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루보의 말처럼/ 시는 추억 위로 던져진 빛이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우물곁에/ 포도나무를 한 그루 심으셨다/ 우물 속엔 항상 그리움의 두레박이 있다/ 언제든지 줄만 끌어올리면 포도 한 알씩 담겨온다/ 포도 알을 정성껏 모아모아 건포도를 만들어/ 반찬 없이 먹을 수 있는 약밥을 지어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詩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약밥 한 그릇 고봉으로 담아/ 백수의 어머니께 바친다.
― 호정 이아영, 책머리글 <시인의 말>
한국 시가에 있어서 종교적 상상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불교적 상상력은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폭넓고 친숙하게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종교 이상의 힘을 가지고 우리 생활의 근저를 감싸고 있는 아우라라고 해도 과인이 아니다, 여행 중에 어느 산사山寺를 들르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봐도 이점은 쉽게 수긍이 간다. 꼭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우리는 경내를 들러보고 그 문화에 대해 살피고 생각하는 얘기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불교는 우리 민족에게는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기층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폭넓은 기층문화로서의 불교를 생각하자면 문학작품에서도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리란 짐작이 가능하지만, 정작 불교 문학은 그렇게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연원적으로 보자면 불교는 주도적 장르의 위치를 확고히 했던 신라의 향가를 거쳐 고려시대에 찬란히 꽃 피웠다고 볼 수 있고 점차적으로 그 위상은 위축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근대문학에 일찍이 만해와 같은 출중한 시인이 있어 대중적이면서도 크게 사랑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이상스러울 정도로 위축되어가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다. 무슨 이유로 소재적으로는 많이 등장하고 보편화 되어 있는데 전문적인 작품은 창작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에 들이 무산霧山 조오현의 『절간 이야기』, 『비슬산 가는 길』 등의 시집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반열에 드는 훌륭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만해나 무산이 스님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일반인들에게 불교문학이 그저 마음의 위안을 삼는 정도로 만족해야하는 상황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의심해오던 차였다.
그런데 여기 이아영의 시집 원고를 받아들고 나는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는 일반 신도로서 불교적 상상력을 시를 통해 구체적이고 명징하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였다.
― 이지엽(시인. 경기대 교수), 해설 <친숙하고, 깊고, 새로운 불교적 상상력> 중에서
- 차 례 -
시인의 말
추천사 | 사단법인 한국불교금강선원 총재 활안 한정섭
축찬시 | 爲金鎭闕博士令室 湖淨李雅英詩人丈室_蓮邦學人 安鏡牛
제1부 일원상
일원상
어느 나뭇잎
돌밭에 갔다가
목젖에 걸린 설련화
무착사의 풍경소리
영락원에 매달린 거미 두 마리
한 잔의 거품
간판들의 멋
5월의 화답
두리안
참문
신발을 머리에 얹고
경관 한 장 머리에 이다
옥비녀꽃
돌확 속의 지구본
제2부 오색 그물
불성
작은 기쁨
수종사에서
스크랩을 하면서
오색 그물
나비난초
내 무덤 앞에 와서
어떤 주검의 도장
오디
상락향에 수국꽃 피고 지는 날
무공적
여백의 노래
발자국 하나
구묘지향
제3부 눈부처
그루터기
눈부처
詩에게 부침
천강의 달빛
딸 생각
간밤에 무슨 일이
가을 엽서
평화리 1
평화리 2
평화리 3
달맞이꽃
쟁기질하는 설녀
벽화
이 뭣 고
지리산행
제4부 적묵당
적묵당
세상 밖의 날개
길
맨드라미
뗄 수 없는 변기
새벽 기도
염불 삼매
연인이란
억새꽃
수련
그럴 수밖에 없지
꿈 길
미스터페오에서
꽃 발 게
어느 봄날에
제5부 천진동자
말하는 숲
한결
천진동자
며늘아기에게
산행
하늘지기에서
송화가 날면 오디 익는다
가을나비
환생
금 줄 두른 선비화
매자나무
빈자의 꽃등
주홍색 길을 걷고 싶다
청평사의 회전문
특수학교의 선남선녀
돌확 속의 지구본
이아영 시집(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자크 루보의 말처럼/ 시는 추억 위로 던져진 빛이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우물곁에/ 포도나무를 한 그루 심으셨다/ 우물 속엔 항상 그리움의 두레박이 있다/ 언제든지 줄만 끌어올리면 포도 한 알씩 담겨온다/ 포도 알을 정성껏 모아모아 건포도를 만들어/ 반찬 없이 먹을 수 있는 약밥을 지어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詩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약밥 한 그릇 고봉으로 담아/ 백수의 어머니께 바친다.

