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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문화] 문화재청, 익산 쌍릉에서 문자 없는 모표석 2개 ‘발견’
repoter : 박무성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9-09-19 13:42:48 · 공유일 : 2019-09-19 20:01:49


[아유경제=박무성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전북 익산시(시장 정헌율)와 원광대학교 마한ㆍ백제문화연구소(소장 최완규)가 시행한 익산 쌍릉(사적 제87호) 중 소왕릉에서 묘표석이 확인돼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문화재청은 오는 20일 오후 2시에 발굴 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익산 쌍릉은 문헌 기록에 의하면 백제 무왕과 그의 왕비 능으로 알려져 왔고, 고려 시대에 이미 도굴된 기록도 남아 있다. 이들 두 고분은 1917년 일본인 학자(야쓰이 세이이쓰)에 의해 발굴된 바 있으나, 정확한 정보를 남기지 않아 2017년 8월부터 고분의 구조나 성격을 밝히기 위한 학술조사가 진행됐다.

소왕릉에 대한 발굴조사는 지난 4월 고유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봉분과 묘도의 축조 과정과 양상을 파악했으며, 일제강점기 당시 발굴 흔적과 그 이전 도굴 흔적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왕릉급 고분에서 두 종류의 묘표석이 발견된 점이다. 석비형으로 된 것과 석주형으로 된 것이 발굴됐는데 석비형 묘표석은 일반적인 비석과 유사한 형태로 석실 입구에서 약 1m 떨어진 지점에 약간 비스듬하게 세워진 채로 확인됐다.

크기는 길이 125cm, 너비 77cm, 두께 13cm이며, 석실을 향하고 있는 전면에는 매우 정교하게 가공됐고, 그 뒷면은 약간 볼록한 형태다.

석주형 묘표석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봉토 내에서 뉘어진 상태로 발견돼 원래 위치인지는 불분명하다. 길이 110cm, 너비 56cm의 기둥모양으로 상부는 둥글게 가공됐고, 몸체는 둥근 사각형 형태다. 이들 두 묘표석은 문자가 새겨지지 않은(무자비) 형태로 발견됐다. 참고로 석주형 묘표석과 비슷한 예는 중국 만주 집안 지역의 태왕릉 부근에 있는 고구려 봉토 석실분인 우산하 1080호의 봉토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묘표석들이 나온 소왕릉의 봉분은 지름 12m, 높이 2.7m 정도로, 암갈색 점질토와 적갈색 사질 점토를 번갈아 쌓아올린 판축 기법이 사용됐는데 이는 대왕릉 판축기법과도 유사하다. 석실은 백제 사비 시대의 전형적인 단면 육각형 굴식 돌방무덤(횡혈식석실)이다. 석실의 규모(길이 340cm, 폭 128cm, 높이 176cm)는 대왕릉의 석실 규모(길이 400cm, 폭 175cm, 높이 225cm)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측벽 2매, 바닥석 3매, 개석(덮개돌) 2매, 후벽 1매, 고임석 1매의 구조 짜임새는 동일해 석재 가공 역시 치밀한 편이다.

연도는 길이가 짧은 편으로, 연도 폐쇄석과 현문(현실 문) 폐쇄석이 두 겹으로 구성돼 대왕릉과 같은 양상이다. 소왕릉 석실의 바닥에는 관대(길이 242cm, 폭 62cm, 높이 1cm)가 놓여있었다.

묘도는 석실 입구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규모는 최대 너비 6m, 최대 깊이 3m,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는 10m가량이다. 일정한 성토(盛土, 성질이 다른 흙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쌓아올리는 기술)를 통해 묘도부를 조성한 후 되파기 한 걸로 판단된다. 폐쇄부는 점질토와 사질 점토를 번갈아 쌓았다. 묘도부 10m 지점 끝단에서는 다듬은 석재를 이용해 반원 형상의 석재를 놓아 묘역의 범위를 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석실 천장의 북동쪽 고임석(천장부를 받치는 석재) 부분에는 일제강점기 이전에 만들어진 길이 68cm, 높이 45cm 정도의 도굴 구덩이가 확인됐다.

소왕릉은 선화공주와 관련된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고분으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됐지만 이번 발굴에서는 이와 관련된 적극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봉토나 석실의 규모와 품격에 있어서 왕릉급임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묘표석은 각각 석실 입구와 봉토 중에 위치하고 문자가 없는 점에서 무덤을 수호하는 진묘와 관련된 시설물로 추정할 수 있으며, 백제 왕실의 장묘제 연구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남은 조사와 인근 대왕릉과의 비교 검토를 통해 주인공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익산시와 함께 쌍릉을 비롯한 익산지역 핵심 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해 백제 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왕도 핵심 유적의 보존 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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