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정동진으로 갑니다만 이미 마음속에는 많은 일출이 있습니다.
일출의 속도는 변덕을 부리지 않아도 맑음과 흐림에 따라 경탄할 수도, 싱거울 수도 있어서 그곳에 온 의미를 깨달을 수도, 무의미를 깨 달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외로움으로 단단해진 철길을,
바라볼 곳을 정해주는 낭만적 벤치를,
여전한 소나무를,
작아서 마음이 아득해지는 간이역을,
등지고, 의미 둔 날의 해를 바라보는 현장에 있는 겁니다.
그것이 정동진에 가는 의미고 글을 쓰는 의미입니다.
작년 19집을 내며 벅찼습니다. 20을 향한 숨찬 기운에 흥분했습니다. 이제 20집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흐뭇한지 아쉬운지는 상상속의 그것과의 싸움일 겁니다. 그러나 경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뜨거운 젊은이고 나무로 치면 아름다운 모습을 갖춘 채 여전히 생장중인 생명체입니다.
젊은이에게 묻고 싶습니다 피가 끓고 있을 때 무엇으로 그것을 밀어내느냐고. 가끔 자신이 느끼는 미숙이 창피한 적이 있느냐고. 젊어서 괴로우냐고.
나무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파리의 핏줄이 뜨거울 때 산소를 발산하느냐고. 그러다 지치면 뒷면과 뒤집어보고 싶은 생각도 하느냐고. 비가 오면 스스로 물을 고이게 하지 못하고 오직 뿌리로만 올려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갖는지. 햇살과 바람과 비에게 때로는 고함도 질러 대는지.
우리는 종이에게 무릎을 끓고 그것이 나무였을 때를 봅니다.
또 21을 위하여, 생장중입니다.
― 권현옥(현대수필문인회 회장), 책머리글 <책을 내며>
- 차 례 -
책을내며_권현옥
축하의 글_윤재천
제1장 그냥 둬
강은소_‘짐노페디’를 듣는 저녁
권현옥_비행기 안에서 본 것
권혜민_머리 땋는 아버지
김갑순_그리움에 물든 달빛
김계옥_여성상위 시대
김길영_누워서 본 세상
김남주_주문진 바다
김동식_질주본능
김동신_엄마의 촛불
김미자_홍단풍
김산옥_제 할 짓
김상미_실험 메타포의 질량
김선인_가파도에서는 색으로 치유한다
김선희_바람이고 싶습니다
김소현_그 남자의 노래
김순택_희망
김은애_그냥 둬
김익회_노송老松 예찬
제2장 허공에 시 한 줄
김정수_가시철망에 갇힌 희망
김준희_색을 먹다
김한석_어떤 모습일까
김현찬_교차로의 신호등
김혜영_바람 불면 달려 나가
김화진_시간의 메아리
남주희_종기
남홍숙_허공에 시 한 줄
노정숙_시간
류정득_눈으로 듣고 귀로 본다
문만재_빈 방
박명순_설 풍경
박성유_나에게 음악은
박소연_30과 2287
박영의_꽃이 꽃인 이유
박하영_벚꽃에 취하다
박행_삶과 죽음
방효필_단비
산억수_나의 미카엘
서강홍_산책 일기
제3장 불펜캐처
서용선_황산
서원방_행복한 날
성민희_잃어버린 투표용지
손제하_독백
손희순_마음으로 보는 오감
송남섭_보고 싶다는 말은
송혜영_굴욕
신대식_가을의 아픔
오정순_기억의 리모델링
오차숙_똥밭에 구를 바엔 저승이 좋아
우명식_선물과 뇌물 사이
유경식_종이 한 장 사이
유정림_발자국
윤명희_고모제堤
윤민섭_놓쳐버린 길
윤성근_불펜캐처
윤영자_책임감의 무책임
윤지원_붉은 달이 기우는 저녁
이갑세_용현계곡龍賢溪谷을 찾아서
이규직_별을 잊은 사람들
제4장 꽃인가 벌레인가
이방주_꽃인가벌레인가
이상국_인생
이영숙_나무무덤
이영자_창작음악 예술
이장춘_그늘
이종훈_부끄러운 역사
이혜숙_쉰한 살
임미리_거리의 화가
임운경_그대, 파블로 카잘스 당신의 예술과 생애⑵
임이송_그녀는 지하철녀
임지윤_공양간에서 길을 묻다
장기오_나는 가짜다
장영숙_고향 집이 늙어간다
장윤실_바람이 부른다
전영순_모주
정두효_해후
정영숙_과유불급
정영휘_사랑에 미친 사람들
정원기_도꾸
정인호_국자를 씻으며
정일주_Nude 화畵
정일환_왜 하필 내 아들입니까
제5장 허브개미
정혜승_마음 리셋하기
정화신_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조계환_잊어버린 수화
조영숙_추억은…
조용자_수첩을 정리하며
조재은_여백을 품다
조후미_휴休
차영헌_어머니의 초상
최정안(최민자)_즐거운 여행
최보인_내겐 색다른 의미의 색色
최옥연_가마솥
최옥영_거짓말과 우산
최이안_허브개미
최재남_분향소에서
최현숙_점순이
추선희_적막을 벌다
한경화_나비 근육에 끌리는 이유
한기정_아, 살아 있구나
한정삼_개미와 베짱이
함기순_탁구를 통하여 건강한 삶을
20
청색시대 20집 / 현대수필문인회 / 문학관books 刊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정동진으로 갑니다만 이미 마음속에는 많은 일출이 있습니다.

