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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시행 전 협의 통해 출판계 혼란 막아야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21-07-02 23:08:19 · 공유일 : 2021-07-03 08:01:47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추진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오는 9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출판계 최대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이와 유사한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시작해 출판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윤철호 출협 회장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출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이달 1일부터 시범 시행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시범 시행을 시작으로 오는 8월부터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 참여 출판사를 늘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은 책 판매량을 저자와 공유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으로 교보문고, YES 24, 알라딘, 영풍문고 등에 흩어져 있는 판매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서점들의 단행본 매출은 출판계 70%를 차지한다.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은 ▲출판사 판매정보 관리 ▲출판사별 저자 정보 관리 ▲출판사 저자 계정 발급 ▲저자별 일괄 정보 발송 ▲이메일을 통한 정보 발송 서비스 ▲저자 본인의 책 판매정보 조회 ▲출판사별 정보 수신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이 문체부가 추진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문체부가 도서 유통의 불투명성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도서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2018년부터 60억 원을 들여 구축돼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놓고 문체부와 출판계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출판계는 "민간이 운영 주체가 돼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문체부는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에 문체부 산하 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맡아야 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출협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대해 이를 강요하고 그에 순종하지 않는 출판인들에게 사업적인 불이익을 주려는 행위는 용납하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만을 내세워 비슷한 시스템을 두 달 간격을 두고 시행하자 되레 출판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교보문고, YES 24, 알라딘, 영풍문고 등은 출협과 문체부 모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해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이에 대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소비자들은 네이버에도 들어가고 구글에도 들어간다. 우리도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출협은 지난 2월 문체부가 확정해 고시한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10종 개정안과 유사한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윤 회장은 문체부와의 협의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 회장은 "저자와의 신뢰를 회복을 어떻게 빠르게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라며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잘 된다면 굳이 우리가 이 시스템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나중에 통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오는 9월 문체부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가동에 들어간다. 출판계 유통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이 시스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문체부는 강제적인 도입이 아닌 출판계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협의점을 찾는 게 먼저 아닐까.

문체부가 독단적인 시스템 시행이 아닌 남은 두 달 동안 출판계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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