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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술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7-11-04 12:05:41 · 공유일 : 2017-12-21 03:42:31


진달래 꽃술 
이해숙 수필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소장하고 있는 홍해리 시인의 시집 여러 권 중 마음 가까이 닿는 시집 ≪비밀≫이 있다. 이 시집의 서문 격인 시인의 말 ‘명창정궤의 시詩를 위하여’는 작가 정신을 명쾌하게 제시한 한 편의 시詩며 시론詩論으로서 큰 감동을 주었다. 시인께서 등단하신 지 45년이 되었으니 시작詩作 햇수로는 족히 50년을 능가하리라.
  “양파는 얇고 투명한 껍질을 벗기고 나서 살진 맑은 껍질을 까고 또 까도 아무것도 없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시인(수필가)은 양파를 까는 사람이다. 양파의 바닥을 찾아야 한다. 양파의 바닥에까지 천착하며 끽고喫苦해야 한다. 철저히 벗겨 양파의 시작/ 씨앗/ 정수/ 처음을 찾아야 한다. 늘 처음처럼 시작(始作/ 試作 / 詩作)해야 한다. 시인(수필가)은 상을 타고 시비를 세우기 위해 동분하고 서주하지 말라.”
  촌음마저 다퉈 좋은 글을 쓰기에 골몰하라는 일갈이 둥둥둥 내 가슴에 북소리를 울린다.
  알콩달콩 우리말의 숨결이 자지러지는 시에 목숨을 준다는 시인! 오탁번 시인의 시집을 두루 읽다 보면 보석처럼 숨어 반짝이는 우리말을 만나는 기쁨이 크다. 굶주렸던 어린 시절, 울며 보채는 아이를 업고 어머니는 하루걸러 ‘지나다 들른 것처럼’ 진외가 대문을 들어섰다. 금세 도로 나오려는 어머니에게 “언놈이 밥 먹이고 가요!” 하며 진외당숙모는 고운 목소리로 앞늘품을 내줬단다. 밥소라에 퍼주는 따끈따끈한 밥을 하동지동 먹던 두서너 살배기 아이가 자라 시詩를 매만지는 시인詩人이 되었다. 진외당숙모를 돌이켜 생각하며 지은 시詩 <밥 냄새>를 가만가만 읊조리면 시나브로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밥때 되면 만날 온나!” 하늘 아래 이보다 더 예쁜 마음을 만날 수 있으려나? 명예와 감투에는 아랑곳없이 한 편의 시詩를 완성하기 위해 백여 번은 국어사전을 펼쳐본다는 노고가, 욕심 없이 깨끗한 맘으로 시어를 고르는 명창정궤明窓淨几 정신과 맥이 닿아 있다.
  옛날 헌책방이 인터넷 세계에서 ‘중고 도서 장터’로 변신을 했다. 올 들어 중고 책 60여 권을 구매했다. 읽고 싶어서 고르고 골라 사들인 책이련만 첫 장도 열지 못한 것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잠시 지나면 순서를 놓아 곧 만나 볼 생각이다. 연명然明 허차서許次紓의 ≪다소茶疏(차를 적음)≫도 헌책방에서 알게 된 책이다. 다도를 익힌 바 없고 찻일에 문외한이지만 책을 통해 차 정신과 차 문화를 이해하고 싶었다. 다도를 공부하는 이들이나 다례 행사를 관망하여 보면 행사를 위해 차리는 몸단장이 외양 꾸리기에 너무 급급하고 의식적인 듯이 비쳤다. 격식이 지나치면 본질을 흐리게 하려니 하는 우려로 거부감이 들었다. 함께 어울리는 흥성거림보다는, 호젓이 찻물을 끓이며 초의선사의 ‘대숲 소리 솔바람 소리’에 무젓고 싶었다.
  ≪다소茶疏≫는 1600년대 초 허차서가 저술했으나 책 발간은 그가 죽은 지 3년 후 그의 친구 도소헌이 서문을 쓰고 발간하였다. 허차서와 도소헌은 굳건한 친구로 서로 만나 차를 즐겼으며 샘을 길어 물의 품질을 탐색하고 검토하기에 몰두했다. 몸소 시험하고 익혀 자신의 비결을 서로에게 전수하였다. 이루고 터득한 이치를 허차서는 ≪다소茶疏≫에 담았다. 책에는 차의 생산지를 비롯해 제법, 찻잎 따기, 덖기, 저장, 물 가림, 끓이기, 불 살핌, 물 끓임 그릇, 차 마시는 때 등 갈피갈피 서른여섯 가지로 구분하여 기록하였다. 차 생활과 삶을 꾸림에는 공통된 바탕이 있음을 깨달았다. 따고 덖고 간수할 그릇과 두는 곳을 경계하는 그 모든 찻일, 자신의 인생을 정성 들여 갈무리하며 달금한 차로 위로하여 의욕을 다하는 일이 그것이다.
  차가 품수 좋은 물을 만나야 향기로운 좋은 차로 거듭나듯 좋은 글은 좋은 마음 밭에서 생산되리라. 글은 그 마음을 그린 그림이려니. 육우陸羽가 ≪다경茶經≫에서 이른 한결같고 정성 되며 검소하고 수수한 덕, 정행검덕精行儉德의 정신이 곧 명창정궤明窓淨几와 같은 맥락임을 감지했다. 내 미욱스런 감성과 정서의 결을 벼리고 돋우기 위해 끊임없이 읽고 쓰며 나아가야 할 일이다. 결곡하고 아름다운 운치를 마음에 들여 글로 꽃 피우는 여정. 넘치거나 지나침이 없는 담박한 생활, 이는 곧 내가 꿈꾸는 정행검덕精行儉德의 삶이리라.
이해숙, 작가의 말(책머리글) <정행검덕精行儉德의 삶을 꿈꾸다> 중에서 


