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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금호산업, 박삼구 그룹회장의 ‘제2창업’ 발목 잡나?
부채비율 1400% ‘훌쩍’… ‘안방(광주ㆍ전남)’서도 위태위태
repoter : 정훈 기자 ( whitekoala@naver.com ) 등록일 : 2014-05-15 17:13:14 · 공유일 : 2014-06-10 11:35:02


[아유경제=정훈 기자] 막대한 빚에 허덕이는 금호산업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올해 초 선언한 `제2창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안방`인 광주ㆍ전남 지역에서도 입지가 예전만 못하는 평가가 늘면서 박삼구호(號)에 항로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올해 목표로 제시하며 `제2창업`을 선언했다. 특히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임에도 불구하고 5년째 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해 온 터라 이 같은 선언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2014년이 1/3 이상 지난 5월 현재. 박 회장의 `제2창업`은 구호에 그쳤다는 평가 속에 그 의미가 퇴색된 상태다. 이러한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금호산업의 엄청난 빚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호산업의 자본은 약 1078억원에 불과했으나 부채는 1조6006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 1483.6%는 30대 그룹 건설 계열사 가운데 신세계건설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파악됐다. 이는 부채비율이 272.8%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금호산업의 부채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경우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작년 말 부채 총액이 2011년 말 대비 50%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건설사들의 `돈줄`이나 다름없는 주택시장, 특히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신규 분양이 사실상 휴업 상태라 당분간 특기할 만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돈줄이 마른 상태에서 과거 수주해 놓은 곳에 대해서는 `채무보증` 등을 통해 잠재적인 재무 위협 요소를 안고 있는 형국이라 운신의 폭이 더욱 좁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호산업 건설사업부(금호건설) 이사회는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돈암5구역 재개발 수분양자에 대해 약 352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는 당시 자기자본(약 1661억원)의 20%가 넘는 액수다. 이외에도 도시정비사업에서 금호산업이 채무보증을 선 곳은 ▲서울 서대문구 무궁화단지 재건축(수분양자에 대한 보증 포함) 약 965억원 ▲전북 익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약 183억원 등 3곳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정비사업 사실상 `개점휴업`
도급순위 하락세… 호반건설에도 밀리나?
`실탄`이 부족해 신규 수주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금호산업은 작년에 ▲전북 군산 나운주공2단지 재건축과 ▲부산 수영구 삼익빌라 재건축 등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는 현재까지 신규 확보 물량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올 들어 현장설명회에 참가한 곳은 대우건설이 기득권을 쥐고 있던 과천 주공7-1단지 재건축이 대표적으로 꼽힐 만큼 수주 활동에 소극적"이라며 "최근 분양 절차를 진행 중인 `홍제 금호어울림`과 `길음역 금호어울림`의 경우 청약접수까지는 성공한 듯 보이나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계약에 있어서는 미분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오는 19~21일로 예정된 계약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사업 부문에서도 딱히 이렇다 할 수주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해외 진출이나 신규 수주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공동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지만 행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 수주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호산업의 위상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시공능력 평가순위(이하 도급순위)다. 금호산업은 작년 도급순위 18위를 기록했다. 2011년 13위에서 2012년 16위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안방`이나 다름없는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2위 업체인 호반건설에도 수위 자리를 내줄 것이란 재계 안팎의 전망은 금호산업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기업인 금호산업은 1946년 설립된 광주택시를 그 모태로 하고 있는 만큼 광주ㆍ전남 지역은 금호산업의 `홈그라운드`인 셈인데 이같이 상징적인 곳에서 호반건설에 밀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금호산업, 나아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진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호반건설은 지난 수년간 자체 사업 비중을 높이고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운영해 올해 도급순위 2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면서 "반면 금호산업의 행보는 호반건설의 그것과는 다소 상반돼 광주ㆍ전남 지역에서의 1위 수성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가는 하락… `안전경영`-`윤리경영`도 흔들
업계, "환골탈태 각오로 뛰어라" 주문
위상 추락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금호산업의 15일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 떨어진 1만1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놓고 재계 안팎에는 `출자전환(금융기관이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를 조정하는 것)`과 `감자(減資ㆍ주식회사 등이 결손 보전을 위해 자본 총액을 줄이는 일)`의 여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금호산업의 `미래가치`를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만연해 있다.
여기에 ▲작년 말 경기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인부 사망 사고로 도마에 오른 금호산업의 `부실한 안전 관리`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에서 이른바 `들러리` 업체로 참가해 입찰 담합 의혹을 받으면서 생채기를 입은 원일우 금호건설 사장의 `윤리경영` 등도 경영 정상화를 꿈꾸는 금호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업계는 금호산업이 그룹 주력 회사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제2창업`을 실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제까지의 보수적인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각오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워크아웃을 기필코 졸업하게 하자"던 박삼구 그룹 회장의 일성이 `공수표`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금호산업이 과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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