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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문화] 역사 대중화 연 재야 역사학자 이이화 별세
향년 84세… ‘한국사 이야기’ 등 저술한 민중사학 원로
repoter : 고상우 기자 ( gotengja@naver.com ) 등록일 : 2020-03-19 12:10:37 · 공유일 : 2020-03-19 13:02:19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재야에서 역사 대중화를 이끈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가 지난 1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50년 넘게 역사를 연구하며 일반인 눈높이에 맞춘 민중사와 문화사를 폭넓게 서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부친을 따라 전북 익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버지가 학교를 보내주지 않아 한문과 사서 공부를 하며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가출해 각지를 돌며 고학을 하다 광주고를 졸업했다.

서울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다니다 중퇴하며 배움을 이어가던 고인은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고전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규장각에서 고전 해제를 쓰면서 한국사 저술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허균과 개혁사상` `척사위정론의 비판적 검토` 같은 글이 화제가 됐다. 계간지 `역사비평`을 펴내는 역사문제연구소 창립에도 관여했고, 이 연구소에서 제2대 위원장도 지냈다.

저서 중에서는 `한국사 이야기(전 22권)`가 유명하다. 개인이 내놓은 한국 통사로는 큰 규모의 역사서로, 민중과 생활을 역사 서술의 중심에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외에도 `인물로 읽는 한국사` `만화 한국사` `주제로 보는 한국사` 등 100권 넘는 책을 발표했다.

고인은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민족주의 사관이나 개인의 뛰어난 역할만을 강조하는 영웅주의 사관을 배격했다. 가령 2008년 한 인터뷰에서 "이순신과 김구는 각각 훌륭한 장군이고 독립운동가지만 마치 혼자 나라를 살린 구국 영웅처럼 과대포장된 면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역사 속 여성인권에도 관심을 기울여 `열녀`는 유교적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단재상과 임창순 학술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원광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도 맡은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희씨와 아들 응일씨, 딸 응소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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