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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윤창운號, 당신의 ‘하늘’은 누구입니까?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죽 쑤고 들러리說 ‘모락모락’… 주력 사업 바꾸나?
repoter : 정훈 기자 ( whitekoala@naver.com ) 등록일 : 2014-06-03 12:19:06 · 공유일 : 2014-06-10 11:37:42


[아유경제=정훈 기자] 한때 도시정비사업의 강자로 불렸던 코오롱글로벌(사장 윤창운)이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기존 시공권을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처럼 나선 신규 수주에서도 실패의 쓴잔을 맛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개최된 부산 온천3구역 재개발 시공자선정총회에서 대림산업이 코오롱글로벌을 누르고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곳은 2013년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도급순위) `4위(대림산업)`와 `20위(코오롱글로벌)` 간 대결로, 일찌감치 대림산업의 수주가 예견됐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 12일 온천3구역 입찰마감 직후 한 업계 관계자는 "도급순위뿐만 아니라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밀리는 코오롱글로벌이 사업 조건에서도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양 사의 사업 조건을 비교해 보면 대림산업이 코오롱글로벌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평가가 우세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3.3㎡당 공사비만 하더라도 대림산업은 388만9000원을, 코오롱글로벌은 394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주비 대여 한도 역시 대림산업이 186억원(가구당 1억원)을 책정한 반면, 코오롱글로벌은 148억원(가구당 8000만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업계 한편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의 들러리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부분의 조건에서 열세인 코오롱글로벌이 사업 조건마저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열악한 자금 사정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브랜드 인지도 등을 꼼꼼히 따지는 판국에 이른바 `5대 메이저(도급순위 기준)` 중 하나인 대림산업보다 사업 조건이 열세라는 것은 코오롱글로벌이 들러리를 섰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오롱글로벌은 자금 사정에서도 대림산업에 비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기준 대림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이며 코오롱글로벌은 `BBB-`이다. 이는 전체 18개 등급 각각 4번째와 10번째로, 6단계나 차이가 난다. 등급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높다는 의미고, 자금을 차입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4월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수모까지 당했다. 그 때문에 국고채 1년물 대비 신용스프레드는 571.5bp로, 투자부적격등급인 `BB+(569.7bp)` 수준과 비슷해졌다. 신용등급 강등 전(495.8bp)보다는 월등히 높은 것이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를 뜻한다. 이 수치가 커졌다는 것은 기업이 자금을 빌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더욱이 작년 9월 30일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947억원인데 반해 미상환 회사채는 4850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만 ▲6월 13일 150억원 ▲10월 18일 200억원 등 350억원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에 나섰다가 `망신`을 당한 사업장도 온천3구역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월 응찰했던 서울 서초구 방배3구역에서는 조합원들의 반발로 총회장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방배3구역 조합은 코오롱글로벌과 한진중공업이 제출한 사업 제안서에 퇴짜를 놓았다. 이후 재입찰로 중지를 모은 뒤 제2차 현장설명회(이하 현설)를 개최, 오는 9일 제2차 입찰마감이 예정돼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2차 현설에 참가했으나 수주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중구 만리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한라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이곳의 경우 도급순위가 불과 1단계 높은 한라(19위)에 패해 아쉬움이 더했다는 평이 많았다.
이 밖에 올 들어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에 관심을 보였던 ▲서울 강남구 대치국제아파트 재건축(SK건설)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GS-포스코-롯데건설 對 SK건설, 6월 28일 시공자선정총회 예정) ▲과천 주공7-1단지 재건축(대우건설) ▲성남 매화마을1단지 리모델링(포스코건설)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4차아파트 재건축(대우건설) 등에서도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과거 수주했던 부산 반여1-1구역 재개발(KCC건설)과 인천 부개3구역 재개발(일성건설) 시공권도 연이어 타 건설사에 넘어갔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 한쪽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사실상 도시정비사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등장했다. 또 코오롱글로벌이 돌파구로 찾은 게 지역주택조합사업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30일 충북 청원군 옥산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신축 공사(약 1523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이는 계약 금액 기준 최근 매출액의 4.15%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 때문에 코오롱글로벌이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연이은 실패를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형국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코오롱글로벌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960년 12월 설립된 협화실업을 모태로 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 12월 지금의 사명으로 바꾼 후 도시정비사업에서만큼은 그 위상이 확연히 떨어졌다"며 "반백년을 이어 온 건설사로서 새로운 50년을 위해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오롱글로벌을 위기에서 구해 낼 적임자로 선택된 윤창운 사장이 올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것"이라며 "`3세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여론 속에 코오롱그룹이 돌파구를 찾으려면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 만큼 경영진의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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