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수년간 감춰졌던 한신공영(회장 최용선)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5년간 공시됐던 실적이 허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14년 시공능력평가순위 24위의 중견 업체인 한신공영은 지난해부터 지방 위주로 5000가구 이상을 공급했다. 특히 대구·경북 김천 등 경북권에선 100% 계약을 완료하며 건설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한신공영이 실제 실적을 감추다가 일시에 공개한 `올빼미 공시`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것도 모자라 실적 은폐 이면에 분식회계와 경영권 승계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신공영의 신뢰도는 추락하는 모양새다.
"5년이나 몰랐다? 말도 안 돼"… 분식회계 의혹 `일파만파`
한신공영이 지난 5년간 기록한 흑자가 사실은 적자인 것으로 드러난 회계 오류로 충격을 낳고 있다. 한신공영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 오류가 단순 실수가 아닌 적나라한 치부를 숨기기 위한 고의적 행위라는 의혹마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공시가 나온 시간이 정규 장이 끝난 지 3시간이 훨씬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 실수라 하기에는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게 주주 등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하 DART) 등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 8월 29일 2009~2013년 5년치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이 보고서들은 공개되자마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신공영이 5년간 기록했던 흑자가 실은 문서상으로만 나타난 `신기루`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2013년 당기순이익 151억5400만원은 5억5600만원 당기순손실로 바뀌었다(오차 157억1000만원). ▲2012년 당기순이익 132억1600만원도 27억21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오차 104억9500만원). 그 이전 3개 회계연도도 적자였던 게 흑자로 둔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도 당기순이익 109억3100만원은 10억69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120억원)로 ▲2010년 당기순이익 56억8400만원은 189억34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246억1800만원)로 ▲2009년 당기순이익 175억4600만원은 58억4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233억5000만원)로 각각 바뀌었다. 한신공영이 지난 5년간 거둔 것으로 공시했던 625억3100만원의 흑자가 실은 236억4200만원의 적자였던 셈이다. 오차가 무려 861억7300만원.
이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의문투성이라는 점에서 한신공영의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고의적 행위에 가깝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 오류 같은 중요 공시가 올라온 시점이 오후 6시 23분으로, 이는 정규 장이 끝난 지 3시간이 훨씬 지난 시점이다. 한신공영은 약 10분간 정정된 사업보고서를 쏟아 내며 중요한 정보를 흘렸다. 공시가 나간 후 연이어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나흘 연속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것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정보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신공영 측은 "단순한 회계 처리 오류를 정정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5년간 속여 놓고 `나 몰라라`…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시장은 한신공영의 올빼미 공시에 한 번 놀라고, 그 내용에 두 번 놀랐다. 이를 접한 펀드매니저들은 한신공영의 이번 회계 오류 정정 사건이 다른 기업의 `어닝쇼크(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보다 더 질이 나쁘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이 회계 부정으로 문을 닫았던 만큼 회계 부정은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중대 사안이다. 수주 산업인 건설업은 수주 시점부터 분기마다 수익을 반영하되 시간이 흐르면서 비용이 증가해 어닝쇼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한 번에 쏟아 내는 경우는 드물다는 지적이 높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 특정 분기에 발생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신공영 사례처럼 장기간에 걸친 손실 반영이 단박에 이뤄진 사건은 이미 회사 측에서 이 사실을 미리 알고도 오랜 기간 숨겨 왔다고 봐야 한다는 게 유관 업계 중론이다.
한신공영에 투자했던 한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까 회계 처리를 다소 느슨하게 반영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회사 사정이 좀 개선되면서 단박에 터트린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주주들을 완전히 기만한 행위다"고 말했다.
한신공영 측은 `분식회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신공영의 신뢰도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한신공영의 기재 정정 건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면서 "수년간의 실적을 하루아침에 갈아엎으면서 공시를 믿고 투자에 나섰던 수많은 투자자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주주들 역시 날벼락 공시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투자자는 "다른 것도 아니고,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는데 이런 걸 어떻게 단순히 회계 처리 문제라고 얘기하느냐"며 "장이 끝난 후에 공시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길 기다린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회계 오류를 저지른 한신공영에 대해 금감원은 회사 측에서 자발적인 정정 공시를 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무조건 감리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감리 여부부터 결정하고 제재는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감원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의 `줄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 측 감리를 통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면 한신공영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거짓 공시로 투자자들을 속인 게 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과 짜고 치부 가리기?