― 호정 이아영, 책머리글 <시인의 말>
한국 시가에 있어서 종교적 상상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불교적 상상력은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폭넓고 친숙하게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종교 이상의 힘을 가지고 우리 생활의 근저를 감싸고 있는 아우라라고 해도 과인이 아니다, 여행 중에 어느 산사山寺를 들르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봐도 이점은 쉽게 수긍이 간다. 꼭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우리는 경내를 들러보고 그 문화에 대해 살피고 생각하는 얘기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불교는 우리 민족에게는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기층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폭넓은 기층문화로서의 불교를 생각하자면 문학작품에서도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리란 짐작이 가능하지만, 정작 불교 문학은 그렇게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연원적으로 보자면 불교는 주도적 장르의 위치를 확고히 했던 신라의 향가를 거쳐 고려시대에 찬란히 꽃 피웠다고 볼 수 있고 점차적으로 그 위상은 위축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근대문학에 일찍이 만해와 같은 출중한 시인이 있어 대중적이면서도 크게 사랑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이상스러울 정도로 위축되어가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다. 무슨 이유로 소재적으로는 많이 등장하고 보편화 되어 있는데 전문적인 작품은 창작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에 들이 무산霧山 조오현의 『절간 이야기』, 『비슬산 가는 길』 등의 시집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반열에 드는 훌륭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만해나 무산이 스님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일반인들에게 불교문학이 그저 마음의 위안을 삼는 정도로 만족해야하는 상황으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의심해오던 차였다.
그런데 여기 이아영의 시집 원고를 받아들고 나는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는 일반 신도로서 불교적 상상력을 시를 통해 구체적이고 명징하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였다.
― 이지엽(시인. 경기대 교수), 해설 <친숙하고, 깊고, 새로운 불교적 상상력> 중에서
- 차 례 -
시인의 말
추천사 | 사단법인 한국불교금강선원 총재 활안 한정섭
축찬시 | 爲金鎭闕博士令室 湖淨李雅英詩人丈室_蓮邦學人 安鏡牛
제1부 일원상
일원상
어느 나뭇잎
돌밭에 갔다가
목젖에 걸린 설련화
무착사의 풍경소리
영락원에 매달린 거미 두 마리
한 잔의 거품
간판들의 멋
5월의 화답
두리안
참문
신발을 머리에 얹고
경관 한 장 머리에 이다
옥비녀꽃
돌확 속의 지구본
제2부 오색 그물
불성
작은 기쁨
수종사에서
스크랩을 하면서
오색 그물
나비난초
내 무덤 앞에 와서
어떤 주검의 도장
오디
상락향에 수국꽃 피고 지는 날
무공적
여백의 노래
발자국 하나
구묘지향
제3부 눈부처
그루터기
눈부처
詩에게 부침
천강의 달빛
딸 생각
간밤에 무슨 일이
가을 엽서
평화리 1
평화리 2
평화리 3
달맞이꽃
쟁기질하는 설녀
벽화
이 뭣 고
지리산행
제4부 적묵당
적묵당
세상 밖의 날개
길
맨드라미
뗄 수 없는 변기
새벽 기도
염불 삼매
연인이란
억새꽃
수련
그럴 수밖에 없지
꿈 길
미스터페오에서
꽃 발 게
어느 봄날에
제5부 천진동자
말하는 숲
한결
천진동자
며늘아기에게
산행
하늘지기에서
송화가 날면 오디 익는다
가을나비
환생
금 줄 두른 선비화
매자나무
빈자의 꽃등
주홍색 길을 걷고 싶다
청평사의 회전문
특수학교의 선남선녀
해설 | 친숙하고, 깊고, 새로운 불교적 상상력_이지엽
[2012.08.30 발행. 133페이지. 정가 3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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