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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폭염에 생존게임으로 바뀐 ‘새만금 잼버리’ 축제, 허울뿐인 허상에 따른 ‘망신’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등록일 : 2023-08-04 18:57:00 · 공유일 : 2023-08-05 20:01:46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2023 새만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개막 사흘째가 지난 가운데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속출함과 동시에 대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운영 미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전북 부안군에서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 속에 알리기 위해 유치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8월 1일~8월 12일)`가 지난 1일 개최됐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란 세계 스카우트 연맹에서 주최하며 만 14세에서 17세까지의 전 세계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만 명의 스카우트가 모이는 대회를 말한다.

세계 각국에서 참가하는 만큼 관심이 집중됐으나 대회 운영의 미숙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축제 초반부터 발목이 잡혔다.

일각에서는 폭염에도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달 3일 조직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어지름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119구급대원은 "갑자기 대다수의 인원이 쓰려져 비상이 걸렸다"라며 "차량 30대를 배치했음에도 환자가 너무 많아서 타지역 구급대를 급하게 추가로 배치했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참가자는 울면서 집에 전화를 걸기도 했고 외부 병원으로 이송된 스카우트 대원도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회 기간 내 치료를 담당하는 잼버리병원도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평균 수백명의 환자들이 잼버린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전날에 치료받은 환자만 1486명으로 파악됐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잼버리병원의 `주먹구구식` 시스템이 지적받고 있다. 지적 요인은 크게 3가지로 ▲치료제 등 물량을 사전에 관리하는 행정인원의 부재 ▲정확한 환자 카운팅 ▲치료환자에 대한 데이터 부재 등이다.

먼저, 현재 잼버리병원에서는 치료제 등 물량을 사전에 관리하는 행정인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보니 수요예측에 실패하고, 치료제가 동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제대로 된 환자 카운팅이다. 현재 잼버리 병원에서 환자 카운팅은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병원 내원 등 방문을 체크하고 있는데, 단순 진료로 오는 것인지 구체적인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는 것이 잼버리병원 내부관계자의 입장이다.

세 번째로는 치료환자에 대한 데이터 부재다. 보통 병원에서는 환자의 진료기록 등을 기록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약물치료방법ㆍ처치상태 파악ㆍ약물과다 또는 중복투약 등을 관리한다.

잼버리병원 내부에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다 보니 그동안 어떤 환자들이 잼버리병원을 방문해 어떤 처치를 받았고 어떤 약물이 투약됐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인정하지 않고 참가자의 '스카우트 정신'만 줄곧 강조하고 있어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밖에도 곰팡이 달걀, 열약한 샤워 시설 및 화장실 근처 편의점의 소위 `K-바가지`를 연상케 하는 터무니없는 물값까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국무총리 주재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 원 지출안을 재가했다. ▲냉장냉동 탑차 공급 ▲의료물자 추가 지원 ▲급식 개선 등의 지원 지시 및 당부하며 향후 문제 해결을 통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상황을 지켜보며 `허울 좋은 허상`이란 말이 떠오른다. 겉보기엔 화려한 공연, 풍부한 스펙트럼, 홍보 등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대회 개최 하루 만에 문제가 연달아 터지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지속적인 폭염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 및 환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든다. 피해가 커지자 뒤늦게 지원 및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신뢰를 상당히 잃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축제일지라도 체계적인 준비에 따른 철저한 준비 없이 열린다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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