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생활/문화 > 문학 > 칼럼
기사원문 바로가기
<강원구박사의 閑談>초(楚)나라 장왕(庄王)의 지혜
장왕(庄王)왈 "여자가 자신의 정조를 뽐내기 위하여 신하의 얼굴에 먹칠을 할 필요는 없느니라."
repoter : 강원구 ( yug42@naver.com ) 등록일 : 2019-04-07 17:54:30 · 공유일 : 2019-04-07 18:06:41
어느 해 초(楚)나라 장왕(庄王)이 설날을 맞이하여 연회를 베풀고 신하들을 초대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을 맞이하는 연회석은 그야말로 떠들썩하였는데 천하일색의 미녀들이 술까지 따라주는 터라 연회석은 더욱더 흥청거렸다.

이윽고 밤도 점차 깊어가고 연회도 끝나 그 동안 환하게 켜놓았던 촛불도 하나 둘 꺼져갔다. 연회석은 삽시간에 어둑어둑해졌다. 이때 어느 한 신하가 술김에 미녀의 옷자락을 슬쩍 당겼다.

미녀는 너무 놀라 그 신하의 모자 끈을 홱 잡아채며 고함을 질렀다.
"누가 망측한 짓을 해요? 촛불을 켜야겠어요!" 신하들이 웅성거렸다. "아니 무슨 일이요?" "누가 음탕한 짓을 한 거 아니요?" 초장왕이 위엄있게 말했다.

"여자가 자신의 정조를 뽐내기 위하여 신하의 얼굴에 먹칠을 할 필요는 없느니라." 하더니 이내 명령을 내렸다. "오늘 저녁 여기서 술을 마신 신하들은 모두 모자 끈을 끊어버리도록 하오!" 왕의 어명이라 신하들은 무슨 영문인지로 모른 채 일제히 모자 끈을 끊고 숨을 죽이며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초나라 장왕이 다시 촛불을 켜라고 하자 하녀들이 촛불을 켰다. 연회장은 다시금 환해졌다. 그 미녀는 그때까지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러나 신하들의 모자 끈이 모두 끊어져 있었으므로 도대체 누가 자기의 옷자락을 당겼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장왕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자, 이제 신하들은 시름을 놓고 집으로 돌아들 가게나!" 여러 신하들은 한시름을 놓은 듯 환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후 초(楚)나라에서 정(鄭)나라를 공격했는데 누군가가 맨 앞장서서 용감하게 싸웠다.

그 사람은 무려 다섯 차례의 돌격에서 매번 앞장을 서서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이끌어냈다. 전투가 끝난 후 조사해 본 결과 그 사람이 바로 설날 맞이 연회석에서 미녀의 옷자락을 당겼던 신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9년 4월 8일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


상호명:(주) 이데이뉴스 | 제호: 이데뉴스닷컴 | 사업자번호 : 409-86-29149 주소: 광주광역시 북구 북동 4-9번지 2층 / 북구 금재로75번길 21. 2층(북동) 등록번호: 광주 아-00144 | 등록일: 2005년 10월 4일 | 발행인/편집인: 강대의(010-4192-5182)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대의 (010-4192-5182) | 제보 및 각종문의 : (062)673-0419(代) | FAX : (062)456-5181 Copyright(c) 2016 :::이데이뉴스닷컴::: All rights reserved.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