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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3구역 재개발, 길을 잃다!
前조합 임원 비리에, 이권 노린 업자 개입설에 갈등 심화
repoter : 박재필 기자 ( chemicalline@naver.com ) 등록일 : 2014-10-24 11:45:14 · 공유일 : 2014-10-24 13:04:02


이대로 가면 분담금 폭탄… 업계 "신중한 판단 필요"

[아유경제=박재필 기자] 조합장, 상근이사 4인이 철거 비리로 구속된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제3구역.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집행부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주민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조합장, 상근이사 선출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고 빠른 사업 진행을 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철거 비리를 저지른 임원들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 또한 이틈을 타 업자의 개입설이 퍼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왕십리3구역 재개발, 조합 정상화 놓고 충돌…
업자 개입 정황 포착돼 우려 ↑

"조합원을 선동하는 업자들은 물러가라! 자문해준다고 접근해 조합원들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업자들로 인해 사업 정상화가 어렵다"
"이 글들을 좀 봐주세요! 모든 조합에 횡횡하는 일이라는 것을 재생지원팀장과 주무관이 저에게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검찰을 통해 잡으려 합니다. 전 구청을 쓸어버리고 싶습니다. 정말 글들을 읽어 보면 가관입니다. 조합원도 아닌 정비업자라는 이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우리 구역의 조합원들을 선동하는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법무사였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은 어떻게 법적 처벌이 안 되나요"

이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3구역 대의원회에서 대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호소한 어려움이다.

왕십리3구역은 지난 7일과 16일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대의원 및 이사 보궐 선임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지난 7일 대의원회는 아수라장이 될 뻔했다. `비대위`라 불리는 이곳의 A모임 관계자들이 대의원회 장소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극한 대치가 벌어진 것.

특히 갖은 욕설이 이어졌으며 현장에서는 화재 사고가 벌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돼 경찰이 동원됐다. A모임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벌인 시위는 결국 경찰이 투입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A모임 관계자들은 "조합원이 왜 대의원회에 참석할 수 없냐"면서 회의장에 난입을 시도했으나 결국 자진 해산했다. 이날 대의원회는 성황리에 개최됐으며 조합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어 진행된 지난 16일 대의원회 역시 일부 반대 조합원들이 대의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은 단호했다. 대의원회를 막기 위해 법원에 호소했지만 결국 법원은 현 집행부의 손을 들어주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들까지 함께 고려할 때 현재까지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의원회의 개최 자체를 사전적 예방적으로 금지해야 할 정도로 그 절차상 내용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과 이 사건 대의원회의 개최 자체를 곧바로 금지시켜야 할 급박할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기각했다.

이에 대해 이곳의 한 대의원은 "이런 소송비가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힘을 합쳐 정상화를 시켜도 모자랄 판에 임원해임총회를 하겠다고 일부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업자들이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분담금 폭탄을 맞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의원은 "일부 업자가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사업 설명회에서 법무사 출신 정비업체 대표 K씨에 대한 공식적인 거론이 있었다"며 "인접한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1구역(이하 왕십리1구역)을 비롯해 다수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비대위 측 대변인을 자처하며 이권 개입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씨의 출현에 왕십리3구역 조합 집행부에서도 심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모임 관계자는 "K씨에게 자문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특별히 계약을 한 사실은 없다"며 "현재 구속된 이사를 제외하고 이사, 감사 등의 해임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후 조합장을 총회에서 새롭게 선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의원회는 과반수 찬성으로 ▲대의원회 인준의 건 ▲대의원 보궐 선임 건(7명 입후보) ▲이사 보궐 선임의 건(5명 입후보) ▲구속된 조합장 및 이사 4인 직무 정지의 건 ▲조합 사업비 집행 및 관련 절차의 건 등을 모두 원안 가결시켰으며 상근이사 선임의 건은 상정하지 않고 폐기했다.

적법하게 직무 대행을 선출해 이사를 선임하고 총회에서 조합장을 선출하겠다는 이곳 대의원들. 이와 달리 해임 총회를 통해 새롭게 이사를 선출하고 조합장을 뽑겠다고 나선 소위 비대위로 불리는 A모임 관계자들. 이들의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자의 개입? 이건 아니잖아!

소위 재개발사업에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조합원들을 `비대위`라고 지칭하고 있다. 비대위라고 모두 나쁜 사람이고 불법을 자행한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조합원들 역시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항상 이런 일부 비대위 뒤에서 이들을 조정하는 세력들에 대해 조합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총회 대행, 협력 업체 선정 등 이권 개입을 목적으로 비대위를 선동해 조합 집행부와 대립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업자들의 개입은 결국 사업의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본보는 지난해 이른바 `업자`가 정비사업 현장에서 행하는 악의적인 사업 훼방 실태를 3회(▲2013년 8월 23일자 <인터넷 카페 탓에 정비사업 `피멍` 든다(!)> ▲2013년 10월 1일자 <`업자` 농간에 조합원 피눈물 쏟는다(!)> ▲2013년 11월 12일자 <업자 지나간 자리엔 조합원 피눈물만 남는다(!)> 등 참조)에 걸쳐 보도했다. 올 들어선 도림16구역(서울 영등포구), 왕십리1구역과 관련해 업자의 횡포에 대해 집중 보도한바 있다.

