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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사회] 김지은 “안희정 사건 본질은 권력 남용형 성폭력이자 여성 노동권의 문제”
“진보진영의 둔한 젠더 감수성 볼 수 있었다”
repoter : 손서영 기자 ( shwizz@naver.com ) 등록일 : 2019-12-20 15:57:01 · 공유일 : 2020-01-17 16:41:56


[아유경제=손서영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과 성추행을 고발한 김지은씨가 학술대회에서 `안희정 전 도지사 사건`은 "권력 남용을 빗대어 일어난 성폭력이자 여성 노동권의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20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노동 젠더 세대, 매체ㆍ권력ㆍ운동으로 보는 반세기의 요동`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 김씨와 함께 집필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씨가 `노동자이고 싶습니다 : 여성노동 문제로 본 미투`에 관한 발표문을 대독했다.

두 저자는 `안 전 지사 사건`이 직장에서 권력 남용의 형태를 빌려 일어난 성폭력인데도 불구하고 일반 성인 간의 사생활 문제로 여겼던 사회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은 발표문을 통해 "안 전 지사의 재판 선고에 있어 `위력`과 `피감독`이라는 법률 용어가 사용됐다는 점은 안 전 지사에 의한 성폭력이 명백하게 노동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해자의 잘못은 `성인 간 일어난 사생활 문제`이기에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에게 비난이 가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전 지사 사건`을 두고 `불륜` 등의 사생활로 문제로 보는 것은 진보 진영과 노동 진영 모두 다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두 저자는 "진보 진영과 노동진영은 평소 인간의 기본권과 노동 3권에 대해 투철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인데도 `왜 당장 그만두지 않았냐`는 식의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발표문의 많은 부분을 `왜 당장 그만두지 않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데 할애했다. 구체적으로 김씨가 거물급 정치인을 수행하며 사내 일반적인 상사가 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충성과 헌신을 요구받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김씨는 "보고 들은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해서도 안 됐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업무 인수인계를 받는 첫날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두 저자들은 한국 사회를 달군 `미투 운동`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권력형 성폭력으로 인해 조직적이고 심대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하며 "한국 사회는 `권력이 작용한 폭력`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유독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성인 간 사생활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3월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일하는 동안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안씨를 고발했다. 안씨와 김씨의 상소로 해당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으나 대법원은 안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유죄를 선고한 2심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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