회장 아들 회사가 시행하면 단순 도급?… 유관 업계 "실질적 사업 주체는 한신공영"
시장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한신공영의 태도는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한신공영이 회계법인과 짜고 5년간 치부를 감춰 왔고, 그 이면에 최용선 회장의 아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시행사가 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한신공영의 감사를 맡았던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이하 EY한영). 하지만 올 초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유통 물량 부족을 이유로 한신공영의 우선주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면서 한신공영의 새 감사로 삼일회계법인(이하 삼일)이 지목됐다.
한신공영의 지난 5년치 흑자가 적자로 바뀐 원인은 한신공영이 2008년 사업권을 매입한 안산유통업무시설의 분양 실패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EY한영은 이 시설의 시행사가 `위트러스트에셋`이라는 이유로 이 사업을 한신공영의 단순 도급사업으로 분류했다.
반면 삼일은 한신공영이 사업시행권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수익과 위험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이 시설을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이라고 판단, 그 손실을 한신공영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 관련 업계 역시 사업시행권 인도 계약상에 도급사가 사업에 따른 보상과 위험 모두 부담한다면 한신공영을 실질적 사업 주체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신공영과 위트러스트에셋의 각별한 관계에 비춰 볼 때 안산유통업무시설의 도급 공사는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DART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2013년 말 기준 위트러스트에셋에 대해 780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한신공영의 2013년도 사업보고서 또한 "보고서 제출일(2014년 8월 29일) 현재 최대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대주주로 있는 위트러스트에셋이 시행하는 안산유통업무시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최대 주주`는 코암시앤시개발로, 2013년 12월 31일 기준 42.93%의 한신공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코암시앤시개발의 최대 주주는 최용선 회장의 차남인 최완규(지분 22% 보유) 대표이사다. 코암시앤시개발의 역대 대표이사는 2001년 최용선 회장, 2004년 최문규 대표(최용선 회장의 장남), 2013년 최완규 대표 등 최씨 부자가 번갈아 맡고 있다. 최완규 대표는 위트러스트에셋의 대표이자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한신공영의 최대 주주는 코암시앤시개발이고, 이 코암시앤시개발의 최대 주주는 위트러스트에셋의 대표인 최완규 대표다. 따라서 한신공영의 실질적인 주인인 최완규 대표가 대표로 있는 시행사가 맡은 사업은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게 현재 시장을 떠도는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하나다.
업계 한편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업-감사 간 유착 관계와 이에 따른 부실 감사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안산유통업무시설에 대한 사업권 매매계약서가 있는데도 EY한영이 사업장 명의를 한신공영으로 변경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봐주기 감사`를 진행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기업이 일단 관계를 맺으면 회계법인을 오랫동안 바꾸지 않는 관행도 부실 감사를 초래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 의견이다.
똑 닮은 `거짓말` 논란… 과연 우연일까?
허위 공시는 부실시공 은폐ㆍ허위 보고의 연장선?
이번 논란의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계 오류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2일 전인 지난 8월 27일, 한신공영은 인천 `월미은하레일` 부실시공과 관련해 감리자와 짜고 설계 도면대로 시공했다고 허위 준공 보고를 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속 됐다.
인천지방검찰청이 이날 발표한 `월미은하레일 부실 시공·감리 사건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공기 단축을 위해 현장에 부적합한 기초공법을 채택한 후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책임감리단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월미은하레일`은 2008년 착공 이후 850억원이 넘게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통이 요원한 상태다.
