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산수 고개 넘었는데 어쭙잖게시리 詩를 쓴답시고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해가 있어야 길을 갈 터인데 해는 뉘엿뉘엿 어느 새 서산 마루에 걸터앉아 있다.
밝은 대낮엔 뭘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서두르는지…….
사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詩를 좋아했고 또 습작도 많이 했지만, 애써 등단은 하지 않았다.
시인 딱지는 그만큼 문단과 사회에 책임의식과 부담을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詩는 취미이지 직업일 수는 없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부득불 시작詩作 활동에 전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제 늘그막에 할 짓이 뭐가 있겠는가. 좋아하는 詩나 쓰면서 소일할 수밖에…….
내가 비록 시력詩歷은 길지 않으나 살아온 세월은 길다. 긴 세월이 내게 시를 담는 그릇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그 그릇에 내 평생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 그렇겠지만 내 詩도 경험이 모태母胎다. 내 詩는 살면서 그 누군가를 몹시 사랑했고, 불의에 분노했고, 무모한 권력에 저항했고, 거짓을 질타하면서도 때론 외로워서 울었고, 가슴이 답답해서 못 견딜 지경이면 해학으로 세상을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런 내가 긴 세월 여태껏 살아오면서도 세상에 아무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다. 이제 살아 있는 동안 시집 몇 권쯤은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밤늦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시를 쓴다.
돈도 안 생기는 시를 쓴답시고 밤새 전깃불 켜 놓아 전기세만 많이 나온다고 호랑이 같은 마누라의 구박 덩어리 먹고 살지만 늦깎이가 법당에서 새벽 염불하듯, 내가 좋아서 詩를 쓰고 내가 즐기면서 사는 것도 내 멋이 아니겠는가.
― 이학수, 저자의 말(책머리글) <늦깎이의 새벽 염불 소리> 중에서
- 차 례 -
1부 빛과 그림자
빛과 그림자
회준곡回春曲
부처님은 내 마음속에
부처님 오신 날 山寺 풍경
바람은 오사리잡놈
진달래
말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나는 나무 당신은 바람
봄 바다
고향에서 날아온 살구꽃 편지
그루터기
[韦詩] 천안함의 용사 46位의 英靈들이여
세월호 참사의 고혼을 달랜다
봉선화 연정
아! 잔인한 달 4월이여一세월호 침몰 희생자에 대한 韦詩
슬픈 역사는 내려놓으시라ᅳ세월호 참사 이후
풀잎의 눈물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아쉬움만 남겨 두고 가는 오월
도망은 왜 가
기억
세월 잡으러 가세
마음
마음의 날개
정선 산촌 봄 풍경
2부 마음의 온도를 28도에
나 변함없이 당신을 사랑한다오一결혼 56주년 자축시
詩를 다듬는 마음으로
우리 쉬엄쉬엄 쉬었다 가세
샤넬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오
간음
새봄의 전령이 오고 있나 봐요
봄을 보고 왔다
그리운 사람끼리 그리워하며 살자
열 번 찍히면 넘어가야 하는 걸까
개가 짖는 것은 직업이다
밤이 외로워
문구멍
나는 사랑의 무국적자
속리산 가는 길에
마음의 온도를 28도에
삼도봉 바람
강원도 정선 다녀와야지
나누어 주고 가게
한 사람만 사랑하세요
어떤 해후
내가 올해 환갑일세
달구벌의 달빛은 귀여운 도둑이야
혹시 누가 내 소식 묻기라도 하거든
3부 존재하는 나를 위하여
바람을 보라
바람을 잡아야 해
해장국집 욕할매
인연因緣
존재하는 나를 위하여
동토에 잡초는 어디로 갔는가
2014년이여 환하게 오라
동지섣달 산골 풍경
삶에 대한 질문
고독
詩 한 수를 줍기 위해
지팡이 신세
정이 뭐길래
잡초야 가라
나는 당신의 누구인가요
가을은 이별 없이
어머님의 이름으로
질량 불변의 법칙質量不變의 法則
세미원洗美苑에 가면
눈 감으면 보이는 어머님 모습
욕지도 가는 길에
고달픈 침묵
빛과 그림자
이학주 시집 / 한맥문학출판부 刊
내 나이 산수 고개 넘었는데 어쭙잖게시리 詩를 쓴답시고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1부 빛과 그림자
해가 있어야 길을 갈 터인데 해는 뉘엿뉘엿 어느 새 서산 마루에 걸터앉아 있다.
