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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솥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7-11-26 12:40:45 · 공유일 : 2017-12-21 03:41:17


연금 솥 
이옥천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신송 이옥천 제23시집 『연금 솥』의 저자의 말을 쓰려는데 눈만 뜨면 국정 농단소리 시커먼 먹구름(2017년 내내) 비위를 잡아 뜯는다.  고요한 동산에 꺼병이 한 마리 온 산하 분탕질 친다.
  철부지한 꺼병이 재미 들려 이 나무 저 숲 속 천방지방 분탕질 치고 다녀도 장끼도 까투리도 아는지 모르는지 “설치면 안 된다” “나대면 안 된다" 주의도 경고도 한마디 없이 오히려 두둔한다. 지 새끼 노는 것이 대견스럽고 귀여운가 보다.  
  재미들인 꺼병이 억새풀숲도, 다복솔 그루터기도, 이 덤불 저 숲 휘졌고 다녀도 나무라는 이 아무도 없다.  건너 가시 숲에서 찔레 씨 물어오고, 산수유나무에서 산수유 훔쳐오고, 저 골짜기에서 도토리 물어다 노적 쌓아 호의호식 앞날의 꿈꾸어도 장끼도 까투리도 다독다독 격려는커녕 잘한다고 부추긴다. 원망스럽고 분통이 터진다. 
  그런 짓은 나쁜 짓이라고, 그런 일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왜 말하지 않을까? 흠뻑 물어다가 노적 쌓아 놓으면 그때 물어가려고 그랬을까. 달래면 척척 주고, 주면 가져오는 것, 늘 쌓고 쌓는 것이 삶인 줄만 알았다. 알고 보면 나는 희생양 철부지의 청맹임을 이제야 알았다. 변명조차 할 기회도 시간도 주지 않고 수인 방에 모라 넣고 정죄하려든다.
  나는 아니다. 해도 되는 줄만 알았기 때문에 가져다 쌓은 것뿐이다. 까투리는 사냥꾼의 표적이 되어 날 수도, 길수도 없이 골방에 은둔 팔자신세 되었고 꺼병이는 포수의 망태 속에 담겨졌으니 죽는 일만 남았다.
  이제야 과불급이란 성현의 말이 들린다. 어찌해야 하나? 나를 꾀고 부추기던 그 힘. 나를 의지하고 날개 밑에 붙어 기생하려던 산계새끼들. 아무도 보이지 않고 캄캄한 망태 속 벽만 만져질 뿐이다.
  아름답고 고요한 동산에 분탕질의 근원 언제까지 지속 될는지 나목은 벌거벗고 떨고 서 있고 풀들은 시들어 활기를 잃고 봄 오기만 축수하지만 까마득하기만 하다.
  욕심 중에서도 물욕은 추하고 구린내가 나고, 내 앞에 큰 떡 놓으려고 기를 쓰고, 한 입 먼저 더 많이 먹으려고 안달하는 것은 개돼지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더금더금 많이 먹으면 영양가 많은 음식 배부르도록 먹으면 장수하는 것인가.
  웰빙은 장수의 비결, 소식은 생명의 보배, 충분한 수면은 활력소의 바탕이다. 고급 음식이 생명을 억겁 연장하는 것인가. 욕심은 나락의 유황불로 나를 끌고 가는 악의 축일 것이다.
  참되고 정의롭게 살아도 칭송 받기 어려운데 어찌 저승길 갈려고 발버둥 치는지 죽어 때깔이라도 보이려고 거품 물고 눈에 불을 켠다.
  믿음 있는 곳에 진심이 흐르고 진심이 보일 때 존경심 우러난다.
 
― 신송 이옥천, 시인의 말(책머리글) <동산에 구름 끼고>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연금 솥의 볶는 내 고소하다
늙은 향나무 
빗방울 
詩가 가는 길         
들깨 모종 심는다 
명상 밭의 사리 꽃 
귀리 한 포기 
내 사랑 그대 
정릉천은 흐른다 
섬 하나 있다 
칠흑 소견 
흑점 지우며 
동그란 문 
편견 
학대 
인사의 정의 
아픈 목련 
앞산이 보인다 
맹풍의 채 
말없이 가는 봄 
미세먼지

제2부  죽을힘보다 더
죽어야 사는 길 
포옹은 펩신 
해바라기 모종 
난 족자 한 점 
아내의 눈 
길 끝 찾아 
꽃길 걷는다 
세진 먹고 산다 
아카시꽃 냄새 
향우회 날 
주는 손이 크다 
입술의 무게 
말의 무게 
노을은 붉다 
동작 국립묘지에서 
길섶의 풍진 
낯의 점은 뺐다 
시선 가는 곳 
적색 신호등 
빨간 신호등 

제3부  있어서는 안 될 삵
청강산의 빛 
백일홍의 절개 
다 내 탓이다 
칠월의 율목 
학의 여행 
수연 화는 피고 
태풍의 이빨 
해와 달을 보며 2 
기발한 세재 
불을 끈다 
인화의 향기 
산객이 보는 눈 
피 맛을 본 승냥이 
울타리 넘보는 개 
구새가 들끓는다 
구린내 난다 
메밀꽃을 보며 
고로쇠나무 
추석의 용안 
석류는 익어가고 

제4부  내 손모가지 내려다본다
큰 죄 
준마는 달린다 
신송의 배 
슬픈 풍년 
떳떳한 길 
엄살 모른다 
누리 비추는 빛 
저 깊은 강 
바람의 공신 
삭힘의 안도 
하늘 공원에서 
천년 보화 
종소리 들린다 
보수공사 
두꺼운 낯 
연리지의 힘 
잡초 뽑다 
시끄럽다 
친구네 집 
코스모스 꽃잎 하나 

제5부  내 그늘을 본다
공손수 한 그루 
마귀의 섭정 
소음 너무 커 
무법 주행  
가면을 보며 
안전한 의자 
신용 
양(羊)가족 나들이 
벚 잎 하나 
창궐하는 쓰나미 
악조 한 마리 
청노새의 기개 
고구마 굽는다 
굴비 엮을 새끼 꼰다 
향기 없는 꽃 
송구영신 
생쥐 한 마리 
옹달샘 사랑 
고샅길 비질 
연금 솥 건다 

[2017.11.23 발행. 118쪽. 정가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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