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뉴스

생활/문화 > 책
기사원문 바로가기
나의 치펜데일 의자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4-04-24 02:47:30 · 공유일 : 2014-05-03 00:34:15


나의 치펜데일 의자 
조계환 수필집 / 이지출판 刊

  정원이는 오늘 유치원에 들어간 큰손녀다. 동생과 다투면 웬만해서는 먼저 사과하지 않는 녀석이 글을 쓰고, 하트 모양으로 색종이를 앙증맞게 오려 반성문을 꾸몄다. 틀린 맞춤법이 더 예뻤다.
  “정민아, 언니가 잘못했다. 너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업어."
  잠에서 깬 동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언니가 최고야” 했다. 화해의 손짓이라 여긴 언니도 따라 웃었다. 작은 일화다. 여기의 글도 삶 속에 새겨졌던 일화를 반추한 자전수필이다. 흉금을 털어놓은 넋두리일 수도 있고 반성문이랄 수도 있겠다.
  아들의 독후감과 투병 중에 설계한 작품을 실었다. ‘여명’이란 가볍지 않은 주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의식의 단면을 알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 아들네와 같이 살면서 얻은 행복은 손녀의 재롱을 날마다 보는 것, 부자 간에 대화가 넘친다는 것이다. 거실이 장난감으로 난장판이 되고 서로 실랑이하며 큰 소리로 큰 소리로 싸워도 좋다. 어른들 얼굴에 웃음꽃을 만들어 주니 보배가 따로 없다.
  아내와 며느리가 고맙다. 삼식이인 두 남자의 간병을 한 지 일 년이다. 한 집에서 매일 생활하다 보면 속 끓는 일이 왜 없을까.
  오늘이 결혼 41주년 기념일. 막내 실비아와 이별한 날이기도 해 지금까지는 축하도 추모도 없이 덤덤하게 보냈다. 일부러 기억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두 여인에게 꽃을 선물해야겠다.
  딸네 집과 우리 형제 가족들이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용기를 잃지 않게끔 격려해 주신 모든 은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출발선으로 다시 가겠다. 들메끈을 조여 매고 바람을 가르면서 달릴 것이다.
조계환, '책을 내면서'(책머리글) <꽃을 선물해야겠다> 중에서


       - 차    례 -

책을 내면서 | 꽃을 선물해야겠다

1
나의 치펜데일 의자
탱고, 육체로 쓰는 시 
희나리 외국어
그해의 선택
아아, 얼마나 기분 좋은가
선물
형님의 마지막 독백
잊어버린 수화
둘시네아, 둘시네아
실비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6분간의 스타

2
달콤한 포옹
두 번 울린 친구
태풍 사라의 선물
풋내기 소위와 하숙집 소녀

3
밥 한 끼 해 먹이려고
맹세를 남용하지 마세요
미스 라이
반거치이의 변
50년 만에 찾은 한 권의 책
그립다, 디아모르
다른 문화의 이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참아야 하는 앎
살아 있음이 축복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4
흙 위에 쓴 여름일기
텃밭에 눈을 뜨다 
쓰레기더미를 밭으로 
밭이 파헤쳐지다 
밭을 빼앗기다 
돌밭 
의욕을 꺾어버린 말 한 마디
혹 떼러 갔다가 
밤나무밭 
양지밭 
산속 밭 
현장르포
에필로그-할아버지 닮고 싶은

5
미끼
내려놓은 용기
마이크로세상은 행복할까
이름을 불러 주면
사랑의 힘
신이 탐낸 건축물
불타는 낙산사를 보면서
건축가의 길
인생 두 번째 마당
작은 참나무 

황혼과 여명 | 안셀름 그륀의 『황혼의 미학』을 읽고_조성진
서평 | 생을 압축시킨 철학 - 그 삶을 대단원의 무대로 연출시킨 조계환의 수필세계_윤재천

 

[2014.03.25 초판발행. 266쪽. 정가 12,000원]

무료유료
스크랩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