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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정몽열 사장, 총체적 부실에도 ‘아빠(정상영 KCC 명예회장)’ 덕에 든든해요~
repoter : 정훈 기자 ( whitekoala@naver.com ) 등록일 : 2014-06-13 18:08:14 · 공유일 : 2014-06-17 20:02:16


[아유경제=정훈 기자] 담합 및 부실시공 논란과 대규모 적자, 하락 추세인 주가 등으로 코너에 몰린 KCC건설(사장 정몽열)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내부거래`다. 계열사끼리 물건을 사주거나 인력을 지원하는 등의 그룹 내 거래 행위를 뜻하는 이 말은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로서 경영권 편법 승계의 도구로 악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재계 서열 33위(출처 공정거래위원회)인 KCC의 계열사가 가지가지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출하기 위한 돌파구의 부재를 지적하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라는 경쟁은 `뒷전`이면서 시장질서 파괴에는 `앞장`
내부거래는 공정위 규제 대상… 부산 반여1-1구역 담합 의혹 여전
최근 재계에 따르면, KCC건설을 비롯한 KCC(그룹)는 내부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규제를 받게 됐다. 규제 대상은 ▲KCC(회장 정몽진) ▲KCC건설 ▲KCC자원개발 등으로 알려졌다. 비록 2013년의 경우 직전 연도(2012년)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줄었으나 공정위의 규제 기준에는 여전히 미흡했다는 전언이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해 KCC와 KCC건설이 `끼리끼리` 해 먹은 거래 규모는 각각 5.34%(매출 2조8627억9800만원 중 약 1530억원)와 3.41%(1조811억700만원 중 368억4300만원)로 파악됐다.
특히 비상장 계열사인 KCC자원개발의 경우 이 비중이 79.4%(376억원 중 29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 한편에서 떠도는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이들 3개 회사는 오너 일가의 지분 보유율이 30% 이상으로 파악돼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21일 공시된 KCC의 `최대 주주 등 소유 주식 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정몽진 KCC 회장 17.76% ▲정상영 KCC 명예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 5% ▲정몽익 KCC 사장 8.81% ▲정몽열 KCC건설 사장 5.29% 등 36.86%에 달한다.
KCC건설 역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5.68%,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24.81%의 지분을 보유(30.49%)해 공정위의 내부거래 규제 `칼날(상장사의 오너 일가 지분 비중이 30% 이상인 경우)`을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내부거래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공시된 KCC의 `동일인 등 출자 계열회사와의 상품ㆍ용역 거래`에 따르면, KCC는 오는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KCC건설과 488억4200만원(2013년 매출액 대비 1.71%), KCC자원개발과 79억8700만원(0.28%) 규모의 거래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3개월 동안 매출액의 약 2%를 내부거래로 올리는 셈이다. 연간 비중으로 환산하면 10%에 육박하는 숫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재계 순위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3/4분기에만 연매출의 2%에 달하는 계약을 계열사와, 그것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은 재계 순위 33위인 KCC의 위상에 비춰 볼 때 결코 등한시할 수 없는 수치"라며 "비록 내부거래 비중이 2012~2013년 새 소폭 줄어들기는 했으나 웬만한 기업의 연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부거래로 충당한다는 점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와 걸맞지 않은 불공정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KCC의 내부거래 비중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이 거래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에 따라 이사회 의결과 공시가 필요한 `대규모 내부거래`에 해당된다는 점에서는 비난과 의혹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게 재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KCC건설은 지난 1/4분기 KCC와 수의계약 형태로 176억8600만원에 달하는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향후 3개월(7~9월) 간의 내부거래 금액을 더한 금액(665억2800만원)이 2013년 내부거래 규모(368억4300만원)의 1.8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부산 반여1-1구역(재개발)에서의 담합-들러리 수주 의혹(<아유경제> 2014년 5월 30일자 `KCC건설 정몽열 사장의 `워너비`는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기사 참조)과 부실시공으로 인한 입주민과의 분쟁 등으로 구설에 휘말린 KCC건설이 내부거래로 공정사회 구현에 역행하고 있다는 회사 안팎의 비난은 정몽열 사장 본인은 물론, 부친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형인 정몽진 KCC 회장 등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시공은 관행?!… 김포 `고창마을KCC스위첸`도 논란
안성시 공도읍 `KCC스위첸`에서는 사기 분양에 휘말려
내부거래와 담합 의혹만이 취임 10년 차를 맞이한 정몽열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은 아니다. 