일출의 속도는 변덕을 부리지 않아도 맑음과 흐림에 따라 경탄할 수도, 싱거울 수도 있어서 그곳에 온 의미를 깨달을 수도, 무의미를 깨 달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외로움으로 단단해진 철길을,
바라볼 곳을 정해주는 낭만적 벤치를,
여전한 소나무를,
작아서 마음이 아득해지는 간이역을,
등지고, 의미 둔 날의 해를 바라보는 현장에 있는 겁니다.
그것이 정동진에 가는 의미고 글을 쓰는 의미입니다.
작년 19집을 내며 벅찼습니다. 20을 향한 숨찬 기운에 흥분했습니다. 이제 20집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흐뭇한지 아쉬운지는 상상속의 그것과의 싸움일 겁니다. 그러나 경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뜨거운 젊은이고 나무로 치면 아름다운 모습을 갖춘 채 여전히 생장중인 생명체입니다.
젊은이에게 묻고 싶습니다 피가 끓고 있을 때 무엇으로 그것을 밀어내느냐고. 가끔 자신이 느끼는 미숙이 창피한 적이 있느냐고. 젊어서 괴로우냐고.
나무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파리의 핏줄이 뜨거울 때 산소를 발산하느냐고. 그러다 지치면 뒷면과 뒤집어보고 싶은 생각도 하느냐고. 비가 오면 스스로 물을 고이게 하지 못하고 오직 뿌리로만 올려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갖는지. 햇살과 바람과 비에게 때로는 고함도 질러 대는지.
우리는 종이에게 무릎을 끓고 그것이 나무였을 때를 봅니다.
또 21을 위하여, 생장중입니다.
― 권현옥(현대수필문인회 회장), 책머리글 <책을 내며>
- 차 례 -
책을내며_권현옥
축하의 글_윤재천
제1장 그냥 둬
강은소_‘짐노페디’를 듣는 저녁
권현옥_비행기 안에서 본 것
권혜민_머리 땋는 아버지
김갑순_그리움에 물든 달빛
김계옥_여성상위 시대
김길영_누워서 본 세상
김남주_주문진 바다
김동식_질주본능
김동신_엄마의 촛불
김미자_홍단풍
김산옥_제 할 짓
김상미_실험 메타포의 질량
김선인_가파도에서는 색으로 치유한다
김선희_바람이고 싶습니다
김소현_그 남자의 노래
김순택_희망
김은애_그냥 둬
김익회_노송老松 예찬
제2장 허공에 시 한 줄
김정수_가시철망에 갇힌 희망
김준희_색을 먹다
김한석_어떤 모습일까
김현찬_교차로의 신호등
김혜영_바람 불면 달려 나가
김화진_시간의 메아리
남주희_종기
남홍숙_허공에 시 한 줄
노정숙_시간
류정득_눈으로 듣고 귀로 본다
문만재_빈 방
박명순_설 풍경
박성유_나에게 음악은
박소연_30과 2287
박영의_꽃이 꽃인 이유
박하영_벚꽃에 취하다
박행_삶과 죽음
방효필_단비
산억수_나의 미카엘
서강홍_산책 일기
제3장 불펜캐처
서용선_황산
서원방_행복한 날
성민희_잃어버린 투표용지
손제하_독백
손희순_마음으로 보는 오감
송남섭_보고 싶다는 말은
송혜영_굴욕
신대식_가을의 아픔
오정순_기억의 리모델링
오차숙_똥밭에 구를 바엔 저승이 좋아
우명식_선물과 뇌물 사이
유경식_종이 한 장 사이
유정림_발자국
윤명희_고모제堤
윤민섭_놓쳐버린 길
윤성근_불펜캐처
윤영자_책임감의 무책임
윤지원_붉은 달이 기우는 저녁
이갑세_용현계곡龍賢溪谷을 찾아서
이규직_별을 잊은 사람들
제4장 꽃인가 벌레인가
이방주_꽃인가벌레인가
이상국_인생
이영숙_나무무덤
이영자_창작음악 예술
이장춘_그늘
이종훈_부끄러운 역사
이혜숙_쉰한 살
임미리_거리의 화가
임운경_그대, 파블로 카잘스 당신의 예술과 생애⑵
임이송_그녀는 지하철녀
임지윤_공양간에서 길을 묻다
장기오_나는 가짜다
장영숙_고향 집이 늙어간다
장윤실_바람이 부른다
전영순_모주
정두효_해후
정영숙_과유불급
정영휘_사랑에 미친 사람들
정원기_도꾸
정인호_국자를 씻으며
정일주_Nude 화畵
정일환_왜 하필 내 아들입니까
제5장 허브개미
정혜승_마음 리셋하기
정화신_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조계환_잊어버린 수화
조영숙_추억은…
조용자_수첩을 정리하며
조재은_여백을 품다
조후미_휴休
차영헌_어머니의 초상
최정안(최민자)_즐거운 여행
최보인_내겐 색다른 의미의 색色
최옥연_가마솥
최옥영_거짓말과 우산
최이안_허브개미
최재남_분향소에서
최현숙_점순이
추선희_적막을 벌다
한경화_나비 근육에 끌리는 이유
한기정_아, 살아 있구나
한정삼_개미와 베짱이
함기순_탁구를 통하여 건강한 삶을
[2014.07.05 발행. 360쪽. 정가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