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사회 > 사회일반
기사원문 바로가기
[아유경제_문화] 5700년 전 껌서 DNA 추출… 주인공은 ‘10대 소녀’
코펜하겐대 “고대인류 전체 게놈 해독 성공”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19-12-18 17:23:58 · 공유일 : 2020-01-17 16:40:08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5700년 전 껌에 남아 있던 DNA를 분석해 당시 이 껌을 씹었던 신석기 시대 사람의 전체 유전체(게놈)와 구강 미생물 군집, 바이러스 등의 유전정보가 완전히 해독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은 덴마크 롤랜드섬의 실트홀름에서 발견된 5700년 전 자작나무 피치(껌) 화석에서 사람의 DNA를 추출해 전체 유전체를 해독해 모든 유전정보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7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뼈를 제외한 다른 화석에서 사람의 완전한 유전체 정보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피부, 눈동자 색, 식습관 등 신석기인의 전반적인 정보와 생활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껌의 주인공은 파란 눈과 어두운 피부, 짙은 갈색 머리를 가진 10대 소녀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 소녀가 유럽 본토에 거주하던 수렵ㆍ채집인의 후손일 것으로 예상했다.

어떤 이유에서 이 소녀가 자작나무에서 나온 피치를 베어 물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연구자들은 이 피치가 오늘날 껌과 같은 기능을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자작나무 피치에는 방부제처럼 작용하는 베툴린 성분이 포함돼 있어 충치를 예방하거나 구강의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또 가열되면 부드러워 껌으로 활용됐지만 냉각되면 단단하게 굳는 성질 때문에 접착제로도 사용됐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하네스 슈뢰더 코펜하겐대 부교수는 "미생물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식습관을 갖고 있던 우리 조상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며 "병원균이 어떻게 진화하고 확산했는지, 어떤 환경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연구저자 타이스 젠슨은 "덴마크에서 가장 큰 석기시대 유적지에서 발견한 고고학적 유물들인 이곳에 살았던 인류가 천연자원을 폭넓게 사용해 신석기시대로 넘어갈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