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이달 9일 발표한 `중소기업 고용 동향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중소기업 내 근로자 절반가량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소기업 내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 아유경제 인사이트팀에서는 중소기업 내 고령화 현상에 대한 문제점, 해결 방안 등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심각해진 중소기업 내 고령화 현상
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중소기업(300명 미만) 근로자의 48.6%가 50세 이상이었다. 이는 대기업(300인 이상)의 50대 근로자 비율(26.4%)과 비교해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문제는 중기 근로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38%이던 중소기업의 50대 이상 비율은 10년간 10.6%포인트 상승해 48%대를 기록했는데. 대기업의 증가 폭은 2014년 18%에서 7.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이 고령화되는 이유는?
중소기업 고령화 현상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다.
▲저출산 심화로 인한 생산인구 급감 : 이달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는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총 24만8000명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전 10년간(2013~2023년) 증가 폭(309만5000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31만2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역시 이전 10년간 증가 폭(311만7000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됐다. 일할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심화 : 지난달(2월)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13~34세)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택한 비중은 2023년 기준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선호도는 2021년 4.4%에서 매년 줄고 있다. 벤처기업 선호도 역시 같은 기간 2.4%에서 2%로 감소했다. 선호도가 감소한 이유는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조건, 복지 혜택 부족 등이다. 일례로 2022년 기준 중소기업의 근로자 평균소득은 286만 원으로 대기업 평균소득(591만 원)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 :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해 지역 중소기업은 신규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 기준 수도권 청년인구는 전국 청년인구의 53.9%였다. 청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직원들의 고령화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고령화 현상으로 우려되는 문제점은?
고령 근로자가 많다는 것은 숙련도가 높다는 말과도 연결된다. 장점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지금 당장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작업 효율은 떨어진다. 숙련 직원들이 은퇴하면서 발생하는 공백도 메우기 어렵다. 또 고령 근로자가 늘어나면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할 경우 한국의 임금 상승률은 1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9%)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젊은 근로자들보다는 산업재해 등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신규 채용자가 줄어 인력 운용이 경직되고, 디지털 적응 능력이 부족한 고령 근로자의 특성에 따라 효율적인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진웅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구감소 영향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인력수급 보고서`를 통해 "향후 고용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구 감소가 지속할 경우 중소기업 취업자 수의 감소 폭은 더 확대되고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성장성ㆍ수익성 악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결 방안 내놓는 정부-지차체-기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은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24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는 거래처 폐업, 물가상승 등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위해 `2025년 소상공인ㆍ중소기업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3조7700억 원, 중소기업 정책자금 4조5300억 원 등 정책자금 8조3000억 원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신규 보증 12조2000억 원, 기술보증기금 신규 보증 6조 원 등 보증 18조2000억 원을 합쳐 총 26조5000억 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자체들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전북의 경우 중소기업 4곳에 1억 원씩 지원하고, 충남은 11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 매출채권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의 경우 숙박 분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400여 개 업체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야, 바보야`
그러나 일선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내놓은 정책들이 고령화 현상의 본질적인 문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ㆍ복지 격차`를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임금`과 `복지`였다. 2024년 4월 통계청이 낸 `2022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영리기업 중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 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 원)의 2.1배다. 임금 격차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커졌다. 연령대별 임금 격차를 보면 20대는 대기업이 340만 원으로 중소기업(215만 원)의 1.6배로 나타났으며 30대 1.9배, 40대 2.2배, 50대 2.4배 등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는 근로 조건에서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3년 발표한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95.1%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10~29인 사업체는 50.8%, 5~9인 사업체는 47.8%에 그쳤다. 여성의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등 다른 일ㆍ가정양립제도도 비슷했다. 배우자 출산휴가가 필요한 사람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300인 이상 사업장은 84.1%로 나타났으나 5~9인 사업장은 57.9%에 그쳤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도 300인 이상 사업장은 83.5%, 5~9인 사업장은 54.8%로 각각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 "핵심 과제는 역시 `격차` 줄이기"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의 중소기업 취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회사)으로 성장하는 성공 사례 등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전문가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함께 성장하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적절한 보상과 주거ㆍ복지 시스템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기업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워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물건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연스레 임금수준도 끌어올릴 수 있게 구조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스스로 제품ㆍ기술 개발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별 직무등급 기준을 마련해 임금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성공적인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 정부는 산업별 직무등급을 설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동일 직무에 대한 시장임금이 형성될 수 있도록 임금정보의 사회적 유통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유경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이달 9일 발표한 `중소기업 고용 동향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중소기업 내 근로자 절반가량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소기업 내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 아유경제 인사이트팀에서는 중소기업 내 고령화 현상에 대한 문제점, 해결 방안 등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심각해진 중소기업 내 고령화 현상
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중소기업(300명 미만) 근로자의 48.6%가 50세 이상이었다. 이는 대기업(300인 이상)의 50대 근로자 비율(26.4%)과 비교해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문제는 중기 근로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38%이던 중소기업의 50대 이상 비율은 10년간 10.6%포인트 상승해 48%대를 기록했는데. 대기업의 증가 폭은 2014년 18%에서 7.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이 고령화되는 이유는?