이 같은 부실시공 은폐 사건은 회계 오류 은폐와 같은 맥락으로 읽혀지면서 두고두고 한신공영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수차례 한신공영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수년간 감춰졌던 한신공영(회장 최용선)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5년간 공시됐던 실적이 허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14년 시공능력평가순위 24위의 중견 업체인 한신공영은 지난해부터 지방 위주로 5000가구 이상을 공급했다. 특히 대구·경북 김천 등 경북권에선 100% 계약을 완료하며 건설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한신공영이 실제 실적을 감추다가 일시에 공개한 `올빼미 공시`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것도 모자라 실적 은폐 이면에 분식회계와 경영권 승계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신공영의 신뢰도는 추락하는 모양새다.
"5년이나 몰랐다? 말도 안 돼"… 분식회계 의혹 `일파만파`
한신공영이 지난 5년간 기록한 흑자가 사실은 적자인 것으로 드러난 회계 오류로 충격을 낳고 있다. 한신공영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 오류가 단순 실수가 아닌 적나라한 치부를 숨기기 위한 고의적 행위라는 의혹마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공시가 나온 시간이 정규 장이 끝난 지 3시간이 훨씬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 실수라 하기에는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게 주주 등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하 DART) 등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 8월 29일 2009~2013년 5년치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이 보고서들은 공개되자마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신공영이 5년간 기록했던 흑자가 실은 문서상으로만 나타난 `신기루`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2013년 당기순이익 151억5400만원은 5억5600만원 당기순손실로 바뀌었다(오차 157억1000만원). ▲2012년 당기순이익 132억1600만원도 27억21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오차 104억9500만원). 그 이전 3개 회계연도도 적자였던 게 흑자로 둔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도 당기순이익 109억3100만원은 10억69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120억원)로 ▲2010년 당기순이익 56억8400만원은 189억34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246억1800만원)로 ▲2009년 당기순이익 175억4600만원은 58억400만원 당기순손실(오차 233억5000만원)로 각각 바뀌었다. 한신공영이 지난 5년간 거둔 것으로 공시했던 625억3100만원의 흑자가 실은 236억4200만원의 적자였던 셈이다. 오차가 무려 861억7300만원.
이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의문투성이라는 점에서 한신공영의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고의적 행위에 가깝다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 오류 같은 중요 공시가 올라온 시점이 오후 6시 23분으로, 이는 정규 장이 끝난 지 3시간이 훨씬 지난 시점이다. 한신공영은 약 10분간 정정된 사업보고서를 쏟아 내며 중요한 정보를 흘렸다. 공시가 나간 후 연이어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나흘 연속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것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정보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신공영 측은 "단순한 회계 처리 오류를 정정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5년간 속여 놓고 `나 몰라라`…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시장은 한신공영의 올빼미 공시에 한 번 놀라고, 그 내용에 두 번 놀랐다. 이를 접한 펀드매니저들은 한신공영의 이번 회계 오류 정정 사건이 다른 기업의 `어닝쇼크(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보다 더 질이 나쁘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이 회계 부정으로 문을 닫았던 만큼 회계 부정은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중대 사안이다. 수주 산업인 건설업은 수주 시점부터 분기마다 수익을 반영하되 시간이 흐르면서 비용이 증가해 어닝쇼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한 번에 쏟아 내는 경우는 드물다는 지적이 높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 특정 분기에 발생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신공영 사례처럼 장기간에 걸친 손실 반영이 단박에 이뤄진 사건은 이미 회사 측에서 이 사실을 미리 알고도 오랜 기간 숨겨 왔다고 봐야 한다는 게 유관 업계 중론이다.
한신공영에 투자했던 한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까 회계 처리를 다소 느슨하게 반영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회사 사정이 좀 개선되면서 단박에 터트린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주주들을 완전히 기만한 행위다"고 말했다.
한신공영 측은 `분식회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신공영의 신뢰도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한신공영의 기재 정정 건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면서 "수년간의 실적을 하루아침에 갈아엎으면서 공시를 믿고 투자에 나섰던 수많은 투자자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주주들 역시 날벼락 공시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투자자는 "다른 것도 아니고,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는데 이런 걸 어떻게 단순히 회계 처리 문제라고 얘기하느냐"며 "장이 끝난 후에 공시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길 기다린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회계 오류를 저지른 한신공영에 대해 금감원은 회사 측에서 자발적인 정정 공시를 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무조건 감리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감리 여부부터 결정하고 제재는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감원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의 `줄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 측 감리를 통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면 한신공영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거짓 공시로 투자자들을 속인 게 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과 짜고 치부 가리기?
