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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정부, 에탄올 화로 안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22-05-06 23:53:26 · 공유일 : 2022-05-07 08:01:47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홈 캠핑 테마의 실내 인테리어 소품 인기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실내에서 불꽃을 바라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휴식을 누리는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실제로 `불을 보며 멍 때린다`라는 뜻의 `불멍`이 신조어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불멍` 인기가 급증하며 실내에서 무분별하게 에탄올 화로를 사용하는 사례마저 덩달아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즉,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장식용 화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 대책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소비자원, 소방청은 에탄올 화로 관련 화재 사고가 최근 2년 3개월간 13건이나 발생하자 소비자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로 인해 15명이 다치고 5000만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에탄올 화로 관련 화재 사고가 급증하자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에탄올 화로 7종과 관련 제품을 전면 조사했다. 조사 내용은 규격 및 표시 사항, 제품 안전성 테스트 여부 등이다.

문제는 에탄올 화로 관련 국내 안전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호주의 제품 규격 기준인 무게 8kg 이상, 바닥 접촉 면적 900cm 이상을 준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제품 7종 모두 기준 미달로 확인됐다.

캐나다, 유럽, 호주 등은 에탄올 화로 제품을 표준 및 안전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안전 기준이 없어 관련 화재 사고에 대한 예방, 처벌 등에 한계가 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제품 유형별 주요 모델 3종의 제품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최고 온도가 293℃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불꽃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부의 평균 온도는 175.5℃에 달해 화상 위험도가 컸다.

아울러 제품 사용 중 충격 등으로 넘어질 경우를 가정한 전도 재현 시험 결과에도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액체인 에탄올 연료가 누출돼 해당 경로를 따라 불길이 커져 화재 위험성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에탄올 화로는 제품 특성상 밝은 곳에서 사용할 경우 불꽃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용자가 불꽃이 없는 것으로 오인하고 연료를 보충할 수 있다. 이 경우 불꽃이 에탄올을 타고 올라와 폭발하거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대상인 에탄올 화로 7종은 모두 화재 및 화상 관련 주의 사항이 미흡하거나 외국어로만 표시돼 있었다.

이 조사를 진행한 한국소비자원은 관련 부처에 에탄올 화로의 제품 규격(무게, 바닥 접촉 면적 등), 제품 안전성(연료 누유 등), 주의 사항ㆍ표시 사항 등의 안전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그러나 관련 부처는 아직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에탄올 화로 관련 화재 사고 사례는 최근도 계속 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다.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에탄올 화로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건 어떨까. 에탄올 화로의 제품 규격, 안전성 등 구체적인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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