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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택시 난동ㆍ경찰 폭행한 前 강북구청장부터 청년 폄훼 논란 시의원까지… 자리가 사람을 드러낸다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등록일 : 2024-01-26 18:00:12 · 공유일 : 2024-01-26 20:02:16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가 아니라 `자리가 사람을 드러낸다`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술에 취해 택시 난동도 모자라 경찰을 폭행한 前 강북구청장부터 청년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보령시의원까지 일부 전ㆍ현직공직자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 2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재판장 정우철)은 업무방해ㆍ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박겸수 전 서울 강북구청장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박 전 강북구청장은 지난해 음주 상태로 택시에서 난동을 부리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구청장은 2023년 1월 12일 오후 11시께 음주 후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비를 지불하지 않았고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내가 전 강북구청장이다"라며 약 20분 가량 택시 안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어 인계된 파출소에서도 제지하던 경찰관 2명을 손으로 여러 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건 다음날 택시 기사와 경찰관을 찾아가 사과하고 택시비도 지불했다고 해명했으나,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2023년 3월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구청장, 시의원 등 주요 공직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지역사회에 모범이 될 만한 준법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마땅하다"라며 "피고인이 스스로 전직 구청장임을 내세워 경찰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요구한 부분은 시대에 맞지 않는 공인 의식이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남 보령시의회 김재관 윤리특별위원회(이하 윤리특위) 위원장은 `청년 폄훼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며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직후인 2022년 8월 19일부터 윤리특위위원장은 맡은 국민의 힘 김재관 초선의원은 지난해 8월 30일 `보령시의회 경제개발위원회`에서 보령시청년커뮤니티센터를 비판하는 과정 속 "밥이나 먹고 술이나 먹고 맨날 지X 염X하지"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최근 속기록이 공개되면서 뒤늦게 논란으로 떠오른 것.

김 의원 발언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성태용 보령시의원은 "김 의원이 경험이 부족한 초선이라고 해도 선을 넘는 언행을 했다"라며 "공직자이자 보령시의회 윤리특위 위원장으로 누구보다 말을 더 챙겼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보령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속 김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면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적지 않아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김재관 의원은 오는 29일 보령시의회에 출석해 신상 발언으로 사과 및 해명을 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된 두 사례만 봐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보다 이제는 `자리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실수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며 그게 공직자라면 더욱 엄격히 적용될 수 있다. 박겸수 전 서울 강북구청장처럼 공직자가 `권한`과 `권력`을 구분하지 못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순간 `강제력을 지난 권력자`가 되는 건 한순간이라는 건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말이다. 곧 총선이 앞둔 시점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사례로 보이는 만큼 뽑히기 전에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 아니라 뽑힌 이후에도 적절한 언행ㆍ행동을 보여주는 공직자가 나오길 오늘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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