본보가 지난해부터 지적해 왔던 일부 `업자`의 이권 개입 정황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업계 관계자들과 일부 조합에서는 K씨 반대 모임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K씨는 과거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면결의서 위조 등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 이권 개입을 해 본적이 없다"며 "얼마 안 되는 비용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도운 게 이권 개입이냐"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조합원들을 위해 일하고 있을 뿐이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런 K씨가 왕십리3구역 내분의 배후에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비업체 대표 K씨가 한 재개발 현장에서 조합 집행부를 몰아내는 총회 업무를 맡는 대가로 조합원으로부터 금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상황에서 왕십리3구역 역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본보가 입수했던 `용역계약서`와 `확인서` 등에 따르면 K씨는 2013년 3월 왕십리1구역 조합원 박모 씨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K씨가 위탁 받은 업무는 왕십리1구역 조합 임원을 해임하기 위한 총회를 진행했으며 대가로 수천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관리처분 단계에 돌입한 재개발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을 상대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송을 부추기는 등의 행태로 업계에서는 `경계 대상`으로 거론돼 온 대표적인 업자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왕십리3구역 한 조합원은 "조합장, 이사의 철거 비리로 조합원들의 근심이 크다. 특히 일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A모임 사업 설명회 녹취를 살펴보면 K씨가 왕십리3구역 비리 적발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공개적인 발언이 이어졌으며 관리처분, 공사 계약 등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런 유명 업자가 왕십리3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관 변경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현재 관리처분총회, 공사 계약을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고 일부 조합원들이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관을 변경하자고 하는데 서면 또는 인터넷 의결 방법을 하자고 하는 등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K씨가 조합원을 선동해 왕십리3구역에서 결국 용역을 수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 왕십리3구역 비리를 폭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이 모든 것이 K씨에게 자문을 받아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왕십리3구역의 사업 정상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조합원들이 스스로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와 관련해 반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K씨는 왕십리3구역을 비롯해 송파구 거여동 등 최근 뉴타운에서 불거지고 있는 철거 비리를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물론 철거업체 전 직원을 통해 왕십리3구역 조합장, 이사의 비리가 알려졌지만 K씨 역시 비리 사슬을 끊기 위해 노력했다"며 "왕십리3구역 A모임과는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는 과거 심층 취재를 통해 K씨가 ▲옥수13구역 ▲금호16·17·20구역 ▲왕십리1구역(이상 성동구) ▲한남3·5구역(용산구) 등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보도한바 있다. 또한 제보를 토대로 그가 비대위에게 변호사나 법무법인 등을 소개해준 뒤 소송을 사주하거나 임원해임총회 개최를 종용했고, 이 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비대위 쪽에서도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K씨가 카페를 통해 접근해 임원해임총회를 진행했는데 그의 말을 듣지 않자 그가 조합 쪽으로 붙어 총회가 불법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한 취재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합만이 살길… 단합 없으면 분담금 폭탄 맞는다

현재 왕십리3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사 4인 등이 구속된 상태로 2인의 이사만이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합장이 구속된 만큼 이곳 조합원들의 민심은 직무 대행을 뽑아 선관위를 구성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원을 선출하고 빠른 사업 진행을 하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왕십리3구역 대의원들은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은 조합원들의 분담금 증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사업 정상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의 한 대의원은 "지금 일부 조합원들이 저렇게까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조합장과 일부 이사들의 비리가 모든 집행부의 비리라고 하는 것에는 모순이 있다"며 "대의원들도 조합원이고 똑같이 자기 재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위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도대체 법치국가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왕십리3구역은 자칫 잘못하면 분담금 폭탄이 이어질 수 있는 구역이다. 설계 변경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었지만 조합장, 이사 4인의 구속으로 인해 사업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심한 가운데 자칫 집행부 공백 상태가 길어질 경우 수십억~수백억원의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시공자였던 S사업단에서는 대여금을 회수했지만 지연이자 부분 관련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집행부 공백이 길어질 경우 결국 사업비 등은 날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본보기 집 재건립비용, 대지 임대료 등 그 손실은 총 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고 비례율 역시 10%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화합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이곳의 대의원들과 조합원들. 과연 새로운 조합 임원 선출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이끌어 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외부 세력의 개입만큼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여론 속에 조합원들 간의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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