지난 18일 구역 인근 SH공사 2층 대강당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 성원은 전체 조합원 1353명 중 직접 투표 및 서면결의를 통해 총회 개최에 필요한 의사ㆍ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 본격적인 총회 진행에 앞서 전학수 조합장은 "지난해 4월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한 뒤 많은 업무를 진행해왔다. 이번 정기총회는 작년 임시총회 이후의 시공자 선정 계약, 협력업체 선정 등 진행된 업무를 보고 드리고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를 확정하고 조합 규약 승인 등의 앞으로 사업 추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안건을 처리하는 총회다. 조합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결권을 꼭 행사해주시고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꼭 행사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총회에 상정된 ▲제1호 `조합 수행업무 보고 및 추인의 건` ▲제2호 `2017년 조합 사업비ㆍ운영비 예산안 의결의 건` ▲제3호 `조합 규약ㆍ행정업무 규정ㆍ선거 관리 규정 변경의 건` ▲제4호 `대의원 보궐 선거의 건` ▲제5호 `총회 회의비 지급의 건` ▲제6호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안) 확정의 건` 등 6개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 가결됐다. 특히 건축심의를 위한 설계(안) 확정의 건이 통과되면서 조합은 건축심의 신청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조합은 올해 말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 수립한 건축계획(안)을 내년 2월경에 관할관청에 접수시킨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 사업은 강남구 개포로109길 9(개포동) 일대 5만5976㎡에 위치한 대치2단지를 용적률 289.81%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18층 아파트 2015가구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터뷰] 대치2단지 전학수 조합장
"대치2단지는 구조ㆍ여건ㆍ사업성 등 모든 측면에서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에 적합"
"정부는 리모델링 적극 지원해야… 최고의 명품아파트 조합원에게 선사하겠다" 다짐
전학수 조합장은 대치2단지 리모델링 개발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2007년 추진위원장으로 당선된 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간 이 사업을 이끌어온 수장이다. 본보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모델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사업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전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그간의 사업 경과가 듣고 싶다/
2008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다가 그해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면서 사업이 중단됐었다. 이후 2014년 하반기, 리모델링 증축을 통한 분양분 확보가 가능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4월에는 개정된 수직증축 법안에 맞춰 임시총회를 통해 건축계획과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는 동시에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이후 올해 3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 18일 건축심의 준비를 위한 정기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는 구조와 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아 리모델링은 즉시 추진이 가능한 반면 재건축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이 나올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이 경우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업비와 공사비 상승의 피해가 우려된다. 결정적으로 준공된 지 26년이 경과된 우리 단지는 건물의 골조는 튼튼한 반면 내부 주요 시설물들은 질적으로 저하돼 더 이상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우리 아파트는 1753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용적률 181%가 적용된 지상 15층 규모이어서 재건축 추진 시 높은 사업성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비율까지 더해지면 막대한 손실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단지 앞에 양재천이 있어 향후 시로부터 수변 단지 층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민들이 조합을 신뢰하지 못했던 점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주민 반대가 심해졌다. 또 재건축은 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거해 추진되지만 리모델링은 「주택법」, 「건축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법률에 의거해 추진되다보니 주민들이 사업 추진에 혼선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우리 아파트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지만 몇몇 주민들은 구조 안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리모델링 추진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굳어가는 양생 기간이 지금까지 유효하고 철골 구조가 매우 튼튼한데도 통상 10년 이상 된 아파트 건물은 낡고 안전하지 않다는 선입관이 존재한다. 또 몇몇 업자들이 마치 조합이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주민들에게 리모델링 추진을 설득하는 것이라는 허언이 나돌기도 했다.