중소기업 고령화 현상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다.
▲저출산 심화로 인한 생산인구 급감 : 이달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는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총 24만8000명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전 10년간(2013~2023년) 증가 폭(309만5000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31만2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역시 이전 10년간 증가 폭(311만7000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됐다. 일할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심화 : 지난달(2월)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13~34세)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택한 비중은 2023년 기준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선호도는 2021년 4.4%에서 매년 줄고 있다. 벤처기업 선호도 역시 같은 기간 2.4%에서 2%로 감소했다. 선호도가 감소한 이유는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조건, 복지 혜택 부족 등이다. 일례로 2022년 기준 중소기업의 근로자 평균소득은 286만 원으로 대기업 평균소득(591만 원)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 :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해 지역 중소기업은 신규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 기준 수도권 청년인구는 전국 청년인구의 53.9%였다. 청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직원들의 고령화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고령화 현상으로 우려되는 문제점은?
고령 근로자가 많다는 것은 숙련도가 높다는 말과도 연결된다. 장점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지금 당장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작업 효율은 떨어진다. 숙련 직원들이 은퇴하면서 발생하는 공백도 메우기 어렵다. 또 고령 근로자가 늘어나면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할 경우 한국의 임금 상승률은 1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9%)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젊은 근로자들보다는 산업재해 등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신규 채용자가 줄어 인력 운용이 경직되고, 디지털 적응 능력이 부족한 고령 근로자의 특성에 따라 효율적인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진웅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구감소 영향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인력수급 보고서`를 통해 "향후 고용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구 감소가 지속할 경우 중소기업 취업자 수의 감소 폭은 더 확대되고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성장성ㆍ수익성 악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결 방안 내놓는 정부-지차체-기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은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24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는 거래처 폐업, 물가상승 등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위해 `2025년 소상공인ㆍ중소기업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3조7700억 원, 중소기업 정책자금 4조5300억 원 등 정책자금 8조3000억 원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신규 보증 12조2000억 원, 기술보증기금 신규 보증 6조 원 등 보증 18조2000억 원을 합쳐 총 26조5000억 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자체들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전북의 경우 중소기업 4곳에 1억 원씩 지원하고, 충남은 11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 매출채권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의 경우 숙박 분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400여 개 업체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야, 바보야`
그러나 일선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내놓은 정책들이 고령화 현상의 본질적인 문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ㆍ복지 격차`를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임금`과 `복지`였다. 2024년 4월 통계청이 낸 `2022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영리기업 중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 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 원)의 2.1배다. 임금 격차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커졌다. 연령대별 임금 격차를 보면 20대는 대기업이 340만 원으로 중소기업(215만 원)의 1.6배로 나타났으며 30대 1.9배, 40대 2.2배, 50대 2.4배 등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는 근로 조건에서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3년 발표한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95.1%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10~29인 사업체는 50.8%, 5~9인 사업체는 47.8%에 그쳤다. 여성의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등 다른 일ㆍ가정양립제도도 비슷했다. 배우자 출산휴가가 필요한 사람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300인 이상 사업장은 84.1%로 나타났으나 5~9인 사업장은 57.9%에 그쳤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도 300인 이상 사업장은 83.5%, 5~9인 사업장은 54.8%로 각각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 "핵심 과제는 역시 `격차` 줄이기"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의 중소기업 취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회사)으로 성장하는 성공 사례 등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전문가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함께 성장하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적절한 보상과 주거ㆍ복지 시스템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기업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워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물건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연스레 임금수준도 끌어올릴 수 있게 구조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스스로 제품ㆍ기술 개발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별 직무등급 기준을 마련해 임금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성공적인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 정부는 산업별 직무등급을 설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동일 직무에 대한 시장임금이 형성될 수 있도록 임금정보의 사회적 유통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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