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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들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버린 부부… 4년 만에 덜미
repoter : 조은비 기자 ( qlvkbam@naver.com ) 등록일 : 2019-07-16 17:37:55 · 공유일 : 2019-07-16 20:02:09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자폐증세가 있는 친아들을 `코피노(한국-필리핀 혼혈아)`라고 속여 필리핀 보육원에 유기한 한의사 부부가 4년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필리핀 보육원에 유기하기 전 국내 어린이집, 사찰 등에 방치했던 혐의도 받고 있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한의사인 아버지 A(47)씨를 구속하고 어머니 B(4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소아조현병을 앓던 아들 C(당시 10세)군을 2011년 경남의 한 어린이집에 맡겼다. 이어서 2012년에는 충북 사찰에, 2014년 11월에는 필리핀 현지 한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보육원에 맡겼다.

A씨는 당시 필리핀 선교사에게 C군을 자신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코피노`라고 속인 뒤 양육비 3900만 원을 건네며 아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국에 앞서 선교사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C군의 이름을 개명하고, 귀국을 막기 위해 C군의 여권을 빼앗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이후 C군은 필리핀 선교사의 보육원과, 캐나다인이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약 4년을 전전했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왼쪽 눈이 실명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

이에 보육원장의 한국인 지인이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에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주 필리핀 한국 대사관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C군을 한국으로 데려와 조사 끝에 A씨를 붙잡았다.

부산지검은 "아이가 필리핀에 가기 전에는 경도의 자폐 수준에 불과했는데 필리핀 보육원에서 4년을 전전하면서 중증도의 정신분열로 악화했다"라며 "아이의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해 A씨 부부에게 아동유기 혐의를 추가했다.

A씨는 검찰에 "아들이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스테이를 보냈고, 영어 능통자를 만들고자 필리핀에 유학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현재 정신병원에서 가정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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