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고요 속에서도 외로움이란 고질병은 사람의 영육을 갉아먹는 난치병균 같다. 외로움의 백신주사처럼 사랑을 하려 하는 가슴에는 언제나 등고선의 흔적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언제나 내 가슴 한편에 보물처럼 간직한 사랑의 다발을 아주 조금씩 드러내며 천의무봉한 속내를 조심스레 담아보고 싶은 황혼의 청춘이 때로는 애처롭기 까지 하다. 이러구러, 누구나 지갑처럼 지니고 다니는 외로움을 꺼내서 거풍擧風을 시키고 희석시키는 것을 거들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 덩어리가 인因이 되고 상대가 연緣이 되어 이음새로 관계망을 짜다 보니 하늘을 다 덮고도 남을 만큼 버거운 넓이의 기다림과 그리움이 외로움의 증세를 악화시켜서 고질병처럼 뿌리를 박는다. 자기를 엎질러 부어버린 죽 그릇처럼 얼룩을 지워도 도대체 빠지지 않는 이 고집 센 사랑의 얼룩을 지우기를 포기하는 지경에 도달한다. 이 몹쓸 외로움은 말기로 치닫는 불치병 같아서 진저리가 쳐진다. 이러다 ‘제 명대로 못 살지’ 하면서 혀를 끌끌 차지만 철들지 않는 바보는 아마도 그냥 산화되지 않을까. 노찬야숙路餐野宿하는 군중의 인내하는 마음을 가르쳐도 갈피를 못 잡는 못나빠진 성정을 경멸하고 싶어진다. 널브러진 헐렁한 감성을 가두어 놓은 지옥의 성을 허물어 집착의 고리를 싹 뚝 자르고, 가슴에 박힌 못 같은 아픔을 뽑아주려고 문자로 언어를 엮어 향기를 배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문단의 길을 걷게 해주신 선배님들과 서평을 써주신 석계 윤행원 문예춘추 이사님과 강희용 교수 그리고 최태랑 시인님과 안재동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초연 김은자, 책머리글 <머리에 두는 글>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사랑의 등고선 사랑의 등고선
‘환향녀’ 그 슬픈 여인들 영전에 합장
고독한 아버지
벼루말교에 가면
진주 엔카 마을 카페 동아리
제2부 나 홀로 법당에서 흐느끼다
나 홀로 법당에서 흐느끼다
잿빛 승복 연가
맨발의 절규
지난 시절 부지깽이
지금·소금·황금
제3부 흘러간 노래 강정아 열창
흘러간 노래 강정아 열창
돌나물김치 국수 말이
간신히 재웠는데
그러면 안 되지 않나
남에게 떠넘기기
제4부 나도 말 할 수 있다
나도 말 할 수 있다
달 속에 들어가서
불룩한 주머니
엄마의 시름
르왁 커피가 일러주는 소리
사랑의 등고선
초연 김은자 수필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소리 없는 고요 속에서도 외로움이란 고질병은 사람의 영육을 갉아먹는 난치병균 같다. 외로움의 백신주사처럼 사랑을 하려 하는 가슴에는 언제나 등고선의 흔적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언제나 내 가슴 한편에 보물처럼 간직한 사랑의 다발을 아주 조금씩 드러내며 천의무봉한 속내를 조심스레 담아보고 싶은 황혼의 청춘이 때로는 애처롭기 까지 하다. 이러구러, 누구나 지갑처럼 지니고 다니는 외로움을 꺼내서 거풍擧風을 시키고 희석시키는 것을 거들고 싶었다.
사랑의 등고선
사랑하는 마음 덩어리가 인因이 되고 상대가 연緣이 되어 이음새로 관계망을 짜다 보니 하늘을 다 덮고도 남을 만큼 버거운 넓이의 기다림과 그리움이 외로움의 증세를 악화시켜서 고질병처럼 뿌리를 박는다. 자기를 엎질러 부어버린 죽 그릇처럼 얼룩을 지워도 도대체 빠지지 않는 이 고집 센 사랑의 얼룩을 지우기를 포기하는 지경에 도달한다. 이 몹쓸 외로움은 말기로 치닫는 불치병 같아서 진저리가 쳐진다. 이러다 ‘제 명대로 못 살지’ 하면서 혀를 끌끌 차지만 철들지 않는 바보는 아마도 그냥 산화되지 않을까. 노찬야숙路餐野宿하는 군중의 인내하는 마음을 가르쳐도 갈피를 못 잡는 못나빠진 성정을 경멸하고 싶어진다. 널브러진 헐렁한 감성을 가두어 놓은 지옥의 성을 허물어 집착의 고리를 싹 뚝 자르고, 가슴에 박힌 못 같은 아픔을 뽑아주려고 문자로 언어를 엮어 향기를 배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문단의 길을 걷게 해주신 선배님들과 서평을 써주신 석계 윤행원 문예춘추 이사님과 강희용 교수 그리고 최태랑 시인님과 안재동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초연 김은자, 책머리글 <머리에 두는 글>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사랑의 등고선
‘환향녀’ 그 슬픈 여인들 영전에 합장
고독한 아버지
벼루말교에 가면
진주 엔카 마을 카페 동아리
제2부 나 홀로 법당에서 흐느끼다
나 홀로 법당에서 흐느끼다
잿빛 승복 연가
맨발의 절규
지난 시절 부지깽이
지금·소금·황금
제3부 흘러간 노래 강정아 열창
흘러간 노래 강정아 열창
돌나물김치 국수 말이
간신히 재웠는데
그러면 안 되지 않나
남에게 떠넘기기
제4부 나도 말 할 수 있다
나도 말 할 수 있다
달 속에 들어가서
불룩한 주머니
엄마의 시름
르왁 커피가 일러주는 소리
제5부 웃기(고명)를 얹는 맘결
웃기(고명)를 얹는 맘결
지중했던 인연의 매듭
접속의 오류
쓸모 타령 등살에
곤란한 질문에 공정한 대답
● 서평
[2017.11.23 발행. 120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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