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은행나무는 만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에밀레 종이었다.
천년 사직 신라에서 울려오는 이 종소리에 누구인들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흥망성쇠의 한 가운데 지켜 보았을 이 은행나무야말로 역사의 순례자였던 것이다.
이 순례자를 따라 걸어갈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을 뒤집어 놓은 지혜의 지성소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속에서 바라보는 인간사의 행복과 불행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신라부터 고려와 조선과 현대의 이 굴곡진 역사를 뒤돌아보는 이 절정의 시간에서 우리가 누구인가를 밝혀주는 것을 접한다.
마의태자의 발길 머무는 곳에 심어 놓은 이 은행나무는 지나간 시간을 흘러감이 아닌 축적된 살아 있는 시간을 보여주기에 더 위대하다.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인간의 비극 중에 더 큰 비극을 겪으면서도 좌절이 아닌 더 큰 세계인 자연을 찾아나서는 것을 보면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산새들의 울음을 통해서 나의 왕이 되어주오 고백하는 이 시에서처럼 마의태자 내적인 성찰을 통해서 지고지순의 최고의 덕목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민초들의 그 세계 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은 해탈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이 경지에 설 때만이 비극을 초월 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하는 것을 보았다. 마의태자를 통해서 찬란한 신라 문화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민초들과 그들이 이뤄낸 성과물은 바로 찬란한 문화를 이룩한 것임을 읽을 수 있었다. 무영탑에서부터 첨성대의 그 돌 하나 깎고 다듬는 손길들이 누구였던가. 또한 팔만대장경을 새기는 그 손길은 인간의 번뇌를 뛰어 넘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 조합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한 이 유산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너무 컸다.
이 물음에 시 하나로 답하는 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었지만 이 절대적인 세계를 하나 하나 접하면서 옛사람들의 그 무한한 세계야말로 우리를 감동으로 접게 했다.
용문산은 제2의 토함산과 같은 것을 새삼 발견했다.
그 만큼 용문산은 양평의 한 중심에 서서 한반도의 큰 맥을 이루고 있음을 증거해주었다.
서울을 관통하는 이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로 만나는 두물머리는 역사의 심장소리를 듣게 하는 장소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심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히나 히나 모아 둔 것이 용문산 은행나무 시집은 발원의 시초가 되어 주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용문산 산 속 연수라는 빼어난 여인의 자궁과 같은 마을이었고 이곳에 둥지를 튼 것도 여러 해가 되었다.
그 이후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마음 속에 흐르고 있는 양수리 강과 용문산 은행나무는 나와 뗄 수 없는 깊은 인연의 끈으로 묶여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위대한 생명의 끈이었다.
빈 집으로 두고 있을 때 내 심안에는 알 수 없는 고독이 소리쳤고 그 때마다 그리움으로 젖어드는 시편들이 탄생되었다.
그리움은 곧 노래가 되었고 CD로 출시되어 불러질 때 남 모를 감회가 깊었다. 용문산 은행나무를 접할 때마다 불려지는 간절한 노래 한 자락이 없어 늘 아쉬웠다.
이젠 노래가 불려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오랜 헤어짐의 그 빈 집엔 사람이 살게 되었고 빚 지고 살아온 그리움의 채무를 갚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
그 집에는 밤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는데 그만 그리움에 지쳐 한 그루가 먼저 바람 속으로 떠나 이 아픔의 전율이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린 단풍나무 자라고 자라서 용문산을 불러와 빈 집을 지켜내면서 참을 수 없는 울음을 감추며 불 밝혀준 것은 바라볼 때 경이롭기만 했다.
가곡의 백미라 하는 나의 시에 곡을 붙인 이 "단풍”이란 가곡은 가을이 되면 라디오 전파에서 울려나올 때마다 바로 그 단풍나무가 "단풍" 시의 모티프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다.
“용문산 은행나무”와 “봄이 오려는지” 이 두 가곡은 이 시집에 수록하면서 남다른 감회로 젖어 들었다.
시집 후반부에는 참회하고 성찰하는 마의태자의 깊은 고뇌를 토함이었고 이 속에서 만중생을 향한 그 마음은 역사의 굴절을 곧게 펴서 열어놓은 사방정토는 오늘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자못 크다.