- 리모델링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부분은/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안전진단 용역비용을 리모델링주택조합이 분담하고 있는 실정인데 성남시의 경우는 안전진단 비용이나 조합 운영비는 물론 추가적인 개발 분담금을 시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또 사업시행자가 리모델링 공사 시 유리, 벽지, 페인트 등을 친환경 자재로 썼음에도 행정, 사업,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는 실정도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는 도시재생사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엄밀히 말하자면 길 내고 공원 만드는 것만이 도시재생사업이 아니라 리모델링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임이 분명하다. 슬럼화돼가는 아파트, 주택가 등을 전면 철거하지 않고 보수 보강하는 리모델링은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부자들이 재산 가치 증식을 위해 하는 사업이란 선입견을 버리고 도시재생적인 차원에서 리모델링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깨닫고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 정부의 내력벽 철거 유보 결정에 대한 견해는/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반대자들은 내력벽 철거는 안전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되레 내력벽을 보강해서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다수 건축업계 전문가들은 내력벽 철거가 아닌 내력벽 보수ㆍ보강으로 봐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실정을 모르는 것이 아님에도 정책을 만들 때 항상 정치적인 논리에 지배를 받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책 수혜 대상자들이 처한 상황이 아닌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적 판단이 내려지는 게 국내 정계의 현실이다. 내력벽 철거 유보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사업지들이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정말 리모델링을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숙고한 다음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 대치2단지 리모델링 설계상의 특징을 말해 달라/
먼저 진부한 평면과 협소한 주거공간에 대한 개선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20평에서 30평으로 주거공간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 1ㆍ2BAY가 2ㆍ3BAY 이상으로 개선되며 주거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세대당 0.5~0.6대 규모로 주차공간이 부족했는데 지상 및 지하주차장을 확충하여 세대당 1.23대 규모의 주차공간을 확보해 개선할 방침이다.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및 녹지공간도 확충할 계획이며 노후화로 냉ㆍ난방비가 증가하며 떨어진 에너지효율을 단열 성능을 개선해 다시 끌어올릴 것이다. 국토부 그린 리모델링 발표자료(2016년) 기준, 리모델링 시 난방에너지 38%와 냉방에너지 35%의 사용량 절감이 가능하다. 또 최근 한반도에서 빈도가 잦아진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내진성능을 보강할 계획이다. 수평증축 및 기존 골조를 보강하고 강화된 내진 구조 기준을 적용함을 통해 진도 규모 6~6.5에도 안전한 신축 수준의 내진설계를 반영할 방침이다.
- 향후 사업 계획은/
금년 12월 안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2월에 건축계획을 접수시켜 6월경에 건축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그해 8월에는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시작한 뒤 12월에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2019년 상반기에는 권리변동승인을 받고 조합원 이주를 진행한 뒤 그해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2년 하반기에 준공되면 입주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 대치2단지만의 입지적 장점 및 개발 호재 등 자랑거리는/
대치동의 큰 자랑거리인 잘 갖춰진 교육ㆍ교통 인프라와 풍부한 개발 호재 등은 지역 품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분양성 제고 효과를 가져와 사업성 증대에 일조할 전망이다. 우선 인근에 사교육 요충지인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해 대치초, 대현초, 대청중, 휘문중, 대명중, 휘문고, 경기고, 중앙사대부속고, 숙명여고 등 명문 학교가 즐비해 교육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하다. 지하철은 남측으로 분당선 대모산역과 대청역이 북쪽으로 3호선 학여울역과 대청역이 위치해 서울 및 경기 어느 지역으로나 이동이 편리한 최고의 역세권이며 동부간선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면 서울 및 다른 지역으로의 진입이 편리하다. 강남 아파트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마루공원과 자연 하천(탄천ㆍ양재천)까지 끼고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주목할 점은 삼성동, 대치동에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핵심 인프라로 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 확정됐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르면 영동대로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과 2호선 삼성역 사이에 서울광장 2.3배 규모(약 3만㎡)의 공원이 들어서고 공원 지하에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또 국내 최고 높이(569m) 건축물로 계획되는 현대자동차 GBC(Global Business Center) 건립이 추진되는 등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가 겹쳤다.
-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조합 집행부를 믿고 상생의 길을 가자고 당부 드리고 싶다. 우리 아파트의 실거주 비율을 보면 실소유자보다 외부 거주자가 훨씬 더 높다. 이에 아파트를 중개하는 인근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연유된 이유로 거주자들에게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반대해야 한다고 회유한다고 전해들었다. 하지만 지난 정기총회에서 설명해드렸듯이 이는 사실이 아님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우리 아파트를 생각하고 일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주시고 조합 집행부가 개최하는 조합원총회와 설명회에 꼭 참여하셔서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자고 일어나면 이게 생시인가` 할 정도의 리모델링 아파트를 조합원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재산 가치 제고와 주거 환경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최고의 명품 아파트를 안겨드리는 그날까지 조합은 고군분투하며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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