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면서 밤이 오는 것이나 바람이 지나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사람은 나와 왜 다른가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숨겼다.
따뜻함을 차가움에 잘 섞지 못해 때로는 외로운 노래를 읊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숨겼던 외로움을 자신에게만 말했고 독백으로 웅얼거리기 시작했을 때 타인도 사랑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말미가 오리란 것과 말해진 것들의 말미가 부스러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고인 외로움은 성숙을 도왔다.
성숙도 의심됐을 때 확인하고 싶었다.
확인은 실수를 발견하는 일, 실수를 인정하면서 몰래 용기의 씨앗도 필요했고, 뿌렸다.
싹이 보이지 않아 맨땅에 멍하니 앉아도 보았다.
용기가 나오려 할 때 그것을 부끄러워도 했다.
부끄러움에 바벨의 도서관을 바라보았고 다촛점 안경을 끼고 물끄러미 고개를 뺐다.
책속의 행간에 자신의 얘기를 걸쳐놓았고 걸쳐진 편린을 아꼈다.
그러다 걸쳐놓은 마른 생각들을 모았다.
손으로 만져질 때마다 따각따각 소리가 났다.
소리는 빛을 만나 글자가 되고 글자는 쌀알처럼 겨를 벗고 알몸으로 모였다.
모인 글.
부끄러움이고 사랑이고 용기고 삶일 것이다.
― 권현옥, 책머리글 <부끄러움,사랑, 용기>
- 차 례 -
제1장 말린 것에 대한 찬사
멀리서 본 집어등 불빛처럼 장여사님 파이팅
강 건너 주시오
말린 것에 대한 찬사
당신이 기억한 대로
껍질
포장마차가 있었다
지금이라 다행이다
내 방 안의 독신
비행기 안에서 본 것
하멜에게 건배
동주님, 동주님
해동하기 위함
제2장 속아도 꿈결
- 어원과 함께 읽는 에세이 -
나는 손톱입니다
까불어라 까불어라
즐거운 미스터리
생각하면 마렵다
속아도 꿈결
나그네입니다
속은 얼고 땀은 나고
누구에게나 곰보 자국은 있다
제3장 먹여주는 여자
- 어원과 함께 읽는 에세이 -
맏이
숨쉬기와 숨고르기
예쁜 것이 착한 것?
먹여주는 여자
트집
심부름하는 세상
노래로 놀자
제4장 어중간한 인간
하루를 보내는 방법
안 풀어 보아도 좋다
살살 고
어중간한 인간
취업 준비생과 엄마
아직 오거리는 그대로 있고
수양엄마
창을 두드리며
네 개의 위와 J
사람 맞아
짓누르며 사랑을 한다
지팡이로 본다
제5장 당연한 등을 보며
커졌다 작아지다
당연한 등을 보며
살아나는 것
흔적
그랬을 터인데
기다리면 끓었다
뚜껑
전화를 걸었다
알지만, 모른 이름
나무의 갈비뼈에 앉아
속아도 꿈결
권현옥 수필집 / 문학관books 刊
자라면서 밤이 오는 것이나 바람이 지나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사람은 나와 왜 다른가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숨겼다.
따뜻함을 차가움에 잘 섞지 못해 때로는 외로운 노래를 읊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숨겼던 외로움을 자신에게만 말했고 독백으로 웅얼거리기 시작했을 때 타인도 사랑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말미가 오리란 것과 말해진 것들의 말미가 부스러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고인 외로움은 성숙을 도왔다.
성숙도 의심됐을 때 확인하고 싶었다.
확인은 실수를 발견하는 일, 실수를 인정하면서 몰래 용기의 씨앗도 필요했고, 뿌렸다.
싹이 보이지 않아 맨땅에 멍하니 앉아도 보았다.
용기가 나오려 할 때 그것을 부끄러워도 했다.
부끄러움에 바벨의 도서관을 바라보았고 다촛점 안경을 끼고 물끄러미 고개를 뺐다.
책속의 행간에 자신의 얘기를 걸쳐놓았고 걸쳐진 편린을 아꼈다.
그러다 걸쳐놓은 마른 생각들을 모았다.
손으로 만져질 때마다 따각따각 소리가 났다.
소리는 빛을 만나 글자가 되고 글자는 쌀알처럼 겨를 벗고 알몸으로 모였다.
모인 글.
부끄러움이고 사랑이고 용기고 삶일 것이다.
― 권현옥, 책머리글 <부끄러움,사랑, 용기>
- 차 례 -
제1장 말린 것에 대한 찬사
장여사님 파이팅
멀리서 본 집어등 불빛처럼
강 건너 주시오
말린 것에 대한 찬사
당신이 기억한 대로
껍질
포장마차가 있었다
지금이라 다행이다
내 방 안의 독신
비행기 안에서 본 것
하멜에게 건배
동주님, 동주님
해동하기 위함
제2장 속아도 꿈결
- 어원과 함께 읽는 에세이 -
나는 손톱입니다
까불어라 까불어라
즐거운 미스터리
생각하면 마렵다
속아도 꿈결
나그네입니다
속은 얼고 땀은 나고
누구에게나 곰보 자국은 있다
제3장 먹여주는 여자
- 어원과 함께 읽는 에세이 -
맏이
숨쉬기와 숨고르기
예쁜 것이 착한 것?
먹여주는 여자
트집
심부름하는 세상
노래로 놀자
제4장 어중간한 인간
하루를 보내는 방법
안 풀어 보아도 좋다
살살 고
어중간한 인간
취업 준비생과 엄마
아직 오거리는 그대로 있고
수양엄마
창을 두드리며
네 개의 위와 J
사람 맞아
짓누르며 사랑을 한다
지팡이로 본다
제5장 당연한 등을 보며
커졌다 작아지다
당연한 등을 보며
살아나는 것
흔적
그랬을 터인데
기다리면 끓었다
뚜껑
전화를 걸었다
알지만, 모른 이름
나무의 갈비뼈에 앉아
참고문헌
권현옥의 수필세계
[2014.10.30 초판발행. 224쪽. 정가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