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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5-10-03 10:50:32 · 공유일 : 2017-12-21 03:50:20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이향아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나는 평생에 한 권의 시집만 펴내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단 한 권의 시집으로 요약하기에는 내 속의 열기와 사랑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던가보다. 그리고 내 속의 환상과 동경이 너무 번화하고 복잡했던가보다.
  나는 한 때 마흔 살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마흔이 되기 전 서른아홉 살쯤에, 그 나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서, 인기 절정의 배우가 무대에서 퇴장하듯이 나는 떠나고 싶었다.
  그렇게 된다면 쇠락해 가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지 않아, 영원히 추억 속에 젊어 있을 것이라고, 그리하여 그들에게 아쉬움과 미련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야 말로 얼마나 집요한 세상에의 집착인가.
  금년 여름도 무르익어 가고 있다.
  아름다운 이 지상의 여름에 시집을 엮는 나는 과연 행복한가? 아니다. 내 가슴은 허허롭다. 그러나 사는 일이 허허롭다는 말은 사치스럽다. 영혼의 등을 높이 밝히고 더운 피를 찍어서 ´바로 이것이다´라고 가리킬 수 있는 한 편의 시를 쓰자. 시를 쓸 때마다 그것이 내 생애의 마지막 작품인 듯이 그렇게 하자.
  죽어서도 영원히 젊은 모습으로 남아 있고 싶어 했던 내 어린 시절의 치기까지도 사랑하면서 나는 부디 이후로도 많은 시를 쓰고 싶다. 그리고 이후로도 계속 살아 있음의 징표와도 같은 아름다운 시집을 엮어내고 싶다. 
  하나님, 용서하여 주소서.
  그 동안의 내 눌변은 당신의 빛나는 어휘로 덮어 주시고, 그 동안의 내 어리석은 달변은 긍휼히 여겨 주소서.
이향아, 책머리글 <시인의 말>


        - 차    례 -

책머리에 

제1부 내게도 유서를 쓰던 밤이 있었다
개망초꽃 칠월  
가을 풍경화 
축하하고 싶다 
여름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름 
유서를 쓰던 밤 
불구경 
새 동네로 따라온 달 
오동꽃 다시 피었다 
하산하려고 하네 
잠옷을 갈아입으며 
어느 날 때가 되면 
빨래를 널고서 
어머니의 밥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노중에 있다 
냉잇국을 마시며 

제2부 저녁선창 불빛을 바라다보며
누가 날 찾나 보다 
그 시절 새벽 
세상의 후미진 곳에서 
풀숲은 밤으로 
축배 
바다는 갈가마귀 소리로 
어디서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 
잎새에게 
들판 속으로 
지하도에 내려서면 
일과 사랑 1 
일과 사랑 2 
일과 사랑 3 
일과 사랑 4 
일과 사랑 5 
일과 사랑 6 
일과 사랑 7 
일과 사랑 8 
일과 사랑 9 

제3부 지금은 그대를 사랑할 때
낙원은 낯설지 않다 
하강 
바람은 숲으로 모인다 
8월에는 
화정동에서 쌍촌동까지 
오늘 잠은 오늘 잠들자 
다시 고호에게 
그 남자 고호 
시들고 있다 
비운 항아리처럼 
안녕하십니까, 고갱씨 
황색 그리스도 
타히티의 길 
목매단 사람의 집 
앙금과 검불 사이 
일상의 빌라도 
이방인, 차이코프스키 
왕이신 당신 
지금은 그대를 사랑할 때 
울음처럼 깊은 말로 

제4부 이 세상 끝까지 걸어가고 싶다
소련의 젖은 흙 
시낭독회 
아라이 모로즈 
발트해를 바라보며 
알마아타 
페테르부르크 
사과꽃 
서커스의 곰 
파스테르나크 씨에게 
페레델키노 
내가 모스크바에서 돌아올 때 
징기스칸 
마유주 
잘하신 일입니다, 할아버지 
들판의 천막집 
고비사막을 지나며 
몽고 인상 
몽고는 거기 있더라 
그 나라의 속도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었다 
세계를 걸어서 
빨강색에 대하여 
이빨 빠진 접시 

시작노트 | 나의 시, 나의 삶 

[2015.10.01 발행. 107쪽. 정가 5천원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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