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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사는 거지 시인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9-09-11 23:35:00 · 공유일 : 2020-07-12 09:39:53


진주 사는 거지 시인 
예박시원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내가 진주에 와서 첫 인연을 맺은 분이 고 박노정 시인이다. 젊은 시절 사찰에서 반승반속인 처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진주성 논개 영정이 일본화풍을 닮았다 하여 낫으로 ‘버허’하셨던 결기 있던 멋쟁이 시인이다.
  평소엔 점잖으신 분이 어떻게 그런 강단으로 본때를 보여 주셨을까 늘 존경했던 어른이다.
  내가 진주 태생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 꽤 오랫동안 진주에서 살며 글을 써 왔기에 이젠 진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진주 바깥에서 글쟁이 활동을 해 왔기에 진주 문인은 아니라고 해야 옳은 표현일 것이다.
  ‘떠돌이 백수건달’ 박노정 시인처럼 나도 젊은 날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제자리도 못 찾고 유빙처럼 빙빙 겉도는 삶을 삼십년 넘게 하다 보니 이젠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그만이지’ 하는 것처럼 어지간히 뻔뻔스러움과 배짱이 늘었다.
  글맛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내 글의 팔 할은 그분 덕분이다. 내 젊은 날 그분의 작품을 많이 읽었고 흉내를 많이 내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 어른 살아 계실 때 작품을 보여드렸더니 ‘힘이 넘치고 살아있네’ 하시던 말씀이 오래 남는다. ‘내가 뭐 유명 시인도 아니고, 넘 흉내 내지 말고 자네 글을 써라’던 말씀도 오래 남는다.
  그 뒤부터 내 글을 쓰기 시작해도 자꾸만 그분의 스타일이 생각나 고치는데 애를 먹었던 일이 많았다. 내 삶도 떠도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떠돌이 백수건달’ 시인을 흉내 내다가 진짜로 ‘진주 사는 거지 시인’이 돼 버렸다. 어느 날 문득 내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거지였다. ‘아, 내가 바로 거지구나’싶은 생각이 들고 말았다.
  오래전 시민단체와 정치단체 활동은 중단한 지 꽤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바깥 활동을 하는지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회사와의 갈등에서 선택한 것이 문학이었다. 하지만 문학 활동 하는 것조차 못마땅하게 여겨 그 어른 세상을 떠날 때 장례식에서 향불하나 못 올린 회한이 지금껏 남는다.
  분명히 밝히는 것은 지금껏 글이 떠오를 때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화장지에 깨알같이 써서 메모를 남기고, 퇴근 후 집에서 작품정리를 해오고 있었다. 일과시간에 딴 짓거리 한다는 구질구질한 소리를 듣기 싫어서….

― <머리말> 중에서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떠도는 섬이 인간의 모습이다
떠도는 섬이 인간의 모습이다 
화려한 옷을 입어도 
사막에서 죽은 영혼 
이 강산에 태어나 
바람이 불어와도 
지리산 
큰스님 주장자 높이 드네 
나의 사랑 미스 박 
조작된 시간을 넘어 
멍청한 기념촬영 
북경오리의 실체 
황학동 시장과 중고 시인 
런던의 그림자가 상륙하다 

제2부 밤은 깊어가고 갈 길은 멀어
밤은 깊어가고 갈 길은 멀어 
위대한 신의 섭리 
다모토리 
다모토리 2 
십자가를 짊어진 지게꾼 
폭삭 뭉개진 날 
진정한 낙원은 어디에 
근로자와 노동자 
음, 낙동강 
하품 하는 소리 
기름이 좔좔 흐르는데 
오래 전의 기억들 
도찐개찐 피장파장 
시 천발백 편 
진주 사는 거지 시인 
낙동강 근교 
억새풀에서 아버지 냄새가 난다 
결핵 같은 시 

제3부 연탄불과 저녁놀
연탄불과 저녁놀 
연극이 끝난 후 
낙동강(洛東江) 
보이지 다방 
낮술 한잔 
소주 한잔 
자갈치 아지매 
싸우는 이유 
세일중공업의 바겐세일 
만파식적 
거지같은 임진강 나루터야 
서포가 유배지라고요? 
청소하는 남자, 빨래하는 여자 
사마귀 가족 
동부 촌놈 서부로 가다 
지리산은 어느 날 내게 
그로데스크한 어느 날 
아메리칸 꽃 거지 

제4부 거지보다 불쌍한 사람들
거지보다 불쌍한 사람들 
날비린내 
나 거지 아닌데요 
삼천포 아지매 
정오의 아이스커피 
지중해에 가고 싶다고요? 
달빛 소나타 
놀고 자빠진 시인들 
거지들의 문학병 
그만 좀 합시다 이제 
깍둑썰기 
내 여자 친구 미스 박 
눈썹이 자란다 
어시장의 오후 
검은 비닐봉지와 담배 네 갑 
광화문 전봉준 여의도 강봉준 
맥다(麥茶) 보리차물 

● 시 해설·발문 
● 후기
 

[2019.09.20 발행. 152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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