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례청에서 부축을 받으며 서있는 신부처럼 문학의 세계에 들어서며 마음을 가다듬던 때가 오늘 같이 가을을 타며 외로움에 부들거리는 오후였다. 마음의 뾰루지가 돋아나고 긁힌 상처도 이상 하리 만큼 내가 숙지한 언어로 문자화 되면 부적처럼 죽 떠먹은 자리같이 흔적 없이 메우어 지는 체험을 한다. 황혼의 나이에 살아온 길이와 깊이만큼 만나진 귀한 자산인 언어들로 쏟아내는 다작의 작품들에서 희열도 느끼면서 샘솟는 창작의 언어를 헤일 수 없이 낚는다.
삶의 굴레에서 나를 껴안아준 시를 만나기까지 나에게 허락된 많은 정거장을 지났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동란의 피난길을 걸어 타향에 기생하는 삶을 지나 세 남동생은 모두 유명을 달리 했으나 용하게도 질기게 살아남았다. 재회의 순간이 기적 같이 찾아온 우리 가정은 시골에서도 나를 대학에 보내 주시는 아버지의 능력이 위대하신 교육열이라 여긴다. 시아버님이 유학을 보내주시는 행운도 있었고 교단에서 반세기를 지나온 회상을 하는 황혼에 늦었지만 시작한 글 쓰는 작업이 나를 고무 시킨다. 그냥 생긴 대로 순응하며 나를 맡긴다.
빛나는 보석 같은 시詩의 섬유질 시어를 건질 때의 희열은 가장 아끼던 가보家寶가 내게 상속된 느낌을 가진다. 귀한 진열장에 진열하듯이 시를 적어 정리하다보니 네 번째의 책자로 엮을 수 있게 되었다. 나만의 보물이고 가치고 인격이라서 소중하기 그지없다. 누구의 잣대나 저울로 측량되기를 거부하며 마냥 뿌듯한 나만의 교만을 부려본다. 소소한 보잘 것 없는 삶의 편린이 내게로 와서 문자향이 되면 천하의 가장 귀한 보석인 시詩로 태어난다. 이 얼마나 환희로운 삶인가. 둘째손가락이 마우스를 누를 기력이 있어서 쓸 수 있을 때 까지 써 보려고 마음먹는다. 끊임없이 배우기를 노력하면서 말이다.
― 초연 김은자, 책머리글 <머리에 두는 글> 중에서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달빛 젖은 푸념가
달빛 젖은 푸념가
다 어디 갔지
돌에 새긴 자비무적
몸 성한 날에 별이 지는 날에
보고 싶다
소멸의 여분으로 버티기
여분의 가치
외로움에 기대본다
절망의 뒤통수
제2부 미움과 사랑의 동거
미움과 사랑의 동거
밥그릇을 깨다
갈비찜 너스레
고독이 밤톨처럼 여물어
길가에 붕어빵 부부
나의 가을
내 나이에 선방 했단다
내 별은 있나 몰라
달을 품고 강가에
도라지 청
제3부 낙엽에 젖은 생각 줍고
낙엽에 젖은 생각 줍고
동녘에서 찬란한 햇덩이가 웃다
마로니에 공원의 가을빛
무학여고 근처
사진 속에 나
생사의 한 고비를 넘기고
성근 모임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
엉거주춤 행로
여열을 이용하려는 마음
제4부 어머님 산소 가는 날
어머님 산소 가는 날
서울 추모공원에
쓰러짐의 미망
염려증을 앓다가
영화관에서 엿보는 인생
오뉴월 아욱죽
오백은 일백의 다섯 배
유산상속의 길목에서
이음의 고리
낙엽을 닮아서
제5부 푸대접의 가도에서
푸대접의 가도에서
이 가을이 쓸쓸한 것은
이해의 성은 사이길일까
인터넷을 뒤지다
조제 처방된 약을 기다리는 약국
중추절의 추억
질투의 뿌리
참으로 이상하다
찾아가는 곳
추워지는 길목
제6부 이기심의 누름돌
이기심의 누름돌
치통의 고문
하늘의 숨소리를 들으며
하얀 유골의 의미
허기진 독거
환절기의 불청객
흑변黑便
질척거리는 가을비
삶의 마침표 경계에서
내 안에 집착의 떨거지들
달빛 젖은 푸념가
초연 김은자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초례청에서 부축을 받으며 서있는 신부처럼 문학의 세계에 들어서며 마음을 가다듬던 때가 오늘 같이 가을을 타며 외로움에 부들거리는 오후였다. 마음의 뾰루지가 돋아나고 긁힌 상처도 이상 하리 만큼 내가 숙지한 언어로 문자화 되면 부적처럼 죽 떠먹은 자리같이 흔적 없이 메우어 지는 체험을 한다. 황혼의 나이에 살아온 길이와 깊이만큼 만나진 귀한 자산인 언어들로 쏟아내는 다작의 작품들에서 희열도 느끼면서 샘솟는 창작의 언어를 헤일 수 없이 낚는다.