           - 차    례 - 

작가의 말 | 정행검덕精行儉德의 삶을 꿈꾸다 

제1부 진달래 꽃술  
춘설春雪 
14년 만에 오른 지리산 천왕봉 
눈물, 낙타와 코끼리 
삶이란 수영장 물속 같은 것 
즐거움 
바다, 고래를 생각하며 
꼬다케 
마디게 키웠거든요 
진달래 꽃술 

제2부 겨울에 피는 꽃, 눈꽃 세상에 들다
새의 깃털처럼 
사월의 노래 
오월 편지 
여름을 살다 
추석 성묘 
산색에 젖어 
11월의 연가 
겨울에 피는 꽃, 눈꽃 세상에 들다 

제3부 집에 관한 서정
터닝 포인트 
함께 산다는 것 
가을밤 연주회 
행복한 겨울나기 
아이들이 너무 빨리 커서 아까워요 
하늘 마당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관한 서정 

제4부 오라토리오 음악회
새해를 맞으며 
나의 수필 이야기 
걷고 또 걷기 
붕어찜 
오라토리오 음악회 
큰아들이 있는 풍경 
피아노 경연대회 
배묘拜墓하다 

제5부 문학의 숲길에서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지도 밖으로의 행군 
빨강 머리 앤  
토지 
힐러리 로댐 클린턴 
편력遍歷  
실크로드 스케치 기행 
사막을 꿈꾸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남극 마라톤 

제6부 세 번째 이야기
멋진 구두쇠 
연꽃 같은 
배롱나무꽃 만발하다 
올렌카를 만나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하늘을 품은 항아리 
진정 행복한 인생이어라 
세 번째 이야기 

제7부 작품론
정치精緻한 언어의 뜰채로 엮어낸 인생 노래 
-정원정 수필집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여라≫를 읽고
명창정궤明窓淨几에 연대하여 
-조윤수 수필집 읽고

작품해설
지리산에서 만난 남편, 송천도서관에서 만난 수필 

[2017.11.01 발행. 300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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