그러기에 경주에는 에밀레 종이 있다면 용문사엔 물의 에밀레종이 있다라는 것은 거대한 지류를 이루고 있는 양수리 강이자 한강의 소리를 담고자 함이었다. 이 소리가 웅장하게 울릴 때 역사는 쇠하는 법이 없고 더 우렁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용문산 은행나무라는 이 물의 에밀종이 힘차게 울릴 때 모든 것을 깨어서 새벽을 밝힘처럼 도칙하지 않는 새날이 우리에게 도착해서 역동성을 부여할 것이다.
― 이청리, <후기> 중에서
- 차 례 -
제1부
1. 용문산 은행나무
2. 용문산 마당바위
3. 악기
4. 어머니 핏줄 같다
5. 양평 용문산 山나물 축제
6. 인연 7. 용문산 은행잎이여
8. 양평 山마을들
9. 가을날 양평역에서
10. 마의태자의 나라
제2부
11. 지팡이 심어 자라거든
12. 양평 산수유꽃 축제
13. 상원사
14. 금강산 가는 길
15. 별들 속으로 들어가
16. 은행 꽃 피는 날엔
17. 마의 태자의 회한
18. 별빛 씨앗
19. 자규의 마음으로 울어도
20. 용문사
제3부
21. 연수리 마을 1
22. 연수리 마을 2
23. 연수리 마을 3
24. 연수리 마을 4
25. 연수리 마을 5
26. 두물머리 둘레길
27. 용문산 山채나물 비빔밥
28. 봄이 오려는지
29. 양수리 강에 나가보면 안다
30. 다산이여
제4부
31. 물 맑은 양평역
32. 용문산 은행나무 그대는
33. 양수리 연꽃
34. 장수골 보리밥
35. 눈 오는 양수리 강
36. 어디 버릴 곳이 있더냐
37. 문설주
38. 양평 소나기 마을
39. 천수리 먹국수집
40. 용문역 1
용문산 은행나무
이청리 시집 / 이룸 신서 刊
용문산 은행나무는 만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에밀레 종이었다.
천년 사직 신라에서 울려오는 이 종소리에 누구인들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흥망성쇠의 한 가운데 지켜 보았을 이 은행나무야말로 역사의 순례자였던 것이다.
이 순례자를 따라 걸어갈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을 뒤집어 놓은 지혜의 지성소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속에서 바라보는 인간사의 행복과 불행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신라부터 고려와 조선과 현대의 이 굴곡진 역사를 뒤돌아보는 이 절정의 시간에서 우리가 누구인가를 밝혀주는 것을 접한다.
마의태자의 발길 머무는 곳에 심어 놓은 이 은행나무는 지나간 시간을 흘러감이 아닌 축적된 살아 있는 시간을 보여주기에 더 위대하다.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인간의 비극 중에 더 큰 비극을 겪으면서도 좌절이 아닌 더 큰 세계인 자연을 찾아나서는 것을 보면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산새들의 울음을 통해서 나의 왕이 되어주오 고백하는 이 시에서처럼 마의태자 내적인 성찰을 통해서 지고지순의 최고의 덕목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민초들의 그 세계 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은 해탈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이 경지에 설 때만이 비극을 초월 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하는 것을 보았다. 마의태자를 통해서 찬란한 신라 문화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민초들과 그들이 이뤄낸 성과물은 바로 찬란한 문화를 이룩한 것임을 읽을 수 있었다. 무영탑에서부터 첨성대의 그 돌 하나 깎고 다듬는 손길들이 누구였던가. 또한 팔만대장경을 새기는 그 손길은 인간의 번뇌를 뛰어 넘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 조합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한 이 유산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너무 컸다.
이 물음에 시 하나로 답하는 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었지만 이 절대적인 세계를 하나 하나 접하면서 옛사람들의 그 무한한 세계야말로 우리를 감동으로 접게 했다.
용문산은 제2의 토함산과 같은 것을 새삼 발견했다.
그 만큼 용문산은 양평의 한 중심에 서서 한반도의 큰 맥을 이루고 있음을 증거해주었다.
서울을 관통하는 이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로 만나는 두물머리는 역사의 심장소리를 듣게 하는 장소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심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히나 히나 모아 둔 것이 용문산 은행나무 시집은 발원의 시초가 되어 주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용문산 산 속 연수라는 빼어난 여인의 자궁과 같은 마을이었고 이곳에 둥지를 튼 것도 여러 해가 되었다.
그 이후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마음 속에 흐르고 있는 양수리 강과 용문산 은행나무는 나와 뗄 수 없는 깊은 인연의 끈으로 묶여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위대한 생명의 끈이었다.
