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학형 기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일찌감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의 재선 도전을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누가 저지할 것인가 하는 구도로 짜여 있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7선의 관록과 대선 출마 경험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정몽준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당사자의 뜻과 상관없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 매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의 수장직이란 그런 자리였다. 이 점에는 다른 두 후보가 더 있으나 이 두 후보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포함해서 별 다른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7번, `신의 경지` 오른 정몽준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부터 정치적인 지향까지 확연히 다른 색깔을 지녔다.
재벌가 출신의 정 후보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아들(장녀 포함 여섯째)이다.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던 정 회장이 전국구 의원을 거치긴 했지만 대권 도전에 실패한 반면, 정 후보는 아버지보다 앞선 1988년 13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내리 7번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신의 경지`라 불리는 `7선`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정 후보와 같은 당의 서청원 의원뿐일 정도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또한 정 후보는 지난 수십 년간 국회의원 재산순위에서 1위를 놓지 않은 부자 중의 부자다. 지난 15일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2조396억 원으로 세금 납부액만 463억 원에 이른다. 정 회장으로부터 현대중공업을 물려받은 정 후보는 정치에 몸담으며 고문직을 거쳐 2002년 경영에서 완전히 손 뗐으나 여전히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다.
이 같은 정 후보의 `부자` 이미지는 그동안의 선거에서 매번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다. 더구나 이번엔 상대 후보가 `서민`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 점이 부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 후보는 16대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가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로 중도 포기했던 것을 제외하곤 특별히 패배한 적이 없는 저력을 갖고 있다. 이미 노출된 약점이 새롭게 표심에 작용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박원순, 시민운동가 출신 `빚쟁이 시장`
박원순 후보는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 운동가 출신으로,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이끌었던 `소액주주 권리 찾기`, `낙천‧낙선 운동` 등은 시민운동계에서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당시까지만 해도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 후보는 안철수 현 의원과의 사실상 단일화라고 할 수 있는 불출마를 이끌어 내면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당선 뒤에도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여성과 장애인 등 상대적 약자를 위한 정책으로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아들의 병역사항(공군 입대 후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 조치)이 문제가 된 바 있으나 검찰에서 무혐의로 판결났다. 이처럼 선거를 통해 검증을 거친 바 있지만 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횟수였던 만큼, 개인적인 흠결이나 도덕성 등에 또 다른 문제 또는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이하게도 박 후보는 8495만 원의 세금을 납부했으나, 올해 107만 원을 체납 중이다. 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재산액은 마이너스 6억 8600억 원이다. 체납액이 있긴 하지만 빚이 더 많은데도 세금은 납부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대결, 박원순 앞서…맹추격하던 정몽준 `주춤`
정 후보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출마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박원순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줄곧 뒤져 있었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서면서 격차를 오차범위 안으로 줄일 정도로 맹추격했다. 4월 14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48.5%를 얻어 박 후보(45.5%)를 추월하기까지 했다. 그 즈음 다른 조사에서는 조금 열세였으나 지지율 상승 곡선만큼은 정 후보의 것이 가팔랐다.
하지만 정 후보의 막내 아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미개한 국민` 발언을 한 뒤 판세는 달라졌다. 부인의 구설수까지 더해서.
세월호 참사 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던 구도는 다시 박 후보가 10~20%포인트 가량 앞서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앞서 정 후보가 역전한 결과로 가장 높은 지지율이 나타났던 조선일보 여론조사도 한 달 뒤인 5월 14일에는 20.4%(박원순 53.3%)까지 곤두박질쳤다. 조사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4월 초까지 상승하던 정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떨어지는 추세인 것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 키워드 `세월호·무당층·투표율`
따라서,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는 이른바 `세월호 민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선거 자체에 냉소적인 `무당층`에서 얼마만큼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투표율과 함께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세월호 민심`은 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고 할 수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정 후보의 대응에 따라 지지율 추이가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를 만회할지 더욱 악화시킬지 여부는 정 후보에게 달려있다.
