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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의혹 공세에 줄행랑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상 초유 청문회 ‘노쇼’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등록일 : 2023-10-06 17:13:19 · 공유일 : 2023-10-06 20:02:00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보기 힘든 상황이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일어났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쏟아지는 의혹 속에 청문회 `파행`으로 자질 문제와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달 5일 국회에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13시간 동안의 긴 시간에도 끝나지 않던 청문회가 김행 후보자의 정회 도중 이탈로 인해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이어진 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재차 실시하기로 했으나 김행 후보자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 관련한 진실 공방이 메인을 차지했다. 김행 후보자의 주된 의혹으로는 ▲주식파킹 ▲여성 혐오성 기사 책임 ▲김건희 여사 지명 배경 등으로 이에 대한 열띤 질의가 쏟아졌다.

주식파킹이랑 `주식을 잠깐 맡긴다`라는 뜻으로 김행 후보자가 2013년 공동창업한 `위키트리`의 운영사인 소셜뉴스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했다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백지신탁을 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한 경위에 대해 질문했고 김 후보자는 "당시 누적 적자가 12억 원이 넘은 상황에서 사줄 사람이 없어서 시누이에게 매각했다"라며 "지금 생각해 보니 회사가 망하든 말든 백지신탁으로 넘겨야 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공직자윤리법과 자본시장법에도 맞지 않는다"라며 "이는 통정매매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고 김 후보자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시누이는 직계존비속이 아니라서 위법사항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행 후보자는 재무제표와 주식 거래 명세 등 주식파킹 의혹 관련한 자료 원본을 이런저런 이유로 제출하지 않으며 야당 의원들의 질타 속에 의혹은 증폭됐다.

또 다른 의혹은 `여성혐오성 기사 책임`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용혜인 의원은 "2018년 수년간 은폐됐던 성폭력이 고발되는 과정에서 언론사가 2차 가해를 저지르는 경우가 빈번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용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성폭력ㆍ성희롱 가던 보도 시 따라야 할 보도 윤리를 발표했다"라며 "한 언론사의 수장이었던 김행 후보자는 이러한 원칙을 지켜가며 운영했느냐"라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용혜인 의원은 위키트리의 지난 기사 제목들은 하나씩 언급하면서 "해당 기사들은 한국기자협회가 지적한 불필요한 성적 상상을 유발하는 전형"이라면서 "기사 제목부터 내용까지 피해자를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 묘사가 가득하다"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위키트리의 성범죄 관련 기사 대부분이 이렇다. 이 보도들 대부분이 김 후보자가 경영에 관여한 이후의 기사들로 언론중재위원회 시정 권고를 받은 기자이지만 여전히 위키트리 홈페이지에 남아있다"라고 짚었다.

`여성 혐오성 기사`로 돈을 벌기 위해 여성 인권과 2차 피해든 개의치 않는다는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해 1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증식시키고 여가부 장관이라는 공직까지 맡는 건 욕심이 과한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김행 후보자는 "부끄럽다. 면책 받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기도 하다"라며 주장했다.

이에 용혜인 의원은 "본인이 그 언론사의 대표이며 언론사의 운영 기본 기조ㆍ방침이라는 게 있다. 여성가족부 부처의 수장이 될 사람이 이런 언론사를 운영한 것이 부끄럽다면 지금 후보자를 사퇴해라"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언론중재위 시정 권고 순위)10위 안에 보면, 메이저 언론사 1~3위가 다 들어가 있다. 그래서 부끄럽다는 것"이라며 묻어가려는 듯한 회피하는 발언으로 대응했다.

이 밖에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민주당 논평에 대해 김행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는 문화에서 굉장히 성공한 전시 기획자이고, 기업인이지 않으냐. 어떤 사람이 했던 역할과 성과는 그 사람이 해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사실 김건희 여사를 몰랐다. 제가 언론과 정당, 정치권에서 거의 40년을 활동했는데, 어떻게 (김건희) 여사가 저를 픽업해서 이 자리에 가져다 놨다고 하느냐"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재차 실시한 가운데 김행 후보자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으며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됐다.

이번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여러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이 그것을 증명할 자료를 대부분 빼먹은 채 인사청문회에 왔다는 게 기가 찰 노릇이다. 누구나 살면서 명과 함이 존재한다. 과거에 부적절한 행동ㆍ언행이 추후에 문제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잘못하지 않고 사는 것은 어렵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중요한 건 그것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태도다. 김행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 중 가장 먼저 나온 말은 "그런 게 아니다"라는 말이다. 명백한 사실을 눈앞에 두고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장관이 됐을 때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의혹 제기한다고 오랜 기간 진행한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장관부터 무조건 아니라고 우기는 장관 후보자까지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가 저리 쉬운 자리였던가. 김행 후보자는 "이게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청문회야말로 `대한민국 정치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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