삶의 굴레에서 나를 껴안아준 시를 만나기까지 나에게 허락된 많은 정거장을 지났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동란의 피난길을 걸어 타향에 기생하는 삶을 지나 세 남동생은 모두 유명을 달리 했으나 용하게도 질기게 살아남았다. 재회의 순간이 기적 같이 찾아온 우리 가정은 시골에서도 나를 대학에 보내 주시는 아버지의 능력이 위대하신 교육열이라 여긴다. 시아버님이 유학을 보내주시는 행운도 있었고 교단에서 반세기를 지나온 회상을 하는 황혼에 늦었지만 시작한 글 쓰는 작업이 나를 고무 시킨다. 그냥 생긴 대로 순응하며 나를 맡긴다.
빛나는 보석 같은 시詩의 섬유질 시어를 건질 때의 희열은 가장 아끼던 가보家寶가 내게 상속된 느낌을 가진다. 귀한 진열장에 진열하듯이 시를 적어 정리하다보니 네 번째의 책자로 엮을 수 있게 되었다. 나만의 보물이고 가치고 인격이라서 소중하기 그지없다. 누구의 잣대나 저울로 측량되기를 거부하며 마냥 뿌듯한 나만의 교만을 부려본다. 소소한 보잘 것 없는 삶의 편린이 내게로 와서 문자향이 되면 천하의 가장 귀한 보석인 시詩로 태어난다. 이 얼마나 환희로운 삶인가. 둘째손가락이 마우스를 누를 기력이 있어서 쓸 수 있을 때 까지 써 보려고 마음먹는다. 끊임없이 배우기를 노력하면서 말이다.
― 초연 김은자, 책머리글 <머리에 두는 글> 중에서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달빛 젖은 푸념가
별이 지는 날에
달빛 젖은 푸념가
다 어디 갔지
돌에 새긴 자비무적
몸 성한 날에
보고 싶다
소멸의 여분으로 버티기
여분의 가치
외로움에 기대본다
절망의 뒤통수
제2부 미움과 사랑의 동거
미움과 사랑의 동거
밥그릇을 깨다
갈비찜 너스레
고독이 밤톨처럼 여물어
길가에 붕어빵 부부
나의 가을
내 나이에 선방 했단다
내 별은 있나 몰라
달을 품고 강가에
도라지 청
제3부 낙엽에 젖은 생각 줍고
낙엽에 젖은 생각 줍고
동녘에서 찬란한 햇덩이가 웃다
마로니에 공원의 가을빛
무학여고 근처
사진 속에 나
생사의 한 고비를 넘기고
성근 모임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
엉거주춤 행로
여열을 이용하려는 마음
제4부 어머님 산소 가는 날
어머님 산소 가는 날
서울 추모공원에
쓰러짐의 미망
염려증을 앓다가
영화관에서 엿보는 인생
오뉴월 아욱죽
오백은 일백의 다섯 배
유산상속의 길목에서
이음의 고리
낙엽을 닮아서
제5부 푸대접의 가도에서
푸대접의 가도에서
이 가을이 쓸쓸한 것은
이해의 성은 사이길일까
인터넷을 뒤지다
조제 처방된 약을 기다리는 약국
중추절의 추억
질투의 뿌리
참으로 이상하다
찾아가는 곳
추워지는 길목
제6부 이기심의 누름돌
이기심의 누름돌
치통의 고문
하늘의 숨소리를 들으며
하얀 유골의 의미
허기진 독거
환절기의 불청객
흑변黑便
질척거리는 가을비
삶의 마침표 경계에서
내 안에 집착의 떨거지들
● 서평
[2017.12.01 발행. 97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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