밝은 대낮엔 뭘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서두르는지…….
사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詩를 좋아했고 또 습작도 많이 했지만, 애써 등단은 하지 않았다.
시인 딱지는 그만큼 문단과 사회에 책임의식과 부담을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詩는 취미이지 직업일 수는 없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부득불 시작詩作 활동에 전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제 늘그막에 할 짓이 뭐가 있겠는가. 좋아하는 詩나 쓰면서 소일할 수밖에…….
내가 비록 시력詩歷은 길지 않으나 살아온 세월은 길다. 긴 세월이 내게 시를 담는 그릇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그 그릇에 내 평생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 그렇겠지만 내 詩도 경험이 모태母胎다. 내 詩는 살면서 그 누군가를 몹시 사랑했고, 불의에 분노했고, 무모한 권력에 저항했고, 거짓을 질타하면서도 때론 외로워서 울었고, 가슴이 답답해서 못 견딜 지경이면 해학으로 세상을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런 내가 긴 세월 여태껏 살아오면서도 세상에 아무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다. 이제 살아 있는 동안 시집 몇 권쯤은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밤늦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시를 쓴다.
돈도 안 생기는 시를 쓴답시고 밤새 전깃불 켜 놓아 전기세만 많이 나온다고 호랑이 같은 마누라의 구박 덩어리 먹고 살지만 늦깎이가 법당에서 새벽 염불하듯, 내가 좋아서 詩를 쓰고 내가 즐기면서 사는 것도 내 멋이 아니겠는가.
― 이학수, 저자의 말(책머리글) <늦깎이의 새벽 염불 소리> 중에서
- 차 례 -
빛과 그림자
회준곡回春曲
부처님은 내 마음속에
부처님 오신 날 山寺 풍경
바람은 오사리잡놈
진달래
말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나는 나무 당신은 바람
봄 바다
고향에서 날아온 살구꽃 편지
그루터기
[韦詩] 천안함의 용사 46位의 英靈들이여
세월호 참사의 고혼을 달랜다
봉선화 연정
아! 잔인한 달 4월이여一세월호 침몰 희생자에 대한 韦詩
슬픈 역사는 내려놓으시라ᅳ세월호 참사 이후
풀잎의 눈물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아쉬움만 남겨 두고 가는 오월
도망은 왜 가
기억
세월 잡으러 가세
마음
마음의 날개
정선 산촌 봄 풍경
2부 마음의 온도를 28도에
나 변함없이 당신을 사랑한다오一결혼 56주년 자축시
詩를 다듬는 마음으로
우리 쉬엄쉬엄 쉬었다 가세
샤넬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오
간음
새봄의 전령이 오고 있나 봐요
봄을 보고 왔다
그리운 사람끼리 그리워하며 살자
열 번 찍히면 넘어가야 하는 걸까
개가 짖는 것은 직업이다
밤이 외로워
문구멍
나는 사랑의 무국적자
속리산 가는 길에
마음의 온도를 28도에
삼도봉 바람
강원도 정선 다녀와야지
나누어 주고 가게
한 사람만 사랑하세요
어떤 해후
내가 올해 환갑일세
달구벌의 달빛은 귀여운 도둑이야
혹시 누가 내 소식 묻기라도 하거든
3부 존재하는 나를 위하여
바람을 보라
바람을 잡아야 해
해장국집 욕할매
인연因緣
존재하는 나를 위하여
동토에 잡초는 어디로 갔는가
2014년이여 환하게 오라
동지섣달 산골 풍경
삶에 대한 질문
고독
詩 한 수를 줍기 위해
지팡이 신세
정이 뭐길래
잡초야 가라
나는 당신의 누구인가요
가을은 이별 없이
어머님의 이름으로
질량 불변의 법칙質量不變의 法則
세미원洗美苑에 가면
눈 감으면 보이는 어머님 모습
욕지도 가는 길에
고달픈 침묵
評說 | 자연에 순응한 타협과 나르시즘의 시 세계_송귀영
[2014.08.15 초판발행. 159쪽. 정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