관행처럼 불거지고 있는 부실시공 논란과 입주자와의 분쟁도 그중 하나다. <아유경제>가 앞서 다뤘던 `남양주별내스위첸`과 `하남덕풍스위첸`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제보에 따르면, 김포 한강신도시와 제주 아라지구 등에서도 KCC건설의 부실시공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1년 10월 입주가 이뤄진 김포 `고창마을KCC스위첸`에서는 입주 직후부터 ▲저가 마감재 사용 의혹 ▲문틈과 창틀, 이음새 등의 이격과 뒤틀림 ▲욕조 및 대리석의 파손 등으로 입주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2013년 하반기 공공 기관이 발주한 공사에서 발생한 부실시공과 관련해 18개 건설사에 벌점을 부과했는데, KCC건설도 포함돼 망신을 당했다"면서 "2011~2012년 입주가 이뤄진 `스위첸` 아파트에서 부실시공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 등과 맞물려 생각할 때 최근 KCC건설이 공급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에서의 부실시공 논란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당시 KCC건설은 0.14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부실시공과 담합 측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현대건설(0.03점), 최근 서울 서초구 신반포6차(재건축)에서 덤핑 입찰 의혹을 받고 있는 대림산업(0.02점), 강남구 대치국제아파트(재건축) 및 반여1-1구역을 놓고 KCC건설과의 `뒷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SK건설(0.07점), 안양 청원아파트(재건축)에서 들러리 수주 의혹에 휩싸인 한양건설(0.05점)과 한신공영(0.04점) 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 의혹과 부실시공 논란, 재무구조에 관한 허위 홍보, 작년 5월 전북 장수군 장남저수지 붕괴 사고에서 빚어진 부실 설계 은폐 의혹, 과거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 공급된 `KCC스위첸`에서 벌어졌던 사기 분양 논쟁 등 연이은 악재로 KCC건설의 기업윤리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KCC건설이 공급 예정인 아파트의 분양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KCC건설이 뭇매를 맞고 있는 사항들은 KCC건설의 진정성을 훼손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KCC건설이 수주한 서울 용산구 효창4구역(재개발), 서울 중구 신당11구역(재개발), 반여1-1구역은 물론이거니와 당장 이달 말 분양 예정인 `이천 설봉 KCC 스위첸(경기 이천시 증포동)`도 KCC건설 측의 기대ㆍ홍보와 달리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예상했다.



KCC와 만나면 `일확천금`도 현실이 된다?… 삼성에버랜드 주식 투자로 `대박`
적자ㆍ부채 허덕이는 KCC건설 향한 `인적 쇄신` 주문도 덮어 버릴 구세주?!
이에 따라 총체적 난국에 빠진 KCC건설에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몽열 KCC건설 사장의 퇴진을 거론하는 말까지 등장해 눈길이 쏠린다.
한 재계 관계자는 "KCC건설을 포함해 KCC는 그룹 차원에서 지난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면서도 "하지만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비전인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KCC건설이 지금의 부실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읍참마속(泣斬馬謖ㆍ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림을 이르는 말)의 심정으로 쇄신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제까지의 항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혈연`보다 `능력`이 우선시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재계 한편에서 제기된 `인적 쇄신`은 당분간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아들인 정몽열 사장을 내치는 게 가능하겠냐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게다가 KCC건설이 아무리 부실하더라도 최근 KCC가 터뜨린 `주식 대박`으로 이 같은 업계의 `인적 쇄신` 요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삼성에버랜드는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ㆍ개인이나 소수 주주로 구성돼 폐쇄성을 띠고 있는 기업이 법정 절차와 방법에 따라 그 주식을 일반 대중에게 분산하고 재무 내용을 공시하는 일)`에 나선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러자 삼성에버랜드의 2대 주주인 KCC의 주가가 급등했다. KCC가 지난 5월 15일 공시한 `2014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KCC는 삼성에버랜드 주식 42만5000주(17%)를 2012년 1월 7741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은 KCC 오너 일가에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줬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당장 KCC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주식의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과 실제 삼성에버랜드 상장 후 이뤄질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 같은 주식 대박 덕분에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던 KCC건설과 정몽열 사장은 한시름 덜게 됐다는 평이 많다.
실제로 KCC건설의 부채는 작년 12월 31일 기준 8377억3821만3407원으로, 이는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KCC는 한술 더 떠 1조9584억7422만7000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더욱이 KCC건설은 작년 한 해에만 14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까지 유지됐던 흑자 기조가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 이유를 놓고 당시 재계는 KCC건설이 참여한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 개발사업 지연에 따른 후폭풍으로 해석했다.
실적 악화로 KCC건설의 신용등급(기업어음 기준)은 강등당했고,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KCC건설의 신용등급은 지난 4월 24일 A2+에서 A2(한국신용평가)로 떨어졌다. 지난 5월 30일 전날 대비 1.32% 하락해 9750원이던 주가는 6월 13일 전일 대비 2.21% 떨어진 9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든든한 맏형(KCC)`과 `잘난 아버지(정상영 KCC 명예회장)`를 둔 덕에 바람 앞의 등불 같았던 KCC건설과 정몽열 사장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때문에 KCC건설이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돌파구의 마련도 한동안 기약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단의 조치 없이는 KCC건설이 지금 처한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면서 "하지만 사장이 그룹 총수의 아들인 데다 최근 그룹의 `맏형` 격인 KCC가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린 마당에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회사 안팎의 목소리는 힘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한 조사에서 `취업하고 싶은 건설사` 20위 안에 들었던 KCC건설. 2013년 시공능력평가순위 25위이자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상황에서 KCC건설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정몽열 KCC건설 사장을 비롯한 KCC 오너 일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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