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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사회] 뇌수술 중 바이올린 켠 英 바이올리니스트
뇌종양 제거 도중 바이올린 연주해 뇌 손상 여부 확인
repoter : 권혜진 기자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0-02-21 12:00:56 · 공유일 : 2020-02-21 13:02:07


[아유경제=권혜진 기자] 코에 튜브를 꽂은 채 눈을 감은 환자가 양손에는 바이올린을 쥐고 연주를 하고 있다. 환자의 머리 너머로는 의료진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에 자리 잡은 비닐막 뒤로 의사들이 `뇌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영국 킹스칼리지병원이 공개한 뇌종양 수술 장면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병원은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올리니스트 다그마 터너(53)의 뇌종양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터너는 2013년 그의 뇌 속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9년 의료진은 종양이 자라고 있다며 터너에게 종양 제거수술을 권했다. 문제는 종양이 손을 사용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킹스칼리지병원에 따르면 의료진은 터너에게 "종양수술을 반드시 진행해야한다"며 "종양이 오른쪽에 있어 오른손 사용에는 문제가 없고 왼손에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터너는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왼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왼손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현을 짚고 누르거나 미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킹스칼리지병원 신경외과 교수이자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인 키요마르 아슈칸은 터너의 왼손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수술 중 환자를 깨워 바이올린을 연주하도록 한 것이다.

의료진은 수술 시작 전 2시간에 걸쳐 터너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이후 수술 중 환자를 깨워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함으로써 해당 영역이 손상됐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수술이 끝난 뒤 아슈칸 교수는 "종양의 약 90%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으며 왼손의 기능을 모두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를 깨워 음악 연주를 시키는 뇌수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1월 한 음악교사가 뇌종양 제거 수술 중 색소폰을 연주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자신의 수학적 사고능력이 보존됨을 확인하기 위해 뇌수술 도중 수학 문제를 푼 회계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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