반대로 박 후보의 지지율은 올랐지만 정 후보가 잃은 표심에 해당하는 만큼은 아닌 것으로 미뤄 볼 때 30퍼센트 가량으로 추정되는 무당층의 행보가 승패를 가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많은 고연령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고, 진보성향이 다수인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어떤 연령층이 더 많이 투표소를 찾을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일찌감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의 재선 도전을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누가 저지할 것인가 하는 구도로 짜여 있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7선의 관록과 대선 출마 경험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정몽준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당사자의 뜻과 상관없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 매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의 수장직이란 그런 자리였다. 이 점에는 다른 두 후보가 더 있으나 이 두 후보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포함해서 별 다른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7번, `신의 경지` 오른 정몽준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부터 정치적인 지향까지 확연히 다른 색깔을 지녔다.
재벌가 출신의 정 후보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아들(장녀 포함 여섯째)이다.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던 정 회장이 전국구 의원을 거치긴 했지만 대권 도전에 실패한 반면, 정 후보는 아버지보다 앞선 1988년 13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내리 7번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신의 경지`라 불리는 `7선`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정 후보와 같은 당의 서청원 의원뿐일 정도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또한 정 후보는 지난 수십 년간 국회의원 재산순위에서 1위를 놓지 않은 부자 중의 부자다. 지난 15일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2조396억 원으로 세금 납부액만 463억 원에 이른다. 정 회장으로부터 현대중공업을 물려받은 정 후보는 정치에 몸담으며 고문직을 거쳐 2002년 경영에서 완전히 손 뗐으나 여전히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다.
이 같은 정 후보의 `부자` 이미지는 그동안의 선거에서 매번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다. 더구나 이번엔 상대 후보가 `서민`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 점이 부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 후보는 16대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가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로 중도 포기했던 것을 제외하곤 특별히 패배한 적이 없는 저력을 갖고 있다. 이미 노출된 약점이 새롭게 표심에 작용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박원순, 시민운동가 출신 `빚쟁이 시장`
박원순 후보는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 운동가 출신으로,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이끌었던 `소액주주 권리 찾기`, `낙천‧낙선 운동` 등은 시민운동계에서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당시까지만 해도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 후보는 안철수 현 의원과의 사실상 단일화라고 할 수 있는 불출마를 이끌어 내면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당선 뒤에도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여성과 장애인 등 상대적 약자를 위한 정책으로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아들의 병역사항(공군 입대 후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 조치)이 문제가 된 바 있으나 검찰에서 무혐의로 판결났다. 이처럼 선거를 통해 검증을 거친 바 있지만 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횟수였던 만큼, 개인적인 흠결이나 도덕성 등에 또 다른 문제 또는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이하게도 박 후보는 8495만 원의 세금을 납부했으나, 올해 107만 원을 체납 중이다. 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재산액은 마이너스 6억 8600억 원이다. 체납액이 있긴 하지만 빚이 더 많은데도 세금은 납부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대결, 박원순 앞서…맹추격하던 정몽준 `주춤`
정 후보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출마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박원순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줄곧 뒤져 있었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서면서 격차를 오차범위 안으로 줄일 정도로 맹추격했다. 4월 14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48.5%를 얻어 박 후보(45.5%)를 추월하기까지 했다. 그 즈음 다른 조사에서는 조금 열세였으나 지지율 상승 곡선만큼은 정 후보의 것이 가팔랐다.
하지만 정 후보의 막내 아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미개한 국민` 발언을 한 뒤 판세는 달라졌다. 부인의 구설수까지 더해서.
세월호 참사 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던 구도는 다시 박 후보가 10~20%포인트 가량 앞서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앞서 정 후보가 역전한 결과로 가장 높은 지지율이 나타났던 조선일보 여론조사도 한 달 뒤인 5월 14일에는 20.4%(박원순 53.3%)까지 곤두박질쳤다. 조사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4월 초까지 상승하던 정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떨어지는 추세인 것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 키워드 `세월호·무당층·투표율`
따라서,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는 이른바 `세월호 민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선거 자체에 냉소적인 `무당층`에서 얼마만큼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투표율과 함께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세월호 민심`은 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고 할 수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정 후보의 대응에 따라 지지율 추이가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를 만회할지 더욱 악화시킬지 여부는 정 후보에게 달려있다.
반대로 박 후보의 지지율은 올랐지만 정 후보가 잃은 표심에 해당하는 만큼은 아닌 것으로 미뤄 볼 때 30퍼센트 가량으로 추정되는 무당층의 행보가 승패를 가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많은 고연령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고, 진보성향이 다수인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어떤 연령층이 더 많이 투표소를 찾을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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