회장 아들 회사가 시행하면 단순 도급?… 유관 업계 "실질적 사업 주체는 한신공영"
시장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한신공영의 태도는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한신공영이 회계법인과 짜고 5년간 치부를 감춰 왔고, 그 이면에 최용선 회장의 아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시행사가 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한신공영의 감사를 맡았던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이하 EY한영). 하지만 올 초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유통 물량 부족을 이유로 한신공영의 우선주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면서 한신공영의 새 감사로 삼일회계법인(이하 삼일)이 지목됐다.
한신공영의 지난 5년치 흑자가 적자로 바뀐 원인은 한신공영이 2008년 사업권을 매입한 안산유통업무시설의 분양 실패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EY한영은 이 시설의 시행사가 `위트러스트에셋`이라는 이유로 이 사업을 한신공영의 단순 도급사업으로 분류했다.
반면 삼일은 한신공영이 사업시행권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수익과 위험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이 시설을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이라고 판단, 그 손실을 한신공영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 관련 업계 역시 사업시행권 인도 계약상에 도급사가 사업에 따른 보상과 위험 모두 부담한다면 한신공영을 실질적 사업 주체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신공영과 위트러스트에셋의 각별한 관계에 비춰 볼 때 안산유통업무시설의 도급 공사는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DART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2013년 말 기준 위트러스트에셋에 대해 780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한신공영의 2013년도 사업보고서 또한 "보고서 제출일(2014년 8월 29일) 현재 최대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대주주로 있는 위트러스트에셋이 시행하는 안산유통업무시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최대 주주`는 코암시앤시개발로, 2013년 12월 31일 기준 42.93%의 한신공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코암시앤시개발의 최대 주주는 최용선 회장의 차남인 최완규(지분 22% 보유) 대표이사다. 코암시앤시개발의 역대 대표이사는 2001년 최용선 회장, 2004년 최문규 대표(최용선 회장의 장남), 2013년 최완규 대표 등 최씨 부자가 번갈아 맡고 있다. 최완규 대표는 위트러스트에셋의 대표이자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한신공영의 최대 주주는 코암시앤시개발이고, 이 코암시앤시개발의 최대 주주는 위트러스트에셋의 대표인 최완규 대표다. 따라서 한신공영의 실질적인 주인인 최완규 대표가 대표로 있는 시행사가 맡은 사업은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게 현재 시장을 떠도는 이번 사건의 핵심 중 하나다.
업계 한편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업-감사 간 유착 관계와 이에 따른 부실 감사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안산유통업무시설에 대한 사업권 매매계약서가 있는데도 EY한영이 사업장 명의를 한신공영으로 변경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봐주기 감사`를 진행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기업이 일단 관계를 맺으면 회계법인을 오랫동안 바꾸지 않는 관행도 부실 감사를 초래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 의견이다.
똑 닮은 `거짓말` 논란… 과연 우연일까?
허위 공시는 부실시공 은폐ㆍ허위 보고의 연장선?
이번 논란의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계 오류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2일 전인 지난 8월 27일, 한신공영은 인천 `월미은하레일` 부실시공과 관련해 감리자와 짜고 설계 도면대로 시공했다고 허위 준공 보고를 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속 됐다.
인천지방검찰청이 이날 발표한 `월미은하레일 부실 시공·감리 사건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공기 단축을 위해 현장에 부적합한 기초공법을 채택한 후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책임감리단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월미은하레일`은 2008년 착공 이후 850억원이 넘게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통이 요원한 상태다.
이 같은 부실시공 은폐 사건은 회계 오류 은폐와 같은 맥락으로 읽혀지면서 두고두고 한신공영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수차례 한신공영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