빈 집으로 두고 있을 때 내 심안에는 알 수 없는 고독이 소리쳤고 그 때마다 그리움으로 젖어드는 시편들이 탄생되었다.
그리움은 곧 노래가 되었고 CD로 출시되어 불러질 때 남 모를 감회가 깊었다. 용문산 은행나무를 접할 때마다 불려지는 간절한 노래 한 자락이 없어 늘 아쉬웠다.
이젠 노래가 불려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오랜 헤어짐의 그 빈 집엔 사람이 살게 되었고 빚 지고 살아온 그리움의 채무를 갚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
그 집에는 밤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는데 그만 그리움에 지쳐 한 그루가 먼저 바람 속으로 떠나 이 아픔의 전율이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린 단풍나무 자라고 자라서 용문산을 불러와 빈 집을 지켜내면서 참을 수 없는 울음을 감추며 불 밝혀준 것은 바라볼 때 경이롭기만 했다.
가곡의 백미라 하는 나의 시에 곡을 붙인 이 "단풍”이란 가곡은 가을이 되면 라디오 전파에서 울려나올 때마다 바로 그 단풍나무가 "단풍" 시의 모티프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다.
“용문산 은행나무”와 “봄이 오려는지” 이 두 가곡은 이 시집에 수록하면서 남다른 감회로 젖어 들었다.
시집 후반부에는 참회하고 성찰하는 마의태자의 깊은 고뇌를 토함이었고 이 속에서 만중생을 향한 그 마음은 역사의 굴절을 곧게 펴서 열어놓은 사방정토는 오늘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자못 크다.
그러기에 경주에는 에밀레 종이 있다면 용문사엔 물의 에밀레종이 있다라는 것은 거대한 지류를 이루고 있는 양수리 강이자 한강의 소리를 담고자 함이었다. 이 소리가 웅장하게 울릴 때 역사는 쇠하는 법이 없고 더 우렁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용문산 은행나무라는 이 물의 에밀종이 힘차게 울릴 때 모든 것을 깨어서 새벽을 밝힘처럼 도칙하지 않는 새날이 우리에게 도착해서 역동성을 부여할 것이다.
― 이청리, <후기> 중에서
- 차 례 -
제1부
1. 용문산 은행나무
2. 용문산 마당바위
3. 악기
4. 어머니 핏줄 같다
5. 양평 용문산 山나물 축제
6. 인연
8. 양평 山마을들
9. 가을날 양평역에서
10. 마의태자의 나라
제2부
11. 지팡이 심어 자라거든
12. 양평 산수유꽃 축제
13. 상원사
14. 금강산 가는 길
15. 별들 속으로 들어가
16. 은행 꽃 피는 날엔
17. 마의 태자의 회한
18. 별빛 씨앗
19. 자규의 마음으로 울어도
20. 용문사
제3부
21. 연수리 마을 1
22. 연수리 마을 2
23. 연수리 마을 3
24. 연수리 마을 4
25. 연수리 마을 5
26. 두물머리 둘레길
27. 용문산 山채나물 비빔밥
28. 봄이 오려는지
29. 양수리 강에 나가보면 안다
30. 다산이여
제4부
31. 물 맑은 양평역
32. 용문산 은행나무 그대는
33. 양수리 연꽃
34. 장수골 보리밥
35. 눈 오는 양수리 강
36. 어디 버릴 곳이 있더냐
37. 문설주
38. 양평 소나기 마을
39. 천수리 먹국수집
40. 용문역 1
제5부
41. 용문산 밥상
42. 살아 숨쉬게 히는 것을
43. 에밀레 종소리
44. 반납
45. 용문역 2
46. 용문 우체국에서
47. 지평 막거리
48. 용문산에 단풍이 들면
49. 용문역 3
50. 양평 해장국
제6부
51. 연수리 장수골
52. 푸르다 못해 애달퍼라
53. 단월 고로쇠나무 축제
54. 이룸터
55. 달 속에 들어서서 1
56. 물 맑은 양평 1
57. 물 맑은 양평 2
58. 물 맑은 양평 3
59. 물 맑은 양평 4
60. 물 맑은 양평 5
제7부
61. 천마총
62. 반달 눈쩝 위에 청춘을
63. 무영탑
64. 처용가
65. 석공
66. 마의 태자의 회상
67. 팔만대장경
68. 첨성대
69. 석굴암
70. 금관
후기
[2014.05.30 초판발행. 103쪽. 정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