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목마다 이렇게 살아가는 길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어떤 삶이 보람 있고 아름다운가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안다고 여긴다. 상실의 계단에서도 남아 있는 한줌의 수확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는 황혼에서 창작의 고통과 희열은 또 나만의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낡은 집을 수리하는 목공이 길가에서 나무들을 손질하며 작업을 하는 옆으로 걸어가는데 나무의 냄새가 난다. 나무가 톱에 잘리 우면서 톱밥이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땅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저 나무가 자라서 저런 재목으로 쓰이기까지 여정이 떠오른다. 나무의 쓰임은 사람의 생활에 얼마나 다양한가. 자라면서 탄소동화작용으로 공기를 정화시키고 더운 계절에는 그늘을 만들어주며 나무로 건축물을 짓는 경우는 물론이고 소소한 생활용구도 헤일 수 없지만 종이를 만들어 우리에게 공헌하는 일은 실로 놀랍지 아니한가. 이제는 종이가 필요 없는 전자책을 저술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독자는 그래도 종이책으로 만나야 하는 공존의 시대에 서 있다.
작가의 정서는 내면에 적절하게 내장되어 있다. 한 생애를 통하여 만났던 일들을 침묵하면서 담아내는 창작 작업은 한 순간을 잡아두는 언어의 위력을 펼치게 된다. 늘 감정 다발의 압축과 긴장의 감각을 언어가 과잉되는 것을 경계하고, 방법을 모색하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른다. 태만함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창작의 열정이 녹아진 글이 모여서 또 묶어서 책자를 만드는 기쁨은 자식을 얻는 것과 비슷하다. 공허한 순간에 나 자신을 보듬어주는 문학의 길을 사랑하게 된다. 매혹적인 나만의 주관성이 없는 보편적인 글이라도 사랑한다. 문학이 있기에 나만의 삶의 상처도 덮어버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족한 불균형도 감내하게 된다. 오랜 투병의 남편을 간병하면서 이글을 쓴다. 그의 고통을 눈으로 보면서 이 글을 쓰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남편이다. 활동적인 생활이 환경에 순응하면서 나름대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 <머리에 두는 글> 중에서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그늘 사냥꾼
그늘 사냥꾼
다 놓고 쉬어가다 달 가는 길
거기에 가려면
늪에 숨다
고무줄의 탄력처럼
막다른 길에
긍정의 가교
개운하다는 기분
고운 식물원에 초연 김은자 나무
제2부 석상의 염화미소
석상의 염화미소
나무는
느닷없는 일들
닮은 누에 손가락
시간이 미끄러진다
들꽃의 밀어
마름질
맛의 기억을 붙잡고
몰입
무명을 딛고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제3부 행간에 놓이는 유서
행간에 놓이는 유서
무창포의 밤
문제의 화근은 윗자리에
보령의 하늘 아래
복숭아 쥬스
사유의 근육
얼굴은
축하 너스레
허공을 더듬는 갈증
허기를 채우려
제4부 목숨의 잔고
목숨의 잔고
경동시장에는
그때 그랬을 걸
그림자가 먹는 그늘
기다림이 숨고
나의 지지자
눈물아
면역력 투정
모자 쓴 모습
산야초의 묵시적 언어
제5부 연민에 갇혀
연민에 갇혀
세상에서 내가 없어진들
시와 어머니
신발 문수만큼
신음의 절정
애절한 사랑
엄지로 흐르는 폐의 기운
여자로 태어나려면
열등감의 추한 바람
오토와노 다키
제6부 인격의 풍화작용
인격의 풍화작용
초년 성공을 경계
추억 창고
편도선이 투정 부리면
풍경소리와 모정
하얀 집회
긍정의 꽃
흐름에 합류
요양 병원의 로맨스
의무
그늘 사냥꾼
초연 김은자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삶의 길목마다 이렇게 살아가는 길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어떤 삶이 보람 있고 아름다운가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안다고 여긴다. 상실의 계단에서도 남아 있는 한줌의 수확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는 황혼에서 창작의 고통과 희열은 또 나만의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낡은 집을 수리하는 목공이 길가에서 나무들을 손질하며 작업을 하는 옆으로 걸어가는데 나무의 냄새가 난다. 나무가 톱에 잘리 우면서 톱밥이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땅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저 나무가 자라서 저런 재목으로 쓰이기까지 여정이 떠오른다. 나무의 쓰임은 사람의 생활에 얼마나 다양한가. 자라면서 탄소동화작용으로 공기를 정화시키고 더운 계절에는 그늘을 만들어주며 나무로 건축물을 짓는 경우는 물론이고 소소한 생활용구도 헤일 수 없지만 종이를 만들어 우리에게 공헌하는 일은 실로 놀랍지 아니한가. 이제는 종이가 필요 없는 전자책을 저술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독자는 그래도 종이책으로 만나야 하는 공존의 시대에 서 있다.
작가의 정서는 내면에 적절하게 내장되어 있다. 한 생애를 통하여 만났던 일들을 침묵하면서 담아내는 창작 작업은 한 순간을 잡아두는 언어의 위력을 펼치게 된다. 늘 감정 다발의 압축과 긴장의 감각을 언어가 과잉되는 것을 경계하고, 방법을 모색하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른다. 태만함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창작의 열정이 녹아진 글이 모여서 또 묶어서 책자를 만드는 기쁨은 자식을 얻는 것과 비슷하다. 공허한 순간에 나 자신을 보듬어주는 문학의 길을 사랑하게 된다. 매혹적인 나만의 주관성이 없는 보편적인 글이라도 사랑한다. 문학이 있기에 나만의 삶의 상처도 덮어버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족한 불균형도 감내하게 된다. 오랜 투병의 남편을 간병하면서 이글을 쓴다. 그의 고통을 눈으로 보면서 이 글을 쓰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남편이다. 활동적인 생활이 환경에 순응하면서 나름대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 <머리에 두는 글> 중에서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그늘 사냥꾼
달 가는 길
그늘 사냥꾼
다 놓고 쉬어가다
거기에 가려면
늪에 숨다
고무줄의 탄력처럼
막다른 길에
긍정의 가교
개운하다는 기분
고운 식물원에 초연 김은자 나무
제2부 석상의 염화미소
석상의 염화미소
나무는
느닷없는 일들
닮은 누에 손가락
시간이 미끄러진다
들꽃의 밀어
마름질
맛의 기억을 붙잡고
몰입
무명을 딛고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제3부 행간에 놓이는 유서
행간에 놓이는 유서
무창포의 밤
문제의 화근은 윗자리에
보령의 하늘 아래
복숭아 쥬스
사유의 근육
얼굴은
축하 너스레
허공을 더듬는 갈증
허기를 채우려
제4부 목숨의 잔고
목숨의 잔고
경동시장에는
그때 그랬을 걸
그림자가 먹는 그늘
기다림이 숨고
나의 지지자
눈물아
면역력 투정
모자 쓴 모습
산야초의 묵시적 언어
제5부 연민에 갇혀
연민에 갇혀
세상에서 내가 없어진들
시와 어머니
신발 문수만큼
신음의 절정
애절한 사랑
엄지로 흐르는 폐의 기운
여자로 태어나려면
열등감의 추한 바람
오토와노 다키
제6부 인격의 풍화작용
인격의 풍화작용
초년 성공을 경계
추억 창고
편도선이 투정 부리면
풍경소리와 모정
하얀 집회
긍정의 꽃
흐름에 합류
요양 병원의 로맨스
의무
● 서평
[2018.07.10 발행. 96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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