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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박사의 閑談>공자(孔子) 제자 자공(子貢)과 마부(馬夫)
현명한 사람들은 일을 시킬 때도 사람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고 올바르게 다스릴 줄 알아
repoter : 강원구 ( yug42@naver.com ) 등록일 : 2019-03-12 17:35:34 · 공유일 : 2019-05-29 00:23:46
춘추전국시대 공자(孔子)는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방랑(放浪) 생활을 하였다. 길을 가던 중 그가 조그마한 실수를 저질렀다.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이 어느새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뜯어 먹어 못 쓰게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화가 난 농부가 무작정(無作定) 말을 끌고 가버렸다. 공자가 말했다.

“누가 가서 말을 찾아오겠느냐?” “예,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원래 말주변이 좋은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선뜻 나섰다. 마부(馬夫)도 뒤지려 하지 않으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말을 잘 지켜보지 못했으므로 저의 탓이오니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자공과 마부는 서로 말을 찾아오겠노라 했다. 공자가 말했다. “그래도 자공이 먼저 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자공은 제법 어깨를 으쓱이며 농부를 찾아갔다.


그런데 자공이 입술이 마르고 닳도록 얘기하고 설득(說得)을 했지만, 농부는 말을 돌려주지 않았다. 풀이 죽어서 되돌아온 자공의 얘기를 들은 공자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상대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써 상대(相對)를 설득시키려 하는 것은 마치 소와 말, 양을 잡아 산짐승에게 제사를 지내려는 것과 같으며, 아름다운 음악(音樂)을 새에게 들려주는 것과 같다. 그러니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을 마친 공자는 이번에는 마부를 보냈다.


마부가 농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 똑같은 농부요. 제가 깜빡 조는 사이에 말이 밭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말을 데려가지 않으면 저는 혼이 납니다. 정말 죄송(罪悚)합니다” 라는 마부의 말을 들은 농부는 언제 화를 냈던가 싶게 허허 웃으며 즉시 말을 돌려주는 것이었다.


사람은 언제나 동업자와 잘 어울리는 법이다.
농부 앞에서 ‘시(詩)’와 ‘서(書)’의 도리(道理)를 말하는 것은 무능한 선비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불과하다. 마부의 말은 매우 솔직(率直)했다.


설령 자공이 마부처럼 말을 했다 하여도 농부는 여전히 듣기 싫어했을 것이다.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 한 사람은 깔끔한 선비차림이고, 한사람은 우직(愚直)한 농부인지라, 애당초 서로 어울리지가 않는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공자는 처음부터 마부를 보내지 않고, 자공이 나서는 것을 막지 않았을까?
공자가 먼저 마부를 보냈다면 자공이 속으로 불만(不滿)을 품을 수가 있다. 자공이 실패(失敗)하여야만 비로소 마부가 능력(能力)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공자와 같은 현명한 사람들은 일을 시킬 때도 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올바르게 다스릴 줄 알았다.

2